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싱크홀’(감독 김지훈)이 관객을 매료할 수 있을까. (왼쪽부터) 차승원‧김혜준‧김성균‧이광수. /쇼박스
영화 ‘싱크홀’(감독 김지훈)이 관객을 매료할 수 있을까. (왼쪽부터) 차승원‧김혜준‧김성균‧이광수. /쇼박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지금껏 본 적 없는 초대형 ‘싱크홀’을 소재로, 올여름 극장가 저격에 나선다. 배우 차승원을 필두로, 김성균‧이광수‧김혜준이 뭉쳐 유쾌한 시너지를 예고, 기대를 더한다. 영화 ‘싱크홀’(감독 김지훈)이 관객을 매료할 수 있을까. 

5일 영화 ‘싱크홀’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가운데, 연출자 김지훈 감독과 배우 차승원‧김성균‧이광수‧김혜준이 참석과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싱크홀’은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상황을 담은 재난물이다. 108층 초고층 주상복합빌딩에서 벌어지는 화재를 다룬 영화 ‘타워’로 흥행에 성공한 김지훈 감독과 영화 ‘명량’ ‘더 테러 라이브’ 제작진들이 뭉쳐, 지하 500m 싱크홀의 세계를 스크린에 펼쳐낼 예정이다.

‘싱크홀’을 연출한 김지훈 감독. /쇼박스
‘싱크홀’을 연출한 김지훈 감독. /쇼박스

김지훈 감독은 “우리가 평범한 일상 속에서 길을 가거나 밥을 먹다가 땅속으로 꺼질 수 있는 싱크홀 현상이 1년에 900건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상당히 놀라웠다”며 “‘만약 오늘 당장 싱크홀이 발생하고 내가 빠진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력을 발휘하고 여기에 영화적인 해석을 더했다”고 영화의 시작을 전했다. 

그러면서 “‘타워’때는 스케일과 간절한 생존에 집중했다면, ‘싱크홀’은 조금 더 재밌고 유쾌하고 관객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전작과 다른 재미를 예고, 기대감을 높였다. 

배우들은 신선한 소재와 흥미로운 이야기에 끌려 작품을 택했다고 밝혔다. 먼저 차승원은 “시나리오가 정말 좋았다”며 “단점일 수 있는 각 캐릭터의 어떤 지점이 서로에게 장점으로 작용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 힘과 용기를 주고 극복해나가는 재미가 있다”고 작품의 매력을 꼽았고, 이광수도 “소재가 신선했고, 싱크홀 안에서 재난을 대처하는 사람들의 접근이 신선하고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김지훈 감독은 재난 상황을 시각적으로 실감 나게 구현하기 위해 실제 대형 세트장을 제작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청운빌라의 깨끗하고 행복한 ‘내 집’의 이미지부터, 사고 직전의 아슬아슬한 상황, 지하 500m로 떨어진 모습까지, 재난의 상황에 따른 변화를 담아 실감 나는 공간을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더라도 공간이라는 건 배우와 연출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라면서 “공간을 얼마나 실제처럼 구현해내느냐는 배우들의 감정선이나 갈등 상황을 표현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했다. 무리를 해서라도 세트를 지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싱크홀’로 돌아온 차승원 /쇼박스​
‘싱크홀’로 돌아온 차승원 /쇼박스​

배우들도 리얼하게 완성된 세트 덕에 재난 상황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며 ‘세트 부심’을 드러냈다. 차승원은 “공간이 주는 믿음이 있다”며 “경험해보진 못했으나 경험해본 것처럼 할 수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세트가 얼마나 리얼하게 구현되느냐가 중요했다. ‘싱크홀’은 마을부터 지하까지 가짜 같은 공간이 없었다”고 감탄했다. 이어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한 것이 느껴졌고, 그 덕에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용이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준도 “분장실에서 나와서 세트가 어디지 한참 걸었는데, 그 동네 자체가 세트더라”면서 “세트가 아니라 그냥 동네 같았다. 정말 놀랐다”고 떠올렸고, 김성균은 “내가 이런 규모의 세트장에서 연기를 하는구나 자부심이 느껴졌다”고 만족감을 표해 이목을 끌었다.  

