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는 최근 회사의 대표집행임원으로 김유진(사진) IMM오퍼레이션즈그룹 대표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에이블씨엔씨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에이블씨엔씨가 최근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새롭게 투입된 인물은 대주주인 사모펀드 측 인사로,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그룹 대표다. 회사 사업 내용과 전략 방향성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물을 투입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잦은 수장 교체로 업계에선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은 분위기다. 

◇ 대표이사 또 교체… 김유진 체제 ‘기대 반 우려 반’

화장품 브랜드 ‘미샤’ 등의 운영사인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회사의 대표집행임원으로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그룹 대표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조정열 전 대표는 일신상의 이유로 19일자로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대표이사 교체는 최근의 실적 부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씨엔씨는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아 대규모 적자를 냈다. 에이블씨엔씨는 작년 영업손실 66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04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9% 감소했다. 

결국 회사 측은 대표이사 교체를 통해 돌파구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구원투수로 투입된 인사는 에이블씨엔씨의 최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 측 인사다. 

김 대표는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거쳐 2009년 IMM프라이빗에쿼티에 합류했다. 이후 할리스에프앤비, 레진코믹스, 태림포장 등의 인수를 주도했다. 2017년부터는 커피프랜차이즈 할리스 대표로 이동해 기업을 경영했으며, 지난해 KG그룹에 할리스를 성공적으로 매각시켰다. 이후 IMM프라이빗에쿼티에 복귀한 후, 투자기업을 관리하는 IMM오퍼레이션즈그룹 대표를 맡아왔다. 김 대표는 이번에 IMM오퍼레이션즈그룹과 에이블씨엔씨의 대표이사직을 겸직하게 됐다.  

업계에선 과거 성공적으로 투자기업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경험을 있는 인사인 만큼 기대를 보내고 있는 분위기다. 에이블씨엔씨의 내부 사정과 전략 방향성에 대해서도 이해가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잦은 수장 교체에 따른 우려 섞인 시선도 적지 않다. 에이블씨엔씨는 2017년 IMM PE에 매각된 후, 대표이사가 8차례나 교체됐다. 인수 직후 창업자인 서영필 대표에서 이광열 대표로 변경된 지 한 달 만에 정일부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이후 정일부·이세훈 각자 대표이사 체제 △이세훈 단독 대표이사 체제 △이세훈·이해준 각자 대표이사 체제 △이해준 단독 대표이사 체제 △이해준·조정열 각자 대표이사 체제 △조정열 단독 대표이사 체제 순으로 교체돼왔다. 짧은 기간 주기로 단독과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수 차례 변경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중 조정열 전 대표이사는 한국 유니레버와 한국 로레알, 한국 피자헛, 케이옥션, 갤러리현대, 쏘카, 한독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로 업계 안팎의 기대가 높았다. 그는 지난해 3월 회사에 합류한 후, 1년간 이해준 전 대표이사와 각자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오다 이 전 대표이사가 지난 3월 퇴임하자 단독 대표이사가 됐다. 하지만 단독 대표이사가 된지 3개월 만에 바로 사퇴 수순을 밟았다.

이 같은 잦은 수장 교체는 수년간 지속된 회사의 실적 부진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에이블씨엔씨는 2017년 중국 사드 경제보복 사태 이후, 침체기를 걷고 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이 더욱 심화된 바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브랜드 쇄신과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 온라인 사업 강화, 인수합병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자 노력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실적 개선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선 시장 환경 자체가 좋지 못한 탓도 있지만, 잦은 수장 교체로 경영전략의 지속성이 담보되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이번 대표이사 교체를 놓고 우려의 시선이 제기되고 있는 분위기다. 

에이블씨엔씨는 김 대표 체제 아래 온라인과 해외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브랜드 포지셔닝 강화와 매장·재고 관리 등 운영 개선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와 업황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단기간에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가 에이블씨엔씨의 진정한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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