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 오리지널 영화 ‘언프레임드’으로 연출에 도전한 (왼쪽부터) 박정민‧손석구‧최희서‧이제훈. /왓챠
왓챠 오리지널 영화 ‘언프레임드’로 연출에 도전한 (왼쪽부터) 박정민‧손석구‧최희서‧이제훈. /왓챠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새로운 시작과 선물, 그리고 반성”

6일 왓챠 오리지널 영화 ‘언프레임드’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가운데, 감독으로 도전장을 내민 배우 박정민‧손석구‧최희서‧이제훈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언프레임드(Unfaramed)’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네 명의 아티스트 박정민‧손석구‧최희서‧이제훈이 마음속 깊숙이 품고 있던 이야기를 직접 쓰고 연출한 숏필름 프로젝트다. ‘반장선거’(감독 박정민), ‘재방송’(감독 손석구), ‘반디’(감독 최희서), ‘블루 해피니스’(감독 이제훈)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네 편의 영화를 한데 담았다.

박정민이 연출한 ‘반장선거’ 스틸컷. /왓챠
박정민이 연출한 ‘반장선거’ 스틸컷. /왓챠

◇ ‘반장선거’ 박정민 “반성하게 만든 도전”

먼저 박정민은 어른의 세계만큼 치열한 5학년 2반 교실의 반장선거 풍경을 담은 초등학생 누아르 ‘반장선거’를 선보인다. 초등학교의 반장선거라는 소재를 통해 권력의 허상과 사회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려낸 ‘반장선거’는 팽팽한 긴장감과 서스펜스에 힙합이라는 요소를 더해 신선한 색깔의 작품으로 완성됐다. 

박정민은 “초등학생들이 나오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그런 영화에 신나는 음악을 버무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어른들이 느끼는 바가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비단 아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닐 거라는 시각을 갖고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박정민은 주요 캐릭터를 포함 27명의 어린이배우를 직접 캐스팅하고, 각자의 캐릭터에 이름과 서사를 부여하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름도 없이 앉아서 사용되고 소모되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다”며 “실제 동창의 이름을 가져와 그 친구들에게 붙여줬고, 성격이나 친구들과의 관계 등을 정리해 보내줬다. (어린이 배우들에게)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그래야 현장이 즐거울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반장선거’는 래퍼 마미손이 OST에 참여해 더욱 리드미컬하고 독창적인 매력을 뽐낸다. ‘힙합’을 택한 이유에 대해 “‘아이들은 순수하다’처럼 그들을 규정하는 시선과 관념을 비트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힙합 음악이 버무려지면 이상하면서도 비틀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매 작품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는 박정민에게 ‘언프레임드’ 프로젝트는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박정민은 “반성”이라며 “20대 초반 무슨 단편 영화를 찍겠다고 돌아다녔나 싶더라.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구나 생각하게 됐다. 또 연출자로서 책임감의 무게가 엄청난 것이라는 걸 느꼈고, 지나온 나의 모든 순간을 반성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세상에 나쁜 감독은 없다”며 “모든 감독님들에게 존경을 표하는 바이고, 앞으로 감독님의 말씀을 충실하게 듣겠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손석구가 연출한 ‘재방송’ 스틸컷. /왓챠
손석구가 연출한 ‘재방송’ 스틸컷. /왓챠

◇ ‘재방송’ 손석구 “30대 가장 잘한 선택” 

손석구는 결혼식장에 동행하게 된 이모와 조카의 성가시고, 애틋한 하루를 그린 로드무비 ‘재방송’으로 시청자를 찾는다. ‘감독’ 손석구는 보편적이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빛나는 한순간을 포착한 것은 물론, 생생하게 살아있는 대사 곳곳에 유머를 더해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작품을 완성했다. 

손석구는 “우연히 결혼식장에서 이모와 조카 사이인 두 사람이 약간은 소외된 모습으로 식을 지켜보는 모습을 봤다”면서 “한복을 입은 어르신과 아직 자아가 확립이 안 된 것 같은 청년, 그 둘의 언밸런스한 관계성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에 연출을 하게 됐다”고 ‘재방송’의 시작을 밝혔다. 

