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블패티’(감독 백승환)가 관객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할 수 있을까. /kth, 판씨네마
영화 ‘더블패티’(감독 백승환)가 관객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할 수 있을까. /kth, 판씨네마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재능을 가진 전도유망한 씨름 선수였지만, 동료 선수의 죽음으로 씨름판을 떠나게 된 우람(신승호 분)은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지(배주현 분)를 만나 진정한 노력의 의미와 포기했던 꿈에 대한 의지를 다시 불태운다.

아나운서 지망생 현지는 꿈을 이루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쉽게 길이 보이지 않는다. 특별한 재능도, 미래를 보장해 주는 가족도 없이 불안한 현실을 견뎌내던 그는 우람을 만나 자신감을 되찾고 다시 달릴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영화 ‘더블패티’(감독 백승환)는 씨름 유망주 우람과 앵커 지망생 현지가 고된 하루를 보내고 난 후, 서로에게 힘과 위안이 돼주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 ‘첫잔처럼’ ‘창간호’ ‘큰엄마의 미친봉고’ 등을 연출한 백승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그룹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배주현)과 신예 신승호가 첫 스크린 주연을 소화했다.

각자의 방식으로 꿈을 향해 나아가는 두 청춘의 얼굴을 담아낸 ‘더블패티’. /kth, 판씨네마
각자의 방식으로 꿈을 향해 나아가는 두 청춘의 얼굴을 담아낸 ‘더블패티’. /kth, 판씨네마

영화는 지치고 고된 현실 속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맞서는 두 청춘의 모습을 통해 지금 이 시대를 겪고 있는 청춘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건넨다. 아픔으로 인해 꿈을 회피하는 우람과 ‘혼술’이 삶의 유일한 쉼표가 돼버린 현지가 서로를 만나 치유하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 과정이 공감대를 자극한다. 특히 두 사람이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을 위해 나아가고, 성장하는 모습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는 다양한 음식의 향연이다. 영화에서 음식은 인물 사이의 주요 매개체가 되는데, 영화의 제목이자 우람과 현지의 인연이 시작되는 더블패티 햄버거부터 서로를 알아가게 되는 곱창전골, 허기진 하루를 위로하는 짜장면과 제육덮밥 등 영화 중간중간 군침 도는 ‘먹방’이 펼쳐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이를 통해 점점 가까워지는 우람과 현지의 관계 변화를 보여주며 설렘을 선사한다.

‘먹방’만큼 시선을 사로잡는 건 씨름이다. 샅바 하나 매고 모래판 위에서 힘과 힘이 맞서는 씨름 대전이 꽤 박진감 넘치게 펼쳐진다. 실제 경기 못지않은 화려한 기술부터 파워가 느껴지면서도 묵묵하고 순수한 씨름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 색다른 재미를 안긴다. 그 중심엔 우람을 연기한 신승호가 있다.

‘더블패티’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신승호(왼쪽)과 배주현. /kth, 판씨네마
‘더블패티’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신승호(왼쪽)과 배주현. /kth, 판씨네마

신승호는 촬영 두 달 전부터 실제 씨름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받는 등 남다른 노력으로 씨름 유망주 우람을 우직하게 완성했다. 힘이 느껴지는 피지컬부터 고난도 씨름 기술도 무리 없이 해내며 리얼함이 살아있는 씨름 대전을 탄생시켰다. 여기에 깊은 감정 연기부터 설레는 로맨스까지 폭넓게 담아내며 첫 스크린 주연작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배주현은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현직 아이돌 멤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난한 활약을 보여준다. 특히 안정적인 발성과 톤으로 뉴스 리포팅을 소화한다. 하지만 그 이상의 인상을 남기진 못한다.

‘더블패티’는 특별한 사건 없이 잔잔하게 흐르는 이야기 탓에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영화 후반부에는 다소 오글거리는 설정과 대사에 실소가 터져 나오기도 한다. 연출자 백승환 감독은 “세상을 대하는 세계관이 서로 다른 두 청춘이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맞서는 이야기, 그리고 하나가 아닌 둘일 때 우리는 조금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러닝타임 107분, 오는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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