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기자회견에 참석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기자회견에 참석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시사위크|부산=이영실 기자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잇는 차세대 일본 감독으로 주목받고 있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신작 ‘드라이브 마이 카’ ‘우연과 상상’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특히 두 편 모두 이례적으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이름을 올려 이목을 끌었다. 

8일 부산 KNN시어터에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드라이브 마이 카’ ‘우연과 상상’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허문영 집행위원장과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참석해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우연과 상상’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드라이브 마이 카’로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며 올해 전 세계 영화계에 강한 충격을 안겼다. 그 여정의 마지막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의미를 더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의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가진 가후쿠(니시지마 히데토시 분)와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미우라 토코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우연과 상상’은 ‘우연’을 주제로 뜻밖의 만남에서 시작된 세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드라이브 마이 카’(왼쪽)와 ‘우연과 상상’. /IMDB, 그린나래미디어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드라이브 마이 카’(왼쪽)와 ‘우연과 상상’. /IMDB, 그린나래미디어

이날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두 작품 모두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에 대해 “굉장히 기쁘다”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상이라는 건 그때 심사위원과 취향이 맞을 수도 있고, 심사하는 사람의 취향과 반대돼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며 “어쩌다 보니 수상을 하게 된 것이라고 여긴다. 수상 여부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작품에는 외도, 배신 등이 주요 소재로 다뤄진다. 이에 대해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내 작품 중 배신이 들어가지 않은 영화를 찾는 게 어려울 정도로 많이 다뤘다”며 “왜 그랬냐고 묻는다면 ‘모르겠다’고 답해야 할 것 같다.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과정에서도 배신은 나타나는 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긴 대화를 통해 주제를 전달하는 전개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캐릭터가 편안해지는 상태로 갈 수 있는 지점을 찾는데, 단기적 행복과 장기적 행복으로 나눠 생각한다”며 “단기적으로 편안해지고자 취하게 되는 많은 행동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말을 많이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쓸 때 캐릭터의 본심이 무엇이고, 무엇이 거짓말인지 명확하게 구분하진 않는다”며 “모르고 써나가기도 한다. 무엇이 진심인지 더듬듯 쓴다. 쓰면서 이 사람에게 이게 진심일까, 거짓말일까를 생각하며 글을 써나간다”고 말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그것을 최종적으로 표현하는 건 배우의 몫”이라며 “어떤 말을 거짓인 양 뱉을 것인가, 혹은 그 속마음을 털어놓듯 말을 할 것인가라는 부분은 배우가 표현하는 데 달렸다”고 덧붙였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지난 7일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 봉준호 감독과 스페셜 대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진심으로 꿈같은 시간이었다”며 “봉준호 감독이 나를 응시하고, 많은 질문을 쏟아낼 때 포근히 감싸주는 느낌을 받았다. 원래 존경하는 감독이었는데 길게 이야기를 나눈 것은 처음이다. 그의 인간적인 매력에 압도당했다”고 우정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우연과 상상’ ‘드라이브 마이 카’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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