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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극장가 웃기고 울릴, 우리 모두의 이야기 ‘기적’
2021. 04. 27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으로 뭉친 (왼쪽부터) 배우 이성민‧임윤아‧이수경‧박정민.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으로 뭉친 (왼쪽부터) 배우 이성민‧임윤아‧이수경‧박정민.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극장가를 웃기고 울릴 ‘힐링’ 무비가 온다. ‘기찻길은 있지만 기차역은 없는 마을’이라는 신선한 설정에 작은 기차역을 통해 세상과 연결된 이들의 이야기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배우 박정민‧이성민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만남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기대 포인트다.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이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 분)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장훈 감독의 신작이자, 배우 박정민‧이성민‧임윤아‧이수경 등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찻길은 있지만 기차역은 없는 마을’이라는 신선한 설정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적’은 1988년 역명부터 대합실, 승강장까지 마을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 대한민국 최초 민자역 양원역(경상북도 봉화군)을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새롭게 창조한 이야기다.

‘기적’을 연출한 이장훈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기적’을 연출한 이장훈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연출자 이장훈 감독은 지난 26일 진행된 ‘기적’ 제작보고회에서 “기찻길을 걸어서만 마을을 나갈 수 있는 정말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한 아이가 기차역을 만들기 위해 온갖 애를 쓰면서 진짜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야기만 들으면 보고 싶어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들겠지만, 후반 작업하면서 스태프들이 영화에 빠져서 일을 못 할 정도로 의외로 재밌는 영화”라고 재치 있는 소개를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또 이장훈 감독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신기한 이야기”라고 자신했다. 이 감독은 “꿈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요즘 ‘소확행’이라는 말을 많이 하고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있는데, 우리에게 주는 위로는 있지만 한편으론 어린 친구들에게 어차피 ‘안 될 거니 포기해’라는 말처럼 들렸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이어 “적어도 우리 영화에서만큼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꿈이라도 마음껏 꾸고, 마음껏 부딪혀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마음껏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게 어른들이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제목 ‘기적’에 대해서는 “꿈을 이루는 것 자체가 지금은 기적처럼 느껴지는 세상”이라면서 “그래도 우리가 함께하면 그 기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보고 나면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적’으로 돌아온 박정민. /롯데엔터테인먼트
‘기적’으로 돌아온 박정민. /롯데엔터테인먼트

매 작품 변신을 이어온 박정민부터 믿고 보는 배우 이성민, 충무로 대세로 자리매김한 임윤아,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이수경까지, 연기력은 물론 개성과 매력까지 갖춘 배우들의 만남은 ‘기적’을 기다리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먼저 박정민은 엉뚱함과 비범함을 모두 갖춘 4차원 수학 천재 준경으로 분한다. 마을에 기차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목표인 인물. 박정민은 실패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시골 마을의 4차원 수학 천재 준경을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로 완성해낼 예정이다.

박정민은 “촬영이 끝난지 6개월 정도 됐는데, 왜 이렇게 이 영화가 좋은지 모르겠다”며 “생각하면 할수록 애정이 가는 작품이고 예쁘고 착한 영화라 관객들에게 빨리 소개시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내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면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준경 캐릭터에 대해서는 “굉장히 무대포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예의가 없는 아이는 아니다. 원하는 꿈을 위해 직진한다. 하지만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허당미’ 넘치는 아이”라고 소개했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서번트 증후군의 피아노 천재, ‘시동’ 무작정 집 떠난 어설픈 반항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성소수자까지 장르 불문하고 독보적 캐릭터를 선보이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박정민은 ‘기적’에서는 한층 편안하고 평범한 얼굴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장훈 감독은 “그동안 박정민이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화려한 요리 같은 연기를 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흰쌀밥 같은 연기를 하길 바랐다”며 “그래서 (박정민에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박정민의 연기가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그 인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미안했다”며 “관객은 이런 연기를 인정하지 않는다. 중요하고 힘든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인정해 주지 않는다. 배우 입장에서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을 텐데, 다 하지 못하게 해서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정민은 “나도 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기도 하고 고민이 돼서 감독님을 찾아간 적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 시간 정도 명강의를 듣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며 “신기하게도 다음날부터 감독님이 내게 말했던 연기가 나왔고, 나 역시 조금 더 재밌게 연기할 수 있었다. 그날부터 걱정 없이 재밌게 촬영했다”고 떠올렸다.

