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장 후보군으로 더불어민주당 친문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후보군으로 더불어민주당 친문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공석이 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민주당 정청래 의원과 국민의힘 간에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법사위는 법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하는 상임위의 최종 관문이자 게이트키퍼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법사위원장 자리를 탐낸다. 21대 국회 개원 당시에도 법사위원장을 놓고 여야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꿰찼다.

국민의힘은 4‧7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한 이후 민주당이 민의를 받들어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문 핵심인 윤호중 의원이 원내대표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 후임으로 3선의 정청래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여야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친문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이 법사위원장이 될 경우 여야 관계가 더욱 경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청래 의원이 법사위원장 맡으면 하늘이 무너지는 게 아니다. 국민의 억장이 무너진다”며 “국민의 매를 맞고도 정신못차리고 법사위원장 방망이 그대로 휘두르겠다는 민주당의 오만과 독주에 억장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정청래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면 국민의힘이 손해볼 것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조수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 법사위원으로서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기대한다”며 “국민의힘이 손해 볼 것 같지 않아서다”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막말 측면만 봐도 정 의원은 후임으로서 ‘적격’일 것이다. 현직 대통령을 향해 빨리 죽으라는 뜻의 ‘명박박명(薄命)’, 현직 대통령은 물러나라는 뜻의 ‘바뀐 애(박근혜)는 방 빼’라는 글을 썼다”며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아직은 힘없는 국민의힘에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제가 법사위원장을 맡으면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하나. 정청래는 법사위원장을 맡으면 안 된다는 국회법이라도 있나”라며 “민주당에서 순리적으로 결정하면 될 일이지 언론과 국민의힘에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한편 민주당은 그동안 관례적으로 선수와 나이를 고려해 상임위원장을 정해왔다. 3선의 정청래 의원이 법사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3선 이광재 의원도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 의원은 정청래 의원과 같은 65년생이지만 생일이 조금 빠르다. 그러나 이 의원이 대선 출마를 검토 중이라는 점에서 법사위원장 수락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3선 박광온 의원, 4선 중진인 우상호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해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을 맡았지만 당 사무총장에 임명되면서 사임한 바 있다. 우상호 의원은 법사위원장을 맡을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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