‘재방송’은 임성재와 변중희, 두 주연 배우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와 ‘케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임성재는 투덜대지만 미워할 수 없는 조카 수인 역을 맡아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를 선보이고, 변중희는 가슴속에 말 못 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이모 역할을 소화하며 친근하고 정감 가는 매력을 보여준다. 실제 이모와 조카 같은 두 사람의 연기 앙상블은 때로는 성가시지만 애틋한 모습으로 웃음과 감동을 안긴다. 

손석구는 “우리 주변에 있는 인물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캐스팅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두 배우(임성재와 변중희)가 워낙 연기를 리얼하게 하는 분들이라, 보면서 경탄을 했다. 감독이 연기를 잘하는 배우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걸 느꼈다”고 임성재, 변중희의 열연에 만족감을 표했다. 

오래전부터 연출의 꿈을 키웠다는 손석구는 “10년 전에 단편 연출을 해보고 싶었는데, 준비하다가 자신이 없어서 포기한 적이 있다”며 “포기한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이번 도전을 통해 그래도 하면 된다는 걸 깨닫게 됐다. 의미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30대 한 선택 중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20대 연기를 선택했던 것처럼, 30대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게 제일 잘한 선택인 것 같다”는 진심을 전했다.  

최희서가 연출한 ‘반디’ 스틸컷. /왓챠
최희서가 연출한 ‘반디’ 스틸컷. /왓챠

◇ ‘반디’ 최희서 “선물 같은 작품” 

최희서는 지금껏 말하지 못했던 특별한 비밀을 알려주기로 결심한 싱글맘 소영(최희서 분)과 아홉 살 딸 반디(박소이 분)의 이야기를 그린 ‘반디’로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특히 연출과 연기까지, 1인 2역을 소화한 것은 물론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통해 엄마와 딸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박소이와 모녀로 재회해 한층 깊어진 호흡을 보여준다.

최희서는 3년 전 시작했지만 완성하지 못한 이야기가 박소이를 만난 후 용기를 얻어 세상에 나오게 됐다고 밝히면서 “싱글맘과 딸의 이야기가 다루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없다면 내가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또 “우리에게 굉장히 어렵고 무거운 이야기이더라도 아이의 눈높이에서는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손석구 역시 ‘반디’에 대해 “아이의 눈망울이 화면 가득히 보일 때, 그 한 장면 만으로도 이 작품을 본 가치가 있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며 “힐링이 되는 작품”이라고 소개해 기대감을 더했다.  

최희서는 ‘반디’를 두고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선택을 받는 입장이었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었다.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고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시작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찍으면서 (박)소이가 10년, 20년 후에 이 영화를 보면서 과거로부터 온 선물이라고 느꼈으면 했다”며 “기억될 수 있는 선물을 소이에게 주고 싶다”고 덧붙여 훈훈함을 안기기도 했다. 

이제훈이 연출한 ‘블루 해피니스’ 스틸컷. /왓챠
이제훈이 연출한 ‘블루 해피니스’ 스틸컷. /왓챠

◇ ‘블루 해피니스’ 이제훈 “이 시대 청춘의 이야기, 공감되길” 

이제훈은 ‘블루 해피니스’를 통해 지금을 살아가는 청춘의 얼굴을 담는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을 마주한 채 평범한 삶을 꿈꾸는 취준생 찬영(정해인 분)이 아무리 애써도 쉬이 잡히지 않는 행복을 좇는 이야기를 그렸다. 

연출뿐 아니라, 기획‧제작에도 참여한 이제훈은 “공동으로 설립한 하드컷 회사를 통해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배우들이 연출한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언프레임드’ 프로젝트를 하게 됐다”며 “이렇게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개무량하다. 함께해 준 감독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청춘’을 이야기한 것에 대해서는 “요즘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것에 열광적이고 무엇에 빠져있는지에 대해 키워드를 나열해봤다”며 “단편 영화이다 보니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부분은 걷어내고 하나에 집중하게 됐는데, 그러면서 현실을 살고 있는 청춘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블루 해피니스’는 정해인부터 이동휘, 탕준상까지, ‘대세’ 배우들이 함께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제훈은 정해인을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보여줬는데 하겠다는 이야기에 정말 신이 났다. 캐스팅하면서 잠을 설치고 조마조마하는 감독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이제훈은 “모두 부자가 되고 싶고 돈도 많이 벌고 싶어 한다. 또 그것을 통해 행복을 좇는다”면서 “하지만 과연 그게 맞는 선택인지 이 작품을 통해 공감하고 고민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언프레임드’는 오는 8일 왓챠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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