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낙연(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본경선 첫 TV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호남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이낙연(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본경선 첫 TV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호남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쟁 구도가 ‘이재명 대 이낙연’ 양강구도로 재편된 가운데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호남에서는 지난해 4월 21대 총선 직후까지만 해도 호남 출신인 이낙연 전 대표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이후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서서히 하락하면서 호남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우위로 판세가 역전됐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 흐름이 유지됐었다.

그러나 최근 예비경선을 거치면서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호남에서도 두 주자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24∼25일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결과, 호남에서 이재명 지사(31.7%)가 이낙연 전 대표(22.6%)를 여전히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3∼24일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34.4%)와 이재명 지사(30.8%)의 지지율이 역전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되려면 전통적 텃밭인 호남에서 선제적으로 기세를 잡아야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호남 민심은 대선 때마다 본선 경쟁력을 고려해 전략적 선택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도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의 진원지인 광주에서의 승리를 발판으로 대선 후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요동치고 있는 호남 민심의 선택이 향후 윤곽을 드러내면 전체 경선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민주당의 지역별 순회 경선 일정 가운데 광주·전남(9월25일), 전북(9월26일) 경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호남권 이후 제주(10월1일), 부산·울산·경남(10월2일), 인천(10월3일), 경기(10월9일), 서울(10월10일) 지역 순회 경선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민주당은 코로나19 재확산 사태 여파로 대선후보 확정일을 9월 5일에서 10월 10일로 연기했다. 과반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실시되는 결선투표도 9월 10일에서 10월 중순으로 미뤘다. 최종 본선 진출자 결정일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았지만 호남에서는 아직도 ‘노풍’과 같은 특정 주자 대세론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 ‘이재명 대 이낙연’ 혼전 양상 언제까지?

지역 정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치권 한 인사는 28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어느 후보가 일방적으로 앞서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호남 민심은 지금까지 전략적 선택을 해왔지만 아직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호남에서 나타나고 있는 혼전 양상이 막판 호남권 순회 경선 때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호남 지역 한 언론 기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역 민심 흐름에 대해 “호남에서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굉장한 혼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본선 경쟁력을 가장 고려하는 곳이 호남인데 야권도 현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높기는 하지만 누가 최종 본선 후보가 될 것인지 불투명하고 변수가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야권 상황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호남 민심은 아직 확실한 결정을 짓지 못하고 계속 탐색하는 분위기”라며 “호남 민심이 저울질을 계속하게 되면서 민주당 경선이 막판까지도 널뛰기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