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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현승, 진심을 다해
2021. 07. 13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라이징 스타’로 자리매김한 신현승.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라이징 스타’로 자리매김한 신현승.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행복한 지금 이 순간과 감정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행복하게 연기하면 보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행복을 느끼지 않을까요.” 

배우 신현승은 이제 막 출발선을 끊은 신예다. 지난해 카카오M이 개최한 신인 배우 통합 오디션에서 5,0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우승을 차지한 뒤, 지난 2월 웹드라마 ‘오늘부터 계약연애’로 존재감을 알렸다. 

이어 지난 6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이하 ‘지구망’)로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단숨에 ‘라이징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구망’은 신현승의 첫 작품으로 이목을 끈다. ‘오늘부터 계약연애’가 먼저 공개됐지만, 촬영은 ‘지구망’이 먼저였다. 

‘지구망’으로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난 신현승.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지구망’으로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난 신현승.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신현승은 “처음 카메라 앞에 섰던 작품인데,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라며 안도감을 내비쳤다. 그는 “들어갈 때 걱정을 많이 했다”며 “괜히 작품에 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하고. 그런데 무사히 끝나서 안도와 다행스러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구망’은 정답 없는 하루를 사는 국제 기숙사 학생들의 사랑과 우정, 웃음을 담아낸 청춘물로, 넷플릭스가 처음 시도한 한국 시트콤이다. 전 세계 190여개국의 시청자에게 공개돼 ‘K-시트콤’의 진수를 널리 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주인공 제이미를 연기한 신현승을 향한 글로벌 인기 역시 뜨겁다.  

“SNS 팔로워 수도 확 늘고, 해외 팬들이 댓글도 달아주고 응원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다양한 언어로 보니까 신기했어요. 한편으론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둘 걸 싶더라고요. 소통을 조금 더 하고 싶은데, 언어의 한계를 느꼈어요. 아직까지는 좋은 말씀만 해주셔서 다행이고 감사한 마음이에요.” 

신현승이 연기한 제이미는 미국국적의 자유전공 1학년생이자, 신비로운 정체를 지닌 인물이다. 당초 차갑고 시크한 인물이었던 제이미는 신현승을 만나 조금 더 친근하고 편안한 매력의 캐릭터로 바뀌었다. 잘생긴 외모와 달리 어딘가 부족한 행동을 보이는 ‘반전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개성 있는 캐릭터들로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한 ‘지구망’. /넷플릭스​
​개성 있는 캐릭터들로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한 ‘지구망’. /넷플릭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제이미는 차갑고 사람에게 벽이 있는 인물이었어요. 제이미 휴스턴이 아닌, 할리우드 대스타 바바라 휴스턴의 아들로 자라왔고 주체성이 없어서 그걸 찾고자 한국에 온 친구였죠. 촬영 전 감독님과 대본 연습을 한 달 정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감독님이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보여주는 게 맞다 판단을 하셨어요. 도도하고 시크한 모습보다 따뜻하고 품어주고 싶은 모습으로 수정에 수정을 하다 보니 지금의 제이미가 나오게 됐죠.”

‘지구망’은 제이미 외에도 개성 넘치는 매력의 다국적 캐릭터들이 극을 풍성하게 채우며 다채로운 재미를 안긴다. 신현승은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모여 있는데, 어느 나라를 가든 20대 대학생 모습은 다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신 게 아닐까 싶다”고 인기 비결을 짚었다. 

등장인물 중 ‘최애’ 캐릭터를 묻자 신현승은 망설임 없이 스웨덴 출신 요아킴 소렌센이 연기한 한스를 꼽았다.  

“원래 모습과 살짝 섞여있어요. 원래도 엉뚱한 면이 있어요. 보면 웃음이 나와요. 진짜 한국사람 같아요. 감독님이 각 캐릭터마다 실제 모습을 많이 담아주시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대사도 본인 말투에 맞게 편하게 바꿔서 해도 된다고 완전히 열어주셨는데, 그런 모습들이 캐릭터에 잘 담기지 않았나 싶어요.” 

배우가 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신현승.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배우가 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신현승.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신현승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우연히 접한 연극 한 편으로 배우의 꿈을 키우게 됐다. 친구와 함께 찾은 공연장에서 연극이 끝난 후 커튼콜 때 무대 위에 올라 박수치며 격려하는 배우들의 행복한 모습이 마음을 흔들었다. 하지만 당시 몸무게가 세 자리를 넘었고, 타고난 ‘끼’도 없다고 판단한 부모님은 걱정이 앞섰다고. 이에 그는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체중을 30kg 이상 감량한 것은 물론, 친구와의 만남도 끊고 아침부터 밤까지 연기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며 의지를 불태웠다. 그 결과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에 입학했다.

“(체중 감량이)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고 싶다고 말은 했는데, 시간은 많지 않고 갑자기 TV에 나오거나 연극 무대에 올라갈 수 없잖아요. 뭔가 보여주긴 해야 하는 데 체중 감량을 해야겠다 싶었죠.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입시를 준비하는 동안 친구들도 안 만나고 놀지도 않았어요. 스무 살이 넘으면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어서 써야지 했는데, 재수까지 하고 부모님 지원을 받고 있는데 놀러 다니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아침에 문 열고 닫을 때까지 학원에 있었어요. 놀아도 학원에서 놀자는 마음이었죠. 학원은 연습하는 공간이 있으니까 놀다가 한 번이라도 연습할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하다 보니 좋은 결과도 있었고요.”

신현승이 연기를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신현승이 연기를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그렇게 만난 연기, 그리고 배우란 직업은 신현승에게 어떤 의미일까.  

“마냥 재밌어요. 운 좋게 지금까지 만난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았어요.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이에요. 만났던 작품들, 승민(‘오늘부터 계약연애’)이랑 제이미도 정말 좋았고요. 아직 예전 무대 위에 올라 행복해했던 배우들만큼 재밌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제게 연기만큼 재밌는 건 없어요. 지금 이 기억들이 앞으로 나아가는데 힘이 되지 않을까요.”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은 신현승은 지금처럼 행복하고 즐겁게 연기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리고 자신이 느낀 행복을 대중과 함께 나누고 싶다.   

“어떤 배우가 돼야겠다, 이런 연기를 해서 어떤 울림을 줘야겠다는 건 힘든 숙제인 것 같아요. 그냥 지금은 재밌어서 시작했고, 배우가 돼서 행복한 지금 이 순간과 감정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계속 행복하게 재밌게 연기하고 싶어요. 내가 행복하게 연기하면 보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행복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 나 자신을 잘 지켜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지금처럼 행복하고 즐겁게 열심히 할 테니, 예쁘게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