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감독 홍준표)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리틀빅픽처스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감독 홍준표)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리틀빅픽처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노동운동 역사의 상징인 전태일의 생애를 담은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감독 홍준표)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나보다 ‘우리’가 먼저였던, 20대 청년 태일이의 삶을 묵직하게 담아내 뜨거운 울림을 선사한다. 

‘태일이’는 1970년 평화시장, 부당한 노동 환경을 바꾸기 위해 뜨겁게 싸웠던 청년 전태일의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다. 신예 홍준표 감독이 연출을 맡고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한 ‘마당을 나온 암탉’을 제작한 명필름이 제작을 맡아 주목받았다. 

11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태일이’는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자신을 바친 노동운동사의 상징적인 인물로서 전태일의 삶뿐 아니라, 누군가의 아들이자 친구, 동료였던 순수하고 따뜻한 20대 청년 태일이의 모습을 뭉클하게 담아내 감동을 안겼다. 

이날 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홍준표 감독은 “전태일 열사에 대한 애니메이션을 시작하기 전에 고민이 많았다”며 “상징적인 인물에 대해 다뤄야 하는데,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세대로서 큰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러나 시나리오를 받고 전태일 열사에 대해 더 많이 들여다보고 알게 되면서 단지 열사의 이미지만 갖고 있던 게 아닌가,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와 비슷한 동료 태일이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내 세대가 이야기하면 다음 세대에게도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연출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감독은 여러 세대가 공감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품으로 완성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애니메이션이 시각적으로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장르이다 보니, 무거운 이야기도 무겁지 않은 화법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지점에서 전태일에 대해 아는 분들도, 잘 모르는 분들도 ‘태일이’를 통해 쉽게 접하고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태일의 목소리를 연기한 장동윤은 “뭉클하고 눈물이 났다”면서 “영화가 전태일이 한 일을 부각시키는 게 아니라 살아온 인생을 그리고, 인간적이고 따뜻한 모습을 담아냈다. 무겁지 않게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명필름 심재명 대표 역시 “전태일 열사가 살아있었다면 73세 노인이었을 거다”며 “그분이 이 영화를 봤다면 어떤 마음이 드셨을지 궁금하다. 노동 운동의 상징이자, 따뜻하고 착한 청년 전태일의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많은 분들과 공감했으면 한다”고 보탰다. ‘태일이’는 오는 12월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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