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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규의 아이러브스포츠
중대기로 선 조상우의 ‘어땠을까’
2021. 01. 29 by 김선규 기자 swsk1209@hanmail.net
조상우는 내년에 어디에 서 있게 될까. /뉴시스
조상우는 내년에 어디에 서 있게 될까.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조상우의 야구인생은 ‘파란만장’하다. 1차 지명 고졸신인으로 프로무대에 진출해 금세 주축선수로 자리를 잡고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는 ‘영광의 시절’도 있었지만, 큰 부상과 성폭행 사건에 휘말려 공백을 빚는 ‘암흑기’도 있었다. 

그런 그가 또 하나의 중대기로를 마주하고 있다. 바로 올림픽과 군 입대다. 지난해 생애 첫 ‘세이브왕’을 차지하며 다시 정점에 오른 조상우의 입장에선 과거의 오점이 더욱 뼈아플 법하다. 

조상우는 키움 히어로즈(당시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한 첫해인 2013년부터 5경기에 출전하며 기대를 높였고, 이듬해에는 48경기에 출전해 6승 2패 11홀드의 활약을 펼치며 팀의 첫 한국시리즈 진출도 함께 했다. 팀 내 위상이 더욱 높아진 2015년엔 불펜투수로서 무려 70경기, 93.1이닝을 소화하며 리그 정상급 투수로 우뚝 섰다.

하지만 이때의 혹사 때문이었는지 조상우는 2016년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팔꿈치 부상이 발생했다. 결국 조상우는 수술대에 올랐고 충분한 휴식 및 회복을 위해 2016년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돌아온 2017년엔 아쉬움을 남겼다. 4월 중순 선발투수로 돌아왔지만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했고, 불펜으로 전환된 뒤에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다 팔꿈치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조상우는 2018년 다시 마무리로 돌아왔다. 그러나 아쉬움을 떨치진 못했다.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무너지는 경기도 잦았다. 그러던 중 사건이 터졌다. 같은 팀 포수 박동원과 함께 성폭행 혐의에 휩싸여 입건된 것이다.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그것도 원정경기 일정 도중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컸다. 

이 사건으로 조상우는 즉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으며, 시즌이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다만, 조상우는 결과적으로 구속을 면했고, 2019년 1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물론 부적절한 일탈로 불미스런 사건에 휩싸였다는 지우기 힘든 오점도 남겼다.

이렇게 정상에서 바닥으로 추락했던 조상우는 2019년 ‘또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는 한동안 겪은 우여곡절이 채찍질이 된 듯 비로소 제 모습을 되찾았다. 2019년엔 48경기에 출전해 2승 4패 8홀드 20세이브를 기록했고, 지난해엔 53경기에 출전해 5승 3패 33세이브로 생애 첫 세이브왕에 올랐다. 2년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데 조상우는 최근 또 중대기로에 섰다. 올 시즌 이후로 병역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된 가운데, 마지막 희망이었던 일본 도쿄올림픽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당초 2020년 개최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은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사태로 1년 연기됐으며, 올해 개최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엔 개최와 취소를 두고 여러 가능성과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조상우가 병역혜택을 노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조상우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면서 병역면제 혜택을 놓쳤다. 대회를 앞두고 터진 성폭행 사건 때문이었다.

만약 도쿄올림픽이 끝내 취소된다면 조상우는 야구로 병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물론 금메달을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는 건 선수로서 무척 아쉬운 일이다.

또한 이는 조상우의 미래를 크게 뒤바꾸는 일이기도 하다. 조상우는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주요 선수 중 하나다. 하지만 병역혜택을 받지 못할 경우 그 가능성은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3년을 정상 소화하지 못했는데 군복무로 추가 공백이 더해지면 메이저리그 진출 자격 획득이 더 늦어지기 때문이다.

그때 그 사건이 없었더라면, 그때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더라면 조상우는 지금 기로에 서지 않았을 것이다. 프로스포츠 선수에게 철저한 자기관리가 왜 중요한지 다시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