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백상예술대상의 주인공은 유재석(왼쪽)과 이준익 감독이었다. /백상예술대상사무국
올해 백상예술대상의 주인공은 유재석(왼쪽)과 이준익 감독이었다. /백상예술대상사무국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지난 30년 동안 시청자를 울리고 웃겼던 코미디언 유재석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영화부문에서는 영화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드라마 ‘괴물’은 3관왕을 차지했고, 영화부문은 신인 여성감독이 휩쓸었다. 

제57회 백상예술대상이 지난 13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진행됐으며, 방송인 신동엽과 가수 겸 배우 수지가 진행을 맡았다.

◇ 유재석‧이준익, 대상 영예

대상의 영예는 유재석과 이준익 감독에게 돌아갔다. 특히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은 유재석은 지난해 TV부문 남자 예능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대상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그가 활약한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작품상(예능)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3년에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유재석은 무대에 올라 “지난해 큰 상을 받으면서 7년 후에 뵙겠다고 했는데, 1년 만에 염치없이 받게 돼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요즘 TV 진행자나 MC로 많이 불리고 있는데, 나는 사실 91년도에 데뷔한 개그맨”이라며 “앞으로도 희극인으로서 많은 웃음과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또 그는 가수 최백호와 배우 이도현이 함께 꾸민 특별 무대를 언급하며 “‘당연한 것들’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문화, 전통, 우리의 관심과 사랑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면서  우리나라 문화와 전통에 대한 애정을 당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준익 감독(왼쪽에서 세번째)이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백상예술대상사무국
이준익 감독(왼쪽에서 세번째)이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백상예술대상사무국

영화부문 대상을 차지한 이준익 감독은 “대상을 받을 줄은 정말 몰랐다”며 “기쁜지 불편하지 모르겠다”고 얼떨떨해했다. 조선시대 학자 정약전의 생애를 조명한 ‘자산어보’로 관객과 만난 이 감독은 “사극영화를 한 편 만들 때 많은 제작비가 든다”며 “처음 ‘자산어보’ 시나리오가 나왔을 때 흥행에 큰 자신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영화로 만들려면 제작비를 줄이는 수밖에 없었다”며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각 분야에서 많은 스태프가 희생과 헌신을 아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히 영화에 출연한 주 배우들, 적지 않은 분량인데도 우정 출연해 준 배우들, 자신의 이익을 뒤로하고 작품에 함께해 줬다”며 “그런 의미로 이 상을 받게 된 것 같다”고 작품에 참여한 제작진,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백상예술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신하균. /백상예술대상사무국
백상예술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신하균. /백상예술대상사무국

◇ ‘괴물’ ‘사이코지만 괜찮아’, 3관왕

TV 드라마 부문에서는 JTBC ‘괴물’이 3관왕을 차지했다. 작품상부터 극본상(김수진), 최우수남우연기상(신하균)까지 세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신하균은 김수현(‘사이코지만 괜찮아’)‧송중기(‘빈센조’)‧이준기(‘악의꽃’)‧엄기준(‘팬트하우스’)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 자리에 서니까 복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직 연기를 할 수 있고, 많은 사랑 속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어 기쁘고 행복하다. 항상 무섭고 두렵지만 용기를 갖고 더 많이 고민해 작품을 만들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괴물’을 함께 한 배우들과 제작진을 향해 “최고였고, 고마웠다”며 진심을 전하기도 했다.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도 틱톡 인기상(서예지)과 예술상(조상경 의상감독), 조연상(오정세)까지 세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3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KBS 2TV ‘동백꽃 필무렵’을 통해 해당 상을 수상한 바 있는 오정세는 올해 시상자로 나서 자신의 이름을 호명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여우조연상은 OCN ‘경이로운 소문’ 염혜란에게 돌아갔다.

