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여빈이 자신을 향한 부정적 평가를 호평으로 바꿔놨다. /제이와이드컴퍼니
배우 전여빈이 자신을 향한 부정적 평가를 호평으로 바꿔놨다. /제이와이드컴퍼니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자신을 향한 부정적 평가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다소 맞지 않은 옷처럼 여겨졌던 캐릭터는 이제 그가 아니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맞춤옷이 돼버렸다. ‘빈센조’를 통해 다시 한 번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한 배우 전여빈의 이야기다.

전여빈은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케이블채널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연출 김희원, 극본 박재범)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에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함께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 극 중 전여빈은 지는 것은 절대 못 참는 독종 변호사 홍차영 역으로 열연 중이다.

홍차영은 ‘악마의 혀’와 ‘마녀의 집요함’을 가진 일류 변호사. 독설과 승부욕으로 중무장한 그는 지적인 미모에 냉정함과 강인함을 갖췄다. 존경하는 아버지라도 상대 변호사로 만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고야 마는 피도 눈물도 없는 캐릭터다.

그동안 주로 굵직한 캐릭터를 소화했던 전여빈에게 코믹하고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매력의 홍차영은 ‘도전’이었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그 역시 “홍차영은 도전 그 자체였고, 흥미롭고 신나고 기쁜 모험의 여정이었다”고 표현했을 정도.

‘빈센조’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전여빈. /tvN ‘빈센조’ 캡처
‘빈센조’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전여빈. /tvN ‘빈센조’ 캡처

홍차영으로 분한 그는 지금껏 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한껏 업된 하이톤의 목소리와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대사, 리듬감 넘치는 몸짓과 다채로운 표정 등으로 ‘똘기’ 충만한 독종 변호사 홍차영을 완성,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초반에는 전여빈의 ‘낯선’ 얼굴에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홍차영은 등장부터 코믹한 존재감을 뽐내며 극 초반 다소 무거운 드라마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해야 했는데, 전여빈의 코믹 연기가 부자연스럽고 다소 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여빈의 연기력 논란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은 실력파였기 때문. 영화 ‘죄 많은 소녀’(2018)에서 압도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며 주요 영화 시상식의 신인상을 휩쓸고, 첫 드라마 주연작 ‘멜로가 체질’(2019)에서 다큐멘터리 감독 은정으로 분해 솔직한 매력과 슬픈 내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해내는 등 매 작품 존재감을 뽐내온 그였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전여빈은 괜히 ‘괴물 신인’이 아니었다. 극이 진행될수록 우려를 ‘확신’으로 바꾸며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 특히 아버지 홍유찬(유재명 분) 변호사의 죽음 후, 악당의 방식을 체득하며 ‘다크 히어로’로 거듭나는 홍차영의 모습을 다이내믹하게 그려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이다.

빈센조로 분한 송중기와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때론 유쾌하게, 때론 강렬하게 통쾌함과 설렘을 동시에 선사하며 극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송중기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빈센조’ 속 전여빈을 보면, 엄청난 배우가 나왔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모두 그렇게 느낄 거라고 확신한다”고 전여빈과의 호흡에 만족감을 표해 두 사람의 남다른 시너지를 예고하기도 했다.

‘빈센조’는 전여빈의 필모그래피에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을 듯하다.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도전은 배우로서 자신의 영역을 또 한 번 확장하는 계기가 됐고, 애정 어린 질책은 앞으로 그의 성장과 발전의 발판이 될 것이다. 2막에 돌입한 ‘빈센조’ 속 홍차영 그리고 전여빈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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