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보이콧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보이콧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AP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미국 할리우드에서 골든글로브 시상식 보이콧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아카데미상과 함께 양대 영화상으로 불리며 78년 역사를 자랑해온 골든글로브가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는 전망도 나온다.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에서 수여하는 상으로, 그 영향력이 아카데미상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아카데미상의 전초전이라고 불리는 미국 대표 시상식이다. 그러나 각종 부패 의혹과 다양성 부족, 인종 차별, 성차별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고,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보이콧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골든글로브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의 ‘미나리’를 작품상 후보에서 제외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인 감독이 만들고 미국 제작사가 제작한 영화이지만, 영어 대사가 적다는 이유로 외국어 영화로 분류됐기 때문. 또 협회 회원 중 흑인이 단 1명도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종차별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배우 스칼렛 요한슨도 회원들에게 “성차별적인 질문을 받았고 성희롱을 당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여기에 재정 투명성 문제까지 제기되며 논란이 거세졌다. 이에 협회가 개혁안을 발표했지만, 매년 시상식을 방송해온 미국 NBC 방송은 10일(현지시각) “개혁안이 충분하지 않다”며 내년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날 할리우드의 메이저 제작사 워너브러더스도 골든글로브 보이콧을 선언했다. 앞서 넷플릭스와 아마존 스튜디오, 할리우드 스타들을 고객으로 둔 100여 개 홍보대행사가 골든글로브 보이콧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또 배우 톰 크루즈는 골든글로브에서 받은 세 개의 트로피를 모두 반납했고, 마크 러팔로가  “할리우드외신협회가 변화에 저항하는 것을 보게 돼 실망스럽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파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지 한 매체는 “할리우드가 협회를 완전히 거부한다면 골든글로브의 종말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태가 수습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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