연출상은 tvN ‘악의 꽃’ 김철규 감독이 수상했고, 신인연기상은 JTBC ‘18어게인’ 이도현과 넷플릭스 ‘인간수업’ 박주현이 차지했다. 이승기와 장도연은 예능상을 거머쥐었다. SBS ‘펜트하우스’는 여러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우수연기상 김소연만 수상자로 호명됐다.

백상예술대상을 휩쓴 신인여성감독. (왼쪽부터) 홍의정 감독과 박지완 감독, 윤단비 감독. /백상예술대상사무국
백상예술대상을 휩쓴 신인여성감독. (왼쪽부터) 홍의정 감독과 박지완 감독, 윤단비 감독. /JTBC 방송화면 캡처

◇ 홍의정‧박지완‧윤단비… 여성 감독 ‘강세’

영화부문은 신인 여성감독들이 휩쓸었다. 신인 감독상은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에게 돌아갔고, 각본상(시나리오상)은 ‘내가 죽던 날’ 박지완 감독이 차지했다. 감독상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종필 감독,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홍원찬 감독 등을 제치고 ‘소리도 없이’ 홍의정 감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영화의 두 주역 유아인‧유재명의 축하를 받고 무대에 오른 홍의정 감독은 “아마 내가 이 상을 받게 된 것은 코로나19 시기에 첫 장편영화를 힘겹게 개봉한 후배 감독을 응원하기 위한 의미로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평생 은인이 될, 이미 은인인 유아인, 유재명 배우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오늘 턱시도 입은 모습이 너무 멋진데 제가 영화에서 그런 몰골로 담아서 죄송하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또 “오늘 12시까지만 즐거워하고 1시부터 다시 지옥의 글쓰기를 시작하겠다”며 재치 있는 소감을 전해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작품상 역시 여성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이 받았다. 고아성‧이솜‧박해수 등이 활약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1995년 회사의 비리에 맞선 말단 여사원들의 우정과 연대를 그려내 호평을 얻으며, 코로나19로 침체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은 바 있다.

다음은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수상자(작) 명단이다.

<TV 부문>
△대상 = 유재석
△작품상(드라마)=JTBC ‘괴물’
△작품상(예능)=MBC ‘놀면 뭐하니?’
△작품상(교양)=KBS 1TV ‘아카이브 프로젝트-모던코리아2’
△연출상=김철규(‘악의 꽃’)
△극본상=김수진(‘괴물’)
△예술상=조상경(‘사이코지만 괜찮아’ 의상)
△최우수 연기상(남)=신하균(‘괴물’)
△최우수 연기상(여)=김소연(‘펜트하우스’)
△조연상(남)=오정세(‘사이코지만 괜찮아’)
△조연상(여)=염혜란(‘경이로운 소문’)
△신인 연기상(남)=이도현(‘18 어게인’)
△신인 연기상(여)=박주현(‘인간수업’)
△예능상(남)=이승기
△예능상(여)=장도연

<영화 부문>
△대상=이준익(‘자산어보’)
△작품상=‘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감독상=홍의정(‘소리도 없이’)
△신인 감독상=윤단비(‘남매의 여름밤’)
△각본상(시나리오상)=박지완(‘내가 죽던 날’)
△예술상=정성진·정철민(‘승리호’ VFX)
△최우수 연기상(남)=유아인(‘소리도 없이’)
△최우수 연기상(여)=전종서(‘콜’)
△조연상(남)=박정민(‘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조연상(여)=김선영(‘세자매’)
△신인 연기상(남)=홍경(‘결백’)
△신인 연기상(여)=최정운(‘남매의 여름밤’)

<연극 부문>
△백상 연극상=‘우리는 농담이 (아니)야’
△젊은 연극상=정진새(‘2021 대학수학능력시험 통합사회탐구 영역’)
△연기상(남)=최순진(‘우리는 농담이 (아니)야’)
△연기상(여)=이봉련(‘햄릿’)

<특별 부문>
△틱톡 인기상(남)=김선호
△틱톡 인기상(여)=서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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