차승원은 생계형 ‘쓰리잡’의 프로 ‘참견러’이자, 401호 주민 만수로 분해 생활 밀착형 캐릭터를 선보인다. 재난 상황 속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부터 하나뿐인 아들을 챙기는 다정한 면모, 적재적소의 위트까지 선사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하며 극을 이끌 예정이다. 

김지훈 감독은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차승원의 모습과 만수가 잘 맞았다”며 “유쾌함과 남을 즐겁게 해주려는 모습이 좋았다. 차승원이 곧 만수라고 생각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전했다. 차승원은 시나리오를 접하고 바로 다음날 출연을 결심했을 정도로 ‘싱크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고.

김지훈 감독은 “시나리오를 줬는데, 바로 그 다음날 전화가 왔다”며 “보통 뜸 들이고 고민하는데 바로 한다고 해서 난감했다”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자 차승원은 “사실 그날 당일에 바로 전화할 수 있었는데, 그러기엔 자존심이 상했고 다음날 아침에 했다”며 “못 참겠더라. 그래도 하루 정도 참았다 연락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더했다. 

​‘싱크홀’로 뭉친 김성균(왼쪽)과 이광수. /쇼박스​
​‘싱크홀’로 뭉친 김성균(왼쪽)과 이광수. /쇼박스​

김성균은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11년 만에 자가 취득에 성공한 현실 가장 501호 동원을 연기한다. 어렵게 마련한 내 집에서 탈출부터 해야 하는 생계형 가장의 아이러니한 감정을 현실적으로 담아내 깊은 공감을 선사할 전망이다. 

김성균은 동원에 대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아빠”라고 소개한 뒤 “내 집 마련이 꿈인 가장을 상징하는 캐릭터라 공감이 많이 됐고, 11년 만에 마련한 집이 싱크홀에 빠지게 되는 상황에 처하는 인물의 감정에 깊이 이입이 됐다”고 전하며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예고, 기대감을 더했다. 

이광수도 함께 한다. 상사의 집들이에 왔다가 운도 없이 싱크홀에 떨어진 김대리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광수는 억울함과 절박함을 오가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캐릭터에 재미를 불어넣었다고. 그는 김대리에 대해 “회사에서 상사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후배에게 무시당하는 가여운 캐릭터”라며 “싱크홀 안에서 점점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광수는 캐릭터에 대한 진지한 접근은 물론, 촬영 내내 손에서 시나리오를 놓지 않을 정도로 성실한 자세로 작품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승원은 “촬영장에 공부하러 왔더라”면서 “학구열이 강했고, 모든 스태프와 감독님이 이광수 칭찬만 했다”고 말했고, 김성균 역시 “모두 광수만 사랑했다”면서 “감독님이 ‘광수는 촬영장에서 대본만 봐’라고 해서 보고 있던 휴대폰을 슬그머니 넣은 기억이 있다”고 보태 웃음을 안겼다. 

​‘싱크홀’에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김혜준. /쇼박스​
​‘싱크홀’에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김혜준. /쇼박스​

충무로가 주목하는 신예 김혜준은 열정과 의욕이 넘치는 3개월 차 인턴사원 은주로 분해 전작 ‘킹덤’ 시리즈에서 보여준 강렬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반전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혜준은 “은주는 사회초년생이라 조금 서툴긴 하지만 열정적이고 열심히 하려는 인물”이라며 “눈치를 보지만 또 할 말은 하는 게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차승원‧김성균‧이광수 등 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서는 “처음엔 걱정이 많았는데, 계속 붙어 있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호흡이 정말 잘 맞았고 잘 챙겨주시고 귀여워해 주셔서 행복하게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지훈 감독은 코로나19 시국 속 극장 개봉을 하는 것에 대해 “지난 2년 동안 관객 한 분 한 분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됐다”며 “관객 없는 영화는 존재할 수 없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물로 관객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어 한국영화가 다시 전성기를 맞길 간절히 바란다”는 진심을 덧붙였다. ‘싱크홀’은 8월 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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