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낫서른’으로 현실적인 30대 여성의 일과 사랑을 그려내고 있는 정인선 /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아직 낫서른’ 방송화면 캡처
‘아직 낫서른’으로 현실적인 30대 여성의 일과 사랑을 그려내고 있는 정인선 /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아직 낫서른’ 방송화면 캡처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지난해 서른 살을 맞은 배우 정인선. 그가 서른 살 캐릭터를 만나 그 어느 때보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웹드라마 ‘아직 낫서른’을 통해서다.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아직 낫서른’(연출 오기환)은 적당히 교묘하고 적당히 똑똑해졌지만, 여전히 흔들리고 방황하는 서른 살 세 여자의 일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웹툰 ‘85년생’을 원작으로, 직업도 성격도 개성도 각기 다른 세 여자의 모습을 다채롭게 그려내 눈길을 끌고 있다.

정인선은 극 중 웹툰 작가 서지원 역을 맡아, 서른 살 여성의 일상과 연애를 현실감 넘치게 그려내고 있다. 서지원은 각종 웹툰 공모전에서 수십번 고배를 마시고 25세에 드디어 당선, 서른이 되어서야 안정적인 연재 작가로 자리 잡은 인물이다. 상처 말고는 남는 것 하나 없는 연애에 지친 20대를 지나, 30대에는 연애 없는 삶을 살겠다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중학교 동창이자 첫사랑 상대 이승유(강민혁 분)을 만나면서 또 한 번 사랑에 빠져든다.

과거 실패한 연애로 인한 상처부터 첫사랑과의 로맨스까지. 정인선은 캐릭터가 갖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이승유와 아슬아슬한 밀당을 이어가는 과정 속 변화하는 서지원의 감정들을 촘촘하게 표현해 탄탄한 연기력을 또 한 번 입증해 냈다.

서지원 역에 완벽하게 스며든 정인선 /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아직 낫서른’ 방송화면 캡처
서지원 역에 완벽하게 스며든 정인선 /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아직 낫서른’ 방송화면 캡처

이승유와의 연애가 시작되면서 정인선의 연기는 더 빛을 발했다. 정인선은 이승유의 사소한 말과 행동에 시시각각 변하는 서지원의 모습을 완성도 있게 그려냈다. 상대의 연락을 기다리는 장면에서 불안함에 휩싸인 눈빛 연기를 보여주는가 하면, 남자친구의 달콤한 말 한마디에 느끼는 설렘과 행복함을 온전히 표정으로 드러내는 등 살아 숨 쉬는 연기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했다. 

또 7회 후반부에서는 서지원이 이승유에게 계속 연락 오는 이혜령의 존재를 묻는 장면이 담겼는데, 정인선은 흔들리는 눈빛과 미세하게 떨리는 숨소리로 캐릭터의 불안한 감정을 온전히 표현해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아직 낫서른’은 정인선의 가장 자연스러운 얼굴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물론 정인선은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 MBC ‘내 뒤에 테리우스’ 등 매 작품에서 높은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줘 왔다. 다만 자신과 딱 맞는 연령대의 캐릭터를 만난 만큼, 어떤 작품에서보다 현실적이면서도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실제 그는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저를 많이 돌이켜보며 찍은 작품이었다”며 “이번 역할에 제 말투와 성격이 많이 배여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낫서른’이 이제 막 중반부에 접어든 가운데, 남은 방송에서 정인선이 어떤 모습을 더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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