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영입하자 더불어민주당이 다소 긴장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킹메이커’라고 불리는데, 그의 합류로 선거 국면이 변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민주당에서는 7일 김 위원장과 관련한 ‘견제성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 민주당, 이재명-김종인 구도 설정

민주당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봐도 ‘이재명 대 윤석열’의 대결이 아니고 ‘이재명 대 김종인’의 대결로밖에 안 보인다”며 “윤석열 ‘노 룩’(No look, 안 보임)이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존재감이 김 위원장에 때문에 가려졌다는 지적으로, 후보가 돋보이지 않는 상대 진영을 평가절하한 것이다. 

선대위 정무실장인 윤건영 의원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관계자)이 온존한 상태에서는 그들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며 “제2, 제3의 윤핵관 사태는 반드시 벌어질 수밖에 없다. 원인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정치경험이 부족한 윤 후보가 측근에게 휘둘릴 것이라는 의미이며, 윤 후보가 ‘윤핵관’으로 인해 이준석 대표나 김 위원장과 갈등을 또 다시 빚을 수 있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민주당이 김 위원장을 고리로 윤 후보의 정치 경험 부족과 존재감 없음을 지적하는 이유는 ‘이재명 대 윤석열’ 구도로 끌고 가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낸 이 후보는 경험 및 정책 면에서 윤 후보를 앞설 수는 있으나, 윤 후보의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이 ‘킹메이커’ 김 위원장의 그림자에 가려져 이 후보의 장점이 부각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윤 후보가 김 위원장 뒤에 ‘숨어 있다’고 맹공하며 이 후보와 윤 후보의 ‘1대 1 토론’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인 박용진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후보의 토론 실력을 두고 “축구로 치면 빗장수비, 권투로 치면 클린치 작전”이라며 “실력도 없는 사람이 무조건 빗장수비 한다고 질질 끌면 그거를 침대축구라고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아울러 윤 후보의 존재감과 관련한 메시지는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을 ‘갈라치기’ 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후보가 중심이 돼야 하는 대선 국면에서 후보는 가려지고 김 위원장이나 이 대표 등이 전면에 부각되는 상황을 강조하면, 국민의힘 지지층이 이완될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다만 민주당의 이같은 맹공에서 ‘킹메이커’라 불리는 김 위원장이 국민의힘에 합류한 것에 대한 긴장감도 읽혀진다. 김 위원장은 중도층 공략과 판세 분석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는 데 힘을 보탠 바 있다.

박용진 의원은 “민주당의 작전은 (김 위원장이) 어차피 국민의힘 선대위와 결합하실 것 같은데 최대한 늦춰보자는 그런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만큼 김 위원장의 국민의힘 선대위 합류는 민주당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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