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씬넘버#’로 뭉친 (왼쪽부터) 류화영‧심은우‧김보라‧김영아 / MBC
‘러브씬넘버#’로 뭉친 (왼쪽부터) 류화영‧심은우‧김보라‧김영아 / MBC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고 상상해봤을 이야기들을 네 개의 에피소드로 풀어낸다. 다자간의 연애를 뜻하는 ‘폴리아모리’부터 ‘메리지 블루’까지 드라마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소재들은 에피소드에 신선함을 더한다. MBC 옴니버스 드라마 ‘러브씬넘버#’의 이야기다.

2월 1일 ‘러브씬넘버#’(연출 김형민, 극본 홍경실) 제작발표회가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형민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보라‧심은우‧류화영‧김영아가 참석했다. 

MBC가 기획하고 웨이브가 투자한 드라마 ‘러브씬넘버#’은 인생의 변곡점을 겪는 스물셋, 스물아홉, 서른다섯, 마흔둘의 여자가 연애, 사랑, 가치관에 혼란을 겪는 복합적인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 옴니버스형 8부작 드라마다. 김형민 감독의 입봉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옴니버스 드라마는 각 에피소드마다 다른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반면 ‘러브씬넘버#’는 김형민 감독의 주도 아래 모든 에피소드들이 만들어졌다. 김형민 감독은 “네 개의 에피소드를 같은 감독이 풀어내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며 “네 개의 에피소드가 모두 다른 장르인 만큼, 비슷하지 않은 그림을 담아내는 데 가장 염두를 둬 촬영을 진행했다”고 연출 포인트를 밝혔다.

2월 1일 진행된 ‘러브씬넘버#’ 제작발표회 현장 모습이다. (왼쪽부터) 진행을 맡은 박경림을 비롯해 김형민 감독‧김보라‧심은우‧류화영‧김영아가 앉아있다. / MBC
2월 1일 진행된 ‘러브씬넘버#’ 제작발표회 현장 모습이다. (왼쪽부터) 진행을 맡은 박경림을 비롯해 김형민 감독‧김보라‧심은우‧류화영‧김영아가 앉아 있다. / MBC

‘러브씬넘버#’은 웨이브를 통해 전편이 공개되며, MBC를 통해서는 23세 편과 42세 편만 방영된다. 이와 관련해 김형민 감독은 “요즘 시청자들은 보고 싶은 걸 선택해 보는 적극적인 소비자로서의 역할을 원한다”며 “(시청자들이) 짧은 포맷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반영해 주인공 한 명당 2회의 에피소드로 구성했다. 가령 류화영의 팬이라고 한다면 (류화영이 등장하는) 5,6회만 볼 수 있도록 개방성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김 감독은 “성 이야기를 해보자는 관점이 있었다”며 “사회적으로 성에 대해 다소 경직돼 있다고 느꼈다. 성적인 고민들이 인생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큰 부분인데 아무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을 해소시키고 싶었고, 네 가지 에피소드 모두 어느 정도의 수위가 있다. 웨이브 버전과 MBC 버전이 그런 면에서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우들의 연기 변신은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먼저 23세 남두아 역을 맡은 김보라는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장르와 역할이었다는 점이 작품 선택에 있어서 가장 크게 작용했다”며 “특히나 이번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소재라고 생각해서 표현하고 싶었다”고 이미지 변신을 예고했다.

23세 남두아 역을 맡은 김보라 / MBC
23세 남두아 역을 맡은 김보라 / MBC

남두아는 여러 명과 사랑을 나누는 ‘폴리아모리’ 성향을 지닌 심리학과 대학생이다. ‘폴리아모리’가 그간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소재인 만큼 김보라가 어떻게 캐릭터를 분석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쏠렸다.김보라는 “‘폴리아모리’를 표현함에 있어서 특별히 참고한 건 없다. ‘이런 사랑의 형태가 있구나’ 하고 받아들였던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계속해서 “두아가 폴리아모리를 선택한 이유는 가족에게서 지속적으로 불안정함을 느껴왔기 때문이 크다”라며 “믿고 의지해야 할 사람이 사라졌다는 혼란을 겪으면서 한 사람한테서만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여러 사람을 만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JTBC ‘부부의 세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심은우는 29세 이하람 역을 맡았다. 초등학교 교사로 무난하고 무던한 삶을 살아온 인물로, 웨딩드레스를 입는 순간 결혼이 싫어져 식장을 도망쳐 나온 사연을 지녔다. 

심은우는 “이하람 역을 제안받았을 때가 작년이었는데, 실제 29세였다”며 “직업적 특수성으로 인해 내 주위 29세 친구들과 고민 지점이 다른 부분들이 있다. 두루두루 경험해보고 싶어서 이번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번 이하람 역과 관련해 그는 “평범한 인물”이라면서도 “내가 누군지를 깨닫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를 깨달았을 때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하지 않나. 평범한 하람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아 특별한 삶으로 변화되는 걸 원했다”고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을 전했다.

29세 이하람 역을 맡은 심은우(왼쪽)와 35세 윤반야 역을 맡은 류화영 / MBC
29세 이하람 역을 맡은 심은우(왼쪽)와 35세 윤반야 역을 맡은 류화영 / MBC

류화영은 35세 영화감독 윤반야 역을 연기한다. JTBC ‘뷰티 인사이드’ 이후 3년 만의 복귀다. 그는 “어떤 작품을 만나는 건 배우에게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3년 동안 내가 겪은 경험들이 원동력이 된 것 같다. 3년을 그냥 흘려보낸 것은 아니구나 싶었다”고 컴백 소감을 전했다.

또 출연 계기를 묻는 질문에 류화영은 “서른 살을 대본을 통해 예습해보고 싶었다”며 “서른의 인생은 이렇구나 하는 걸 알게 된 것 같다”고 답했다.

김영아는 베스트셀러 작가 전지성 역을 맡아 네 개의 에피소드를 연결하는 인물로 활약한다. 캐릭터의 관전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김영아는 “등장 자체가 관전 포인트”라며 “매번 나타나서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을 흔들어놓는다”고 말해 기대를 자아냈다.

전지성 역을 맡은 김영아 / MBC
전지성 역을 맡은 김영아 / MBC

이 밖에도 42세의 이야기는 박진희가 소화한다. 이날 행사에 개인적 사유로 불참한 박진희를 대신해 김형민 감독은 “청경(박진희 분)과 운범(지승현 분) 부부에게 부모는 큰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하는 것도, 미치는 영향도 다른 부부들에 비해 크다”며 “같이 공방을 운영하면서 가까스로 자리를 잡았으나, 남편의 외도와 아버지의 죽음 등 여러 사건을 겪으며 서로를 의심하게 된다”고 정청경 역이 갖고 있는 서사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형민 감독은 “2019년 ‘러브씬넘버#’을 기획할 당시에 ‘MBC에서도 이런 드라마를 만들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신선한 시도가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해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러브씬넘버#’는 오는 2월 1일 밤 10시 50분 MBC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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