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낫아웃’(감독 이정곤)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kth, 판씨네마
영화 ‘낫아웃’(감독 이정곤)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kth, 판씨네마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내 꿈은 얼마예요?” 기적이 일어났고, 끝까지 가고 싶었다. 특별할 것 없던 열아홉 고교 야구 입시생 광호(정재광 분)는 봉황대기 결승전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다. 하지만 잘 될 것 같았던 신인 드래프트에서 탈락하고 절망에 빠지고 만다.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광호는 친구에게 불법 휘발유 파는 일을 소개받아 악착같이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그러나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고, 광호는 더 큰돈을 벌기 위해 친구에게 위험한 제안을 한다.

영화 ‘낫아웃’(감독 이정곤)은 프로야구 드래프트 선발에서 탈락하게 된 고교 야구부 유망주 광호가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 부문 CGV아트하우스상과 한국단편경쟁 부문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 배우상까지 3관왕을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열아홉 청춘의 얼굴을 현실적으로 담아낸 ‘낫아웃’. /kth, 판씨네마
열아홉 청춘의 얼굴을 현실적으로 담아낸 ‘낫아웃’. /kth, 판씨네마

‘낫아웃’은 미성년과 성년의 경계에 선, 삶의 갈림길에 놓인 불안한 청춘의 모습을 심도 있게 다뤄 공감대를 형성한다. 간절하지만 노력만으론 해낼 수 없는 현실, 그 안에서 어떻게든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열아홉 광호의 선택과 고민은 누구나 겪었던, 혹은 겪게 될 시간이다.  

승부 조작, 입시 비리 등 공정한 경쟁이 핵심인 스포츠 계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공정성 이슈를 함께 담아내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실력보다 감독의 ‘입맛’에 맞는 선수가 돼야 하고, 그 ‘입맛’을 맞추지 못하면 낙오되는 어린 선수의 모습은 현실과 다르지 않아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낫아웃’은 여느 청춘 영화와 다르다. 그 중심엔 주인공 광호가 있다. 광호는 수많은 청춘 영화에서 그려온 마냥 순수하고 착하기만 한 인물이 아닌,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때때로 이기적이기도 한 캐릭터다.

잘못된 방향일지라도 오로지 꿈을 위해 직진하는 광호의 모습은 때로는 불편함을 주기도 하지만, ‘나라면 달랐을까? 나는 나의 욕망에 얼마나 솔직한 가’ 스스로 자문하게 만든다. 미성숙한 이들을 보호해 줄 ‘진짜’ 어른이 없다는 것도 광호의 선택을 비난할 수 없는 이유다. 

영화 ‘낫아웃’에서 광호를 연기한 정재광 스틸컷. /kth, 판씨네마
영화 ‘낫아웃’에서 광호를 연기한 정재광 스틸컷. /kth, 판씨네마

스크린 속 정재광은 광호 그 자체로 살아 숨 쉰다. 짧게 자른 머리부터 검게 그을린 얼굴, 단단한 체구까지 야구 유망주로서 완벽한 비주얼을 완성한 것은 물론, 댓 발 나온 입과 불만 가득한 표정, 말투 등으로 인물을 더욱 현실적으로 그려내 몰입도를 높인다. 정재광이 아닌 광호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저 그 자체로 존재한다.

영화의 제목 ‘낫아웃’은 야구용어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의 줄임 말로, 타자가 삼진아웃 상황에서 포수가 공을 놓쳤을 때 1루로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타자가 삼진아웃을 당하고도 유일하게 살 수 있는 기회인 것.

흔히 야구는 인생과 닮았다고 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전설의 야구선수 요기 베라의 명언처럼, 영화 ‘낫아웃’은 “후회하고 좌절하지만 멈출 수는 없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며 이 세상의 모든 광호에게 위로와 응원을 건넨다. 러닝타임 108분, 6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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