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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듄] 155분 ‘순간 삭제’되는 마법
2021. 10. 18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듄’(감독 드니 빌뇌브)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듄’(감독 드니 빌뇌브)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전 세계가 기다린 화제작 ‘듄’(감독 드니 빌뇌브)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압도적이다. 탄탄한 서사를 바탕으로,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경이로운 비주얼과 독창적인 리듬으로 완성된 음악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를 아우르는 티모시 샬라메의 열연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러닝타임 155분이 ‘순간 삭제’되는 마법을 경험할 것이다. 

“듄을 지배하는 자가 우주를 지배한다.”

10191년,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인 폴(티모시 샬라메 분)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과거와 미래를 모두 볼 수 있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유일한 구원자인 예지된 자의 운명을 타고났다. 그리고 어떤 계시처럼 매일 꿈에서 아라키스 행성에 있는 한 여인을 만난다. 

모래언덕을 뜻하는 ‘듄’이라 불리는 아라키스는 물 한 방울 없는 사막이지만 우주에서 가장 비싼 물질인 신성한 환각제 스파이스의 유일한 생산지로 이를 차지하기 위한 대가문 세력들의 음모가 격돌하는 전쟁터. 귀족들이 지지하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에 대한 황제의 질투는 폴과 그 일족들을 죽음이 기다리는 아라키스로 이끈다. 

‘듄’은 생명 유지 자원인 스파이스를 두고 아라키스 모래 행성 ‘듄’에서 악의 세력과 전쟁을 앞둔, 전 우주의 왕좌에 오를 운명으로 태어난 전설의 메시아 폴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SF 역사상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프랭크 허버트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천재 감독’ 드니 빌뇌브가 메가폰을 잡았다.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는 ‘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는 ‘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스크린에 재탄생한 ‘듄’은 원작의 탄탄한 세계관을 고스란히 지켜내면서, 방대한 스토리 속 가문 간의 정쟁과 부족 간의 충돌, 사회적 억압 및 혹독한 행성의 생태학적 재앙에 맞서는 폴의 성장 스토리에 초점을 맞춰 보다 보편적인 공감대로 관객을 매료한다. 인물의 정서적 부분에 중점을 두고, 각자의 운명에 직면했을 때 각각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점도 이입을 돕는다. 수천 년 후 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판타지적 설정과 웅대한 규모의 이야기임에도 어렵지 않게 빠져들 수 있는 이유다.

압도적인 스케일도 감탄을 자아낸다. 끝없는 지평선과 광활한 사막, 그 모래 위로 반짝이는 스파이스 등 거칠고 황량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막 행성 아라키스의 모습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거대한 모래벌레와 스파이스 수확기, 벌새나 잠자리를 떠올리게 하는 우주선 등도 시선을 압도한다. 

참고로 빌뇌브 감독은 사실적인 시각효과를 위해 전체 분량에서 그린 스크린은 단 2개 시퀀스에만 사용했다고 한다. 또 IMAX 인증 디지털 Arri LF 카메라로 촬영돼 풍부한 시각 효과를 완벽하게 즐길 수 있다. 여기에 한스 짐머가 작업한 낯설고 신비롭고 창조적인 음악도 ‘듄’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창출하는데 막강한 힘을 싣는다. 

호연을 펼치는 배우들 속 단연 빛나는 건 티모시 샬라메(왼쪽 위)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호연을 펼치는 배우들 속 단연 빛나는 건 티모시 샬라메(왼쪽 위)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극의 중심을 이끄는 티모시 샬라메는 자신이 왜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배우인지 또 한 번 증명한다. 지적이고 성숙한 영혼이자, 카리스마를 모두 갖춘 주인공 폴 역을 맡아 소년의 얼굴부터 강인한 매력까지 모두 소화한다. 어린 나이지만 대량학살로부터 동족들을 구하는 여정을 떠나야 하는 인물의 고뇌를 완벽하게 그려낸다. 

티모시 샬라메 외에 레베카 퍼거슨(레이디 제시카 역)‧오스카 아이삭(레토 아트레이데스 공작 역)‧제이슨 모모아(던컨 아이다호 역)‧조슈 브롤린(거니 할렉 역)‧하비에르 바르뎀(스틸가 역)‧젠데이아(챠니 역) 등도 제 몫을 충실히 해낸다. 

속편이 예고된 만큼, 구원자로서 폴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2편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듄’은 대형 스크린에 바치는 러브레터”라며 “다만 이야기가 너무 방대해 한 편의 영화에 다 담을 수 없었다. 이번 편은 아직 남아 있는 2부 메인 요리를 위한 전채 요리”라며 2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러닝타임 155분, 2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