‘기적’으로 다시 한 번 극장가 저격에 나서는 임윤아. /롯데엔터테인먼트
‘기적’으로 다시 한 번 극장가 저격에 나서는 임윤아. /롯데엔터테인먼트

무뚝뚝한 아버지이자 원칙주의 기관사 태윤은 탄탄한 연기 내공을 자랑하는 이성민이 연기한다. 좀처럼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무뚝뚝한 인물이지만 누구보다 준경을 걱정하는 아버지 태윤을 깊은 눈빛과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소화, 모두의 아버지를 떠오르게 할 예정이라고.

특히 이성민은 영화의 실제 배경이 되는 경북 봉화 출신으로 이목을 끈다. 그는 “많은 대본을 읽어봤지만, 이 영화는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내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다”며 “내 고향의 이야기이고, 나 역시 주인공처럼 통학을 했던 학생이었기 때문에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무조건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기관사 역할에 대해서는 “어릴 때 늘 봐왔던 직업이고, 한번 입어보고 싶던 옷을 입어보게 돼서 좋았다”면서도 “하지만 아버지로서 태윤은 공감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준경과 보경(이수경 분)을 대하는 그의 모습은 나와 많이 달랐다”며 “그래서 그를 이해하려고 애를 썼던 부분이 많다. 그가 갖고 있는 아픔을 공감하고 연기하려고 했다”며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영화 ‘공조’부터 ‘엑시트’까지 당차고 발랄한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임윤아는 거침없는 행동파이자 자칭 뮤즈 라희 역으로 다시 한 번 스크린 공략에 나선다. 사투리 연기부터 80년대 후반 레트로 스타일링까지 완벽히 소화해내며 당차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한층 풍성하게 완성할 전망이다.

임윤아는 라희에 대해 “굉장히 자신감 넘치고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사투리 연기에 대해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경상북도 영주 출신”이라며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사투리가 조금 익숙해졌던 게 있었던 것 같다. 억양이나 말투에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성민도 임윤아의 사투리 연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경상북도 사투리가 억양뿐 아니라 쓰는 단어도 다르다”며 “경상도 말인 것 같기도 하고 강원도 말인 것 같기도 해서 접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데, 배우들(박정민‧임윤아‧이수경)이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거의 비슷하게 표현을 해냈고, 그중 가장 월등했던 건 임윤아”라고 덧붙여 이목을 끌었다.

박정민도 임윤아와의 호흡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임윤아와 같이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놀랐고 설렜고 감사했다”며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서 정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아빠 미소’가 아니라 정말 웃겨서 촬영 내내 그냥 웃었던 기억이 있다”고 남다른 ‘케미’를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기적’에서 존재감을 예고한 이수경. /롯데엔터테인먼트
‘기적’에서 존재감을 예고한 이수경.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침묵’을 통해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최연소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수경도 함께 한다. 겉은 까칠하지만 속은 따뜻한 준경의 누나 보경 역으로 한층 성숙한 연기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수경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장훈 감독은 이수경을 통해 보경 캐릭터를 명확하게 그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박정민‧이성민‧임윤아 세 배우의 무게감에 짓눌리지 않는 배우를 찾는 게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마지막에 이수경을 만났는데 리딩 하자마자 ‘이 사람 뭐지?’하며 드디어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보경이라는 인물이 글을 쓰면서도 내 머릿속에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을 정도로 어려운 인물이었는데, 이수경이 하는 걸 보면서 드디어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환상의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하게 된 이장훈 감독은 “전작 ‘지금 만나러 갑니다’ 당시 ‘배우들이 다 했네, 감독은 한 게 뭐냐’는 댓글이 눈에 띄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하는 거 없이 배우들 덕을 봤다”며 “배우들의 연기에 놀라고 신기하고 더 보고 싶어서 테이크를 계속 갈 정도로 행복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내 ‘기적’ 속 배우들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이장훈 감독은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영화들이 개봉을 미루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치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 영화가 후반작업이 끝나기도 전에 개봉 이야기가 나오고 개봉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이 시기에 가장 적합한 영화라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보며 웃고 울고 하다 보면, 극장을 나설 때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조금은 더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까 싶다. 많은 분들이 ‘기적’을 통해 위로받고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오는 6월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