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을 확정지은 사유리 / 뉴시스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을 확정지은 사유리 / 뉴시스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정자를 기증받아 지난해 ‘자발적 비혼모’가 된 방송인 사유리. 그가 육아 예능인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을 확정 지어 또 한 번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는 가운데, 현재 온라인상에서는 그의 출연을 두고 팽팽한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23일 KBS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사유리가 새로운 슈퍼맨으로 합류한다”고 밝혔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빠들의 육아 도전기를 다룬 프로그램으로, 첫 여성 슈퍼맨이 된 사유리는 아들 젠과 함께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와 관련 누리꾼들은 “진정한 슈퍼맨의 합류”라며 사유리의 활약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사유리의 육아 예능 출연에 대해 “비혼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치고 있다. KBS 시청자권익센터에는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 씨의 출연에 절대 반대합니다’라는 청원글까지 올라왔다. 지난 3월 24일 올라온 이 청원은 일주일 사이에 3,2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비혼모 출산 부추기는 (사유리의) 공중파 방영을 즉각 중단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의 주요 골자는 공영방송이 ‘올바른 가족관’을 제시하고, 결혼을 장려하며 정상적인 출산을 장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유리의 육아 예능 출연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글 /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사유리의 육아 예능 출연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글 /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사유리의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 소식과 청원 내용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그의 육아 예능 출연과 관련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네티즌들은 엄마, 아빠 그리고 자식으로 구성된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만을 ‘정상적인 가족’으로 보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며, ‘올바른 가족관’에 대한 의문을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결과적으로 사유리의 ‘비혼모’ 행보는 비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불러왔고, 나아가 현대 사회의 흐름에 발맞춘 가족에 대한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 이현주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한국 사회에서 전형적 가족의 비율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며 “주택 가격 상승 등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전형적 가족은 계속 줄어들 것이며, 한부모와 같은 비전형 가족의 형태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비전형 가족 형태의 증가는 당연한 사회적 흐름”이라며 “자신과 같지 않은 가치관을 갖거나 나와 같은 유형의 가족이 아니라고 해서 비난하거나, 옳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이제는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번쯤 누군가는 꺼내야 했지만, 예민해 쉽게 건드리지 못했던 이야기가 이제야 수면 위로 떠올랐다. 비혼모 사유리가 쏘아 올린 ‘정상 가족’ 논쟁.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우리가 또 한 걸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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