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제8일의 밤’(감독 김태형)이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날 준비를 마쳤다. (왼쪽부터) 이성민‧남다름‧‧김유정‧김태형 감독‧박해준‧김동영. /넷플릭스
넷플릭스 영화 ‘제8일의 밤’(감독 김태형)이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날 준비를 마쳤다. (왼쪽부터) 이성민‧남다름‧김유정‧김태형 감독‧박해준‧김동영. /넷플릭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넷플릭스 영화 ‘제8일의 밤’(감독 김태형)이 가장 한국적인 미스터리 스릴러의 탄생을 예고한다. 신선한 소재와 촘촘한 이야기는 물론, 강렬한 서스펜스로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연기파 배우들의 앙상블도 빼놓을 수 없는 기대 포인트다. 

28일 넷플릭스 영화 ‘제8일의 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가운데, 연출자 김태형 감독과 배우 이성민‧박해준‧김유정‧남다름‧김동영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제8일의 밤’은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 세상에 고통으로 가득한 지옥을 불러들일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벌어지는 8일간의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로,  신예 김태형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의문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이 드리우는 불길한 공포,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오는 ‘그것’의 불길한 여정을 통해 압도적인 서스펜스를 선사할 전망이다. 여기에 업보로 얽힌 인물들의 서사를 촘촘히 담아내 몰입도 높은 한국형 미스터리 스릴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 ‘제8일의 밤’를 연출한 김태형 감독. /넷플릭스
영화 ‘제8일의 밤’를 연출한 김태형 감독. /넷플릭스

이날 김태형 감독은 ‘제8일의 밤’에 대해 “2,500년 전 석가모니 부처가 금강경을 설법할 당시 듣던 대중들 가운데 요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으로 만들어낸 이야기”라며 “금강경 32절의 내용을 주제로 삼고 있기 때문에 다분히 불교적인 세계관을 가진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제목 속 숫자 ‘8’의 의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여덟 번째 밤에 일어날 일’에 대한 것뿐 아니라, 중의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김태형 감독은 “표면적으로는 각기 다른 인물이 각자의 운명대로 마지막 8일째 밤으로 달려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숫자 ‘8’을 옆으로 눕혀놓으면 무한의 기호와 같다”며 “무한의 밤, 지옥을 의미한다. 또 스스로 만들어낸 무한의 밤에 갇혀 있는 인물이 깨달음을 얻는 마지막 8일 밤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공개된 인트로 영상은 흥미로운 전설과 함께 신선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담고 있어 이목을 끌었다. 특히 인도의 고대어인 산스크리트어로 만들어져 마치 실제 존재하는 듯한 전설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태형 감독은 “동화 같은 이야기로 이야기를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동시에 있음직한 이야기였으면 해서 산스크리트어를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경전이 다양한 다른 언어로 구전됐는데, 많은 문자로 다시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그중 대표적인 게 산스크리트어”라며 “현실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실제 인도에서 유학 온 인도 배우가 직접 (내레이션에) 참여해줬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또 김태형 감독은 ‘제8일의 밤’이 기존 오컬트물과 다른 점에 대해 “스님도 퇴마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소한 것을 보며 오는 공포감을 즐기는데, ‘제8일의 밤’은 공포감뿐 아니라 숨겨진 의미를 찾는 재미도 있다. 장르적 재미뿐 아니라 또 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8일의 밤’으로 돌아온 이성민. /넷플릭스
‘제8일의 밤’으로 돌아온 이성민. /넷플릭스

배우들의 앙상블도 기대 포인트다. 먼저 시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하며 대중의 신뢰를 얻고 있는 이성민이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지 않도록 ‘지키는 자’의 운명을 타고난 박진수를 연기한다. 

이성민은 “내가 평소 관심 있던 분야였는데, 이 시나리오가 그런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며 “이후 감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흥미롭고 신선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진수 캐릭터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고 볼 수 없는 다른 세계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한 뒤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라 상상해야 했고, 주술사나 스님을 만나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조언을 얻었다”며 캐릭터 준비 과정을 언급했다. 

