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시작을 확인할 수 있는 단편 특별전이 열린다. /AP 뉴시스
봉준호 감독의 시작을 확인할 수 있는 단편 특별전이 열린다. /AP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봉준호 감독의 단편 특별전을 진행한다. 봉 감독의 단편을 모아 상영하는 프로그램으로, 그의 초기작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20회를 맞는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2002년 제1회 ‘장르의 경계를 넘어, 장르의 상상력에 도전하는’을 시작으로 2020년 ‘I LOVE SHORTS!’까지 신인 영화감독 발굴과 단편영화 팬들의 즐거움을 책임져왔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영화 ‘기생충’(2019)으로 국내를 넘어 전 세계를 휩쓸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인 봉준호 감독의 단편을 모아 상영하는 ‘봉준호 감독 단편 특별전’이 진행된다. 특별전에 포함된 상영작들은 봉준호 감독이 초기에 연출한 단편영화 3편과 2004년 제5회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삼인삼색으로 제작된 단편영화 1편까지 총 4편이다.

먼저 1993년 연출한 단편 ‘백색인’은 평범한 소시민 ‘W’가 출근길 도중 검지 마디를 발견한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계급 지위를 향유하는 소위 ‘화이트칼라’ 층의 사회적 병리 현상에 관한 주제를 담았다. 1994년 작 ‘프레임속의 기억들’은 어린 시절 개를 키우다 잃어버린 기억을 떠올리는 이야기다. 주인공 소년의 순수함과 맑은 감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의 단편 연출작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백색인’ ‘프레임속의 기억들’ ‘인플루엔자’ ‘지리멸렬’ 스틸컷. /미쟝센 단편영화제
봉준호 감독의 단편 연출작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백색인’ ‘프레임속의 기억들’ ‘인플루엔자’ ‘지리멸렬’ 스틸컷. /미쟝센 단편영화제

‘지리멸렬’(1994)은 은밀한 이면을 지닌 신문사 논설위원과 엘리트 검사, 교수까지 세 사람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회 문제에 관해 대담을 나누는 모습을 담는다. 현대인의 위선을 날카롭게 그렸다. 마지막으로 2004년 작 ‘인플루엔자’는 한강 다리에 아슬아슬 서 있는 한 남자를 CCTV의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2000년대 대한민국 불황의 히스테리로 인해 발생한 냉혹한 현실을 반영했다. 

봉준호 감독은 장편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2000)를 시작으로,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2009) ‘설국열차’(2013), ‘옥자’(2017)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허를 찌르는 상상력과 새로운 이야기로 관객과 평단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그의 일곱 번째 장편 연출작 ‘기생충’은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칸 국제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 이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하는 등 전 세계 영화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번 단편 특별전은 세계적인 감독으로 인정받은 봉준호 감독의 시작을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제20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오는 6월 24일(목)부터 6월 30일(수)까지 7일간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 서울극장에서 동시 개최된다.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거 및 철저한 대비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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