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으로 만난 류준열(왼쪽)과 전도연 / JTBC
‘인간실격’으로 만난 류준열(왼쪽)과 전도연 / JTBC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수식어가 필요없는’ 배우 전도연과 ‘대세’ 류준열이 휴먼 멜로 드라마 ‘인간실격’으로 올가을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멜로 영화의 거장’ 허진호 감독이 처음 선보이는 드라마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인간실격’이 올가을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2일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연출 허진호‧박홍수, 극본 김지혜) 제작발표회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허진호 감독을 비롯해 전도연과 류준열이 참석했다. 

‘인간실격’은 인생의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빛을 향해 최선을 다해 걸어오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 부정(전도연 분)과 아무것도 못될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진 청춘 끝자락의 남자 강재(류준열 분), 두 남녀의 서사를 밀도 있게 풀어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낼 예정이다.

‘인간실격’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 / JTBC
‘인간실격’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 / JTBC

더욱이 영화 ‘천문’ ‘덕혜옹주’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과 영화 ‘소원’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건축학개론’ 등을 집필한 김지혜 작가가 의기투합해 ‘인생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허진호 감독은 “나도 내가 드라마를 하게 될 줄 몰랐다. 용기도, 자신도 없었다. 하지만 대본을 받고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며 “그만큼 대본이 좋았다. 보편적인 아픔과 슬픔이 와닿아서 용기를 가지고 드라마를 시작했다. 또 전도연에게 대본을 보여줬는데 좋아해 줘서 용기를 더 얻게 됐다”고 드라마 연출에 도전하게 된 배경을 이야기했다.

계속해서 허진호 감독은 “고생을 많이 했다. 영화 3~4편 만든 느낌”이라며 “영화는 대본이 완성된 다음에 감독이 현장에 가서 작업을 하지 않나. 하지만 드라마는 대본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지에 대한 궁금증과 답답함이 공존했다. 계속 궁금해하고 상상하면서 만들어가는 신선한 경험”이라고 드라마 연출 소감을 전했다.

연출 중점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는 “‘인간실격’이 지닌 독특한 정서들이 있다”며 “정서들 자체가 어렵기도 하고 굉장히 깊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그런 지점들을 조금 더 보편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답했다. 

부정 역을 맡은 전도연 / JTBC
부정 역을 맡은 전도연 / JTBC

무엇보다 ‘인간실격’은 전도연과 류준열이 2016년 방송된 각각 ‘굿와이프’와 ‘운빨로맨스’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먼저 전도연은 극중 대필 작가 부정 역을 맡아 특유의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상실과 불안, 공허와 외로움을 오가는, 부정의 진폭이 큰 감정 변화를 어떻게 그려낼지 기대가 쏠리고 있다.

전도연은 이날 “긴장되고 떨린다. 많이 부담도 된다”며 “주변에서 하는 드라마를 더 찾아보게 되고 하나하나 더 따지게 되더라.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솔직한 드라마 복귀 소감을 전했다. 이어 “되게 무겁고 어두운 작품을 피하고 싶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다려보자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었다”며 “이번에도 또 어두운 작품이지만 빛을 찾아가는 이야기라 선택하게 됐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캐릭터와의 높은 싱크로율도 기대하게 만들었다. 전도연은 “(대본을 처음 보고) 굉장히 많이 울었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부정에게 감정 이입이 됐다”며 “그런데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전도연이 아무것도 되지 못한 부정의 감정을 이해하냐’는 모순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뿐만 아니라 부정이 꽉 닫혀있는 인물이라서 어떻게 열어가야 할지 걱정이 됐었다. 너무 걱정돼 부정이라는 인물을 자세히 알고자 부단히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촬영을 하다 보니 부정의 마음이 강재로 인해 서서히 열렸다”며 “저 역시 부정과 같은 마음으로 류준열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된 것 같다”고 덧붙여 류준열과의 연기 시너지 역시 기대하게 만들었다.

강재 역을 맡은 류준열 / JTBC
강재 역을 맡은 류준열 / JTBC

류준열은 역할 대행 서비스 운영자 강재 역을 맡아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 tvN ‘응답하라 1988’ 등을 통해 청춘의 모습을 그려온 그는 “이번에도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며 “다만 그동안 성장하고 깨우치고 앞으로 나가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본인이 생각한 정답이 잘못됐을 수도 있다고 느끼는 순간 길을 잃은 인물을 그린다. 그때 느끼는 외로움과 씁쓸함을 표현해 다른 청춘의 모습을 그릴 것”이라고 새로운 매력을 예고했다.

또 류준열은 “영화를 계속하다 보니 주변에서 드라마 언제 하는지 묻는 질문을 많이 받았었다”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돼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는데 시청자들과 같이 이야기할 수 있어 좋다. 드라마가 가진 매력이 있지 않나. 긴 호흡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드라마 복귀 소감을 전했다.

작품의 매력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는 “‘인간실격’은 솔직한 지점들이 있는 것 같다. 말하고 싶지 않고, 들키고 싶지 않은 감정들을 배우들이 표현하는데, 이로 인해 전달되는 이야기가 흥미로울 것”이라며 “있을 법한 이야기를 더 있을 법하게 그려낸 점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해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끝으로 허진호 감독은 “선선해지는 날씨에 보기 좋은 드라마”라며 “어려운 시국에 ‘인간실격’이 사람들의 삶의 온도를 작게나마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인간실격’은 오는 4일 밤 10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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