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 만에 부활하는 ‘SNL 코리아’ / 에이스토리
3년여 만에 부활하는 ‘SNL 코리아’ / 에이스토리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개그프로그램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 속 ‘SNL 코리아’가 부활한다. 2017년 11월 ‘SNL 코리아’ 시즌9 종영 이후 3년여 만이다.

올 하반기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오는 ‘SNL 코리아’는 전 시즌을 함께 했던 안상휘 PD가 제작 총괄을 맡으며, 오리지널 제작진 유성모 PD와 권성욱 PD가 합류해 신선함 바람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또 전 시즌 출연했던 신동엽이 출연을 확정 지어 기대를 더한다.

제작사 에이스토리 이상백 대표는 “SNL을 론칭하게 돼 아주 기쁘다”며 “한국 최고의 재능 있는 크루들이 관객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선사할 것이다. 2021년 이전에 결코 보지 못했던 새로운 버라이어티 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SNL 코리아’는 에미상(Emmy Award)을 수상한 바 있는 미국 NBC의 최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의 한국 버전이다. 2011년 12월, ‘뭘 좀 아는 어른들의 생방송 코미디쇼’라는 콘셉트를 내걸고 방송을 시작한 이후 6년간 토요일 저녁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에 ‘SNL 코리아’의 컴백은 국내 몇 안 되는 시즌제 개그 프로그램의 명맥을 잇는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SNL 코리아’는 방영 당시 성인들을 위한 거침없는 개그로 꾸준한 화제를 모았다. ‘3분 남친’ ‘극한직업’ ‘더빙극장’ 등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코너는 물론, ‘여의도 텔레토비’ ‘미운 우리 프로듀스 101’ 등 기존 프로그램들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직설적인 정치 풍자는 웃음을 넘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들었다. 또 코너 곳곳에 녹아있는 파격적인 ‘19금 개그’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김슬기·권혁수·유병재 등 스타들을 발굴하는 ‘스타 양성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점 또한 돌아오는 ‘SNL 코리아’가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다. ‘SNL 코리아’를 통해 배우 김슬기는 귀여운 외모와 달리 찰지게 욕을 내뱉는 모습으로 중독성을 자아내며 두각을 드러냈으며, 권혁수는 능글맞은 연기와 남다른 더빙 개그로 주목을 받았다. 

‘SNL 코리아’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슬기·유병재, 권혁수 / tvN ‘SNL 코리아’ 방송화면 캡처
‘SNL 코리아’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슬기·유병재, 권혁수 / tvN ‘SNL 코리아’ 방송화면 캡처

‘SNL 코리아’ 방송 작가 출신인 유병재는 ‘극한직업’에서 구박받는 매니저로 등장, 지질한 매력으로 웃음을 자아내며 스타덤에 올랐다. 다시 시작되는 ‘SNL 코리아’에 신규 크루들이 합류할 예정인 만큼, 또 한 명의 스타가 탄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과거 ‘SNL 코리아’는 풍자를 넘어선 자극적인 개그로 성추행 논란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선정적인 내용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징계를 여러 차례 받기도. 특히 ‘젠더 감수성’을 중요시하는 최근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오로지 웃음을 위해 여성을 성 상품화하는 등의 과거 ‘SNL 코리아’ 모습은 우려를 자아낸다. 프로그램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적정 수위를 찾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SNL 코리아’가 불편한 볼거리가 아닌, ‘신선한 볼거리’로 재탄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키워드

#SNL코리아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