또 이성민은 ‘제8일의 밤’에 대해 “가장 중요한 심장은 깨달음”이라며 “영화에서 봉인돼있다는 것들은 어떻게 보면 우리 마음속에 있는 고통, 즉 번뇌와 번민이다. 그것을 부처님의 말씀, 금강으로 번개같이 깨는 깨달음이 있다. 그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제8일의 밤’에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박해준. /넷플릭스
‘제8일의 밤’에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박해준. /넷플릭스

드라마 ‘부부의 세계’(2020)로 ‘대세’ 자리에 오른 박해준도 함께 한다. 괴이한 모습으로 발견되는 7개의 죽음을 수사하는 강력계 형사 김호태로 분해 스릴러적 긴장감을 더할 전망이다. 그는 캐릭터에 대해 “실적보다 수사에 대한 열정을 가진 형사”라며 “‘부부의 세계’ 때 워낙 미움을 많이 받아서 조금은 다른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박해준도 이성민과 마찬가지로 ‘깨달음’을 ‘제8일의 밤’의 힘으로 꼽았다. 그는 “무형의 존재를 유형으로 만들어준다”며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듯한 느낌, 후회와 두려움이 만나서 지옥문을 연다는 것이 와닿았고 그것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려움과 공포 끝엔 나는 무엇인가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며 “여러 재미는 물론, 깨달음을 주는 것이 이 작품의 힘”이라고 이야기했다. 또 “신비한 그림을 많이 볼 수 있을 거다”라며 “그것에 숨겨진 재미를 찾는 즐거움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7개의 징검다리’에 얽힌 미스터리를 증폭시키는 인물이자, 비밀을 가진 소녀 애란은 김유정이 연기한다. 김유정은 작품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캐릭터 분석을 바탕으로, 마음이나 생각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애란을 섬세하게 소화해냈다는 후문이다. 김태형 감독이 “첫 만남에서 이미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해석을 완벽하게 해왔다”며 감탄했을 정도. 

김유정은 “김태형 감독님이 신비로움에 중점을 두기보다 내가 기존에 갖고 있던 친숙한 이미지가 동시에 표현되길 바랐다”며 “그래서 신비로운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연기하진 않았는데, 막상 캐릭터를 설명하자니 어렵다”면서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말을 아꼈다. 

김유정(왼쪽)과 남다름도 함께 한다. /넷플릭스
김유정(왼쪽)과 남다름도 함께 한다. /넷플릭스

아역배우 출신 남다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영화 주연으로 나서 이목을 끈다. 극 중 ‘그것’이 깨어나려 한다는 것을 ‘지키는 자’인 박진수에게 전하는 동자승 청석으로 분한다. 남다름은 소년미와 남성미를 넘나들며 한층 성숙된 연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남다름은 첫 영화 주연을 소화한 것에 대해 “작품에 임하는 태도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역할의 중요도나 비중보다 그 역할이 처한 상황에 집중해서 연기하는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청석이 기존 캐릭터들과 다른 분위기를 가진 역할이라 고민을 했다고. 

남다름은 “수행하다가 세상에 막 나온 동자승이라 신기한 것도 많고 밝고 순수하다”며 “그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목소리 톤도 실제 나의 톤보다 올려서 대사를 하려고 노력했고, 눈이나 눈썹의 움직임 같은 표정에서도 귀여운 모습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음을 전했다. 

드라마 ‘기억’(2016)에서 남다름과 부자로 호흡을 맞췄던 이성민은 남다름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성민은 “오랜만에 만났는데 굉장히 남자다워졌더라”면서 “완성된 작품을 보니 귀여운 매력도 분명히 있는데 굉장히 남성적인 모습도 보여 깜짝 놀랐다”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를 통해 남성미를 간직한 청년으로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변형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해 작품 속 남다름의 변신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제8일의 밤’으로 존재감을 뽐낼 김동영. /넷플릭스
‘제8일의 밤’으로 존재감을 뽐낼 김동영. /넷플릭스

매체를 넘나들며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여 온 김동영의 활약도 기대된다. 강력계 형사로 친형처럼 믿고 따르는 선배 김호태와 함께 괴이한 모습으로 죽어가는 7개의 사체를 수사하며 돕는 박동진 역을 맡아 순박한 매력으로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줄 전망이다. 특히 극이 후반부로 갈수록 그의 존재감은 더욱 빛을 발할 예정이라고. 

김동영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꼭 함께 하고 싶었는데, 이 자리까지 오게 돼서 기분이 좋다”며 작품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김태형 감독님에게도 많이 조언을 얻었고, 이성민‧박해준 선배와 현장에서 도움 주신 분들의 기운을 받아 잘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며 “최대한 동진스럽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제8일의 밤’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제8일의 밤’은 오는 7월 2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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