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주영이 영화 ‘액션히어로’(감독 이진호)로 연기 영역을 확장했다. /포토그래퍼 허재영
배우 이주영이 영화 ‘액션히어로’(감독 이진호)로 연기 영역을 확장했다. /포토그래퍼 허재영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매 작품 자신만의 색깔로 캐릭터를 완성하며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이주영이 또 한 번 영역을 확장했다. 영화 ‘액션히어로’(감독 이진호)를 통해서다. 그동안 주로 세고 강렬한 캐릭터를 소화했던 그는 이번엔 평범한 청년의 얼굴로 돌아와 한층 편안한 호흡을 보여준다.

‘액션히어로’는 꿈은 액션배우, 현실은 공무원 준비생인 대학생 주성(이석형 분)이 우연히 부정입학 협박편지를 발견하고 액션영화를 찍으며 악당을 처치하는 코믹액션물이다. 신예 이진호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작품상 △배우상(이석형) △왓챠상 △CGV상(배급지원상) 등 총 4관왕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주영은 최근 진행된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시사위크>와 만나 지난 21일 개봉해 호평을 얻고 있는 영화 ‘액션히어로’에 관한 것부터 배우로서의 고민과 연기에 대한 열정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주영이 ‘액션히어로’ 완성도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포토그래퍼 허재영
이주영이 ‘액션히어로’ 완성도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포토그래퍼 허재영

“결과물? 200% 만족!”

이주영은 ‘액션히어로’가 이뤄낸 값진 성과의 의미를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배우상을 수상한 이석형이 어떻게 배우 생활을 했는지 알고, 이진호 감독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는 걸 정말 잘 알기 때문에 이런 성과가 정말 행복하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운이 좋게 스태프와 배우 다 좋은 분들이 만나 함께 했다”며 “작은 영화지만 이런 순간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 행운으로 가득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어려운 시국이지만 극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액션히어로’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춘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현실 스토리에 B급 액션과 코미디를 적절하게 버무려 신선하고 유쾌한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특별한 히어로가 아닌 ‘짠내’나는 청춘들의 활약을 담아내 공감대를 자극한다. 

이주영은 “독립영화이면서도 상업적인 색을 띠는 작품”이라며 “시나리오를 보면서 깔깔대며 웃었다. 완성된 작품도 배우들의 무술 연기와 음악, 편집 등이 조화롭게 잘 나와서 200% 만족한다”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 중 가장 평범한 인물… 디테일에 신경 썼다”

극 중 이주영은 강사라도 한 번 해보는 게 소원인 연극영화과 조교 선아를 연기했다. 선아는 현실에 타협하고 입시비리를 저지르는 차교수(김재화 분)의 노예 조교로 일하며 부정입학 비리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물이다. 그동안 다수의 작품에서 이주영이 보여준 것과는 전혀 다른 결의 캐릭터로, 그의 새로운 얼굴을 확인할 수 있다. 

이주영은 “조금 더 디테일하게 표현했어야 했다”며 “크게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드러날 수 있게 표현하고자 했다. 작은 것들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기존 캐릭터들과 다른 부분이었다”고 평범한 얼굴을 보여주기 위해 기울인 고민을 털어놨다. 

‘액션히어로’에서 평범한 청춘의 얼굴을 대변한 이주영. /트리플픽쳐스
‘액션히어로’에서 평범한 청춘의 얼굴을 대변한 이주영. /트리플픽쳐스

이진호 감독은 선아가 극의 중심을 잡아주길 바랐다. 이주영은 “선아는 현실 청년의 모습을 대변하는 인물”이라며 “이진호 감독이 코미디 장르이지만 선아가 휩쓸려가지 않고 중심을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튀지 않게 잘 지켜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기도 했다고. 그는 “나의 20대 모습이 많이 떠올랐다”며 “배우를 하기 전에 모델 일을 했는데, 10년 정도 모델 활동을 했지만 유명하지 않았고 성취한 것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무기력하고 좌절감도 느꼈다”고 떠올렸다. 이어 “선아 역시 액션배우를 꿈꿨지만 현실과 타협하게 된다”며 “나도 그런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선아의 마음이 완전히 이해해서 표현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고달픈 청춘, 세상의 모든 ‘선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주영은 “선아는 고개 돌리면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인물”이라며 “나의 20대 모습이기도 하다. 현실이 막막하게 느껴지더라도 열정과 초심을 잃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다. 현실에 무너지지 말고 자신을 잘 지키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이주영. /포토그래퍼 허재영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이주영. /포토그래퍼 허재영

“모델에서 배우로… 10년 체증 내려간 기분”

모델 출신인 이주영은 2015년 독립영화 ‘몸 값’(감독 이충현)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걷기왕’(2016), ‘채씨 영화방’(2016), ‘걸스온탑’(2017), ‘코코코 눈!’(2017) 등 다수의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연기 내공을 쌓은 뒤, ‘독전’(2018)을 통해 상업 영화계에서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드라마 ‘라이브’(2018), ‘땐뽀걸즈’(2018),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2020)과 영화 ‘미쓰백’(2018),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 ‘아무도 없는 곳’(2021)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활약 중이다. 

이주영은 “모델과 배우는 완전히 극과 극”이라며 “모델은 제일 멋있고 화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 배우는 최악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모델과 배우의 차이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모델 일로 단련이 되긴 했지만, 멋있는 척하는 걸 잘 못하는 성격”이라며 “그래서 모델 일을 하면서 힘들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모델 일을 하지 않았다면 배우도 못했을 것 같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주영은 연기를 통해 묵혀둔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연기를 시작하면서 모델 일로 풀리지 않았던 체증이 다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배우 활동을 하며 많이 밝아졌고, 운 좋게도 지금까지 잘 올 수 있었다”며 웃었다. 또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인데, 연기를 할 때는 내가 꽁꽁 잡고 있던 것들을 다 해방시키는 느낌이다”며 “연기는 나에게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주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을까. 이주영은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게 가장 큰 고민”이라며 “비슷한 종류나 한정적인 캐릭터를 한 건 내가 풀어가야 할 숙제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모습으로 신뢰감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 연기를 보고 한 명이라도 위로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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