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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시대‘ 빛과 그늘
[‘배달시대’ 빛과 그늘②] 비싼 배달앱 수수료→음식값 인상?
2021. 02. 18 by 남빛하늘 기자 southskye@sisaweek.com
비싼 배달앱(APP) 수수료로 배달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올려 받거나 음식 양을 줄임으로써 부담을 덜었고, 부담은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 /픽사베이
비싼 배달앱(APP) 수수료로 배달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올려 받거나 음식 양을 줄임으로써 부담을 덜었고,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됐다. /픽사베이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명(明)’이 있으면 ‘암(暗)’도 있기 마련. 배달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했고, 코로나19로 힘든 외식 업체들의 ‘숨통’을 틔게 했다. 하지만 비싼 배달앱(APP) 수수료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으로 전가됐다.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 적지 않은 업체들이 음식값을 올리거나 음식 양을 줄이면서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 배달하면 음식값 더 비싸다고?… 소비자에게 전가된 ‘부담’

인천·서울·경기가 함께 만든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가 작년 8월 수도권 내 2,000개 외식배달 음식점을 대상으로 ‘배달앱 거래관행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92.8%가 ‘배달의민족’에 입점돼 있었다. ‘요기요’와 ‘배달통’은 각각 40.5%, 7.8%로 집계됐다.

배달앱 입점 이유는 ‘업체 홍보가 편리하다’는 답변이 55.5%로 가장 많았으며, 배달앱 이용 소비자가 많아 ‘입점을 하지 않고는 영업지속이 어려워서’가 52.3%, ‘주변 경쟁업체의 가입’이 45.3%였다.

하지만 가맹점 10곳 중 8곳(79.2%)이 배달앱사에 지불하는 광고비와 수수료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다고 응답했다. 소상공인이 배달 중개 관련 비용으로만 배달앱사에 지불하는 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광고료와 라이더(배달원)에게 지불하는 배달비는 음식값의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작년 10월 주요 배달앱 3사를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배달앱마다 수수료 부과 방식은 상이하지만 2만원짜리 음식을 2km 배달했을 경우 음식을 판매한 가게의 수입은 통상 1만3,400원(음식값의 67%)~1만4,600원(음식값의 73%) 수준이다.

자료에 따르면 배달앱 3개사 중 2개사가 음식 주문시 건당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C사가 15%, Y사는 12.5%를 책정하고 있다. B사는 중개수수료 대신 정액제 방식의 ‘광고료’를 받고 있는데, 월 평균 광고서비스 이용료는 27만원 수준이다. 또 배달앱 결제로 인해 발생하는 ‘결제수수료’는 3개사 모두 3%로 책정하고 있었다.

이외에 라이더 배달 비용도 소비자와 분담해 지불한다. 배달비는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데, 소비자가 음식 주문 시 일부를 내면 업체가 나머지 금액을 지불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라이더에게 내야 하는 배달비가 4,000원이라면 소비자와 업체가 각각 2,000원씩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업체의 이런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었다.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달앱사에 지불해야 하는 광고비·수수료 부담은 ‘고객에게 배달료로 청구한다’는 답이 41.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음식값을 올리거나(22.0%), 메뉴·양 축소·식재료 변경을 통한 원가 절감(16.3%) 등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국소비자연맹이 이달 8일 배달의민족 내 13개 카테고리 중 5곳씩 선정해 강남지역 총 65곳의 매장을 방문·조사한 결과, 56.9%(37곳)가 배달앱 상 판매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높게 책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
실제 한국소비자연맹이 이달 8일 배달의민족 내 13개 카테고리 중 5곳씩 선정해 강남지역 총 65곳의 매장을 방문·조사한 결과, 56.9%(37곳)가 배달앱 상 판매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높게 책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

실제 한국소비자연맹이 이달 8일 배달의민족 내 13개 카테고리 중 5곳씩 선정해 강남지역 총 65곳의 매장을 방문·조사한 결과, 56.9%(37곳)가 배달앱 상 판매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높게 책정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카테고리별로 보면 카페·디저트와 같이 단가가 낮은 메뉴를 파는 곳에서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 차이가 더 빈번하게 나타났다. 또 가격이 고정돼 있고 소비자들이 가격을 인지하고 있는 프랜차이즈에 비해, 비프랜차이즈 가게가 많은 한식·야식 메뉴 매장에서 배달앱 상 판매 가격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소비자연맹 측은 “배달 수수료 책정 과정과 부담 주체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배달앱 상의 불건전한 거래관행에 대한 자정을 통해 배달앱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불합리하게 전가되고 있는 피해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달의민족과 자영업자 간 상생협약을 맺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협약식에서 “앞으로 수수료, 광고비 등 서비스 전반에 걸쳐 애로를 함께 개선해 가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자체들도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공공배달앱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공공배달앱은 민간배달앱보다 저렴한 0~2%대 중개수수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할인 이벤트나 특별한 행사가 없을 땐 이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이 공공배달앱을 계속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