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개인 페이스북 계정으로 본인의 정책을 설명하는 것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사위크=서예진·이선민·권신구 기자  페이스북은 유튜브와 달리 지난 19대 대선에서도 적극 활용됐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올해 6월 기준으로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는 1,371만명에 달한다. 2020년 21대 총선 유권자가 4,400만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유권자의 3분의1 가까이가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셈이다. 아울러 페이스북은 긴 글과 짧은 글을 모두 쓰고 읽을 수 있는 SNS이므로, 후보의 정책과 가치관을 드러내기 쉬운 플랫폼이기도 하다. 

◇ 이재명, 페이스북 통해 메시지 직접 전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다양한 SNS를 운영하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외에 개인 페이스북, 페이스북 페이지, 트위터, 블로그 등을 운영 중이다. 다양한 SNS를 운영하면 똑같은 내용들이 반복될 수밖에 없지만 각 SNS의 특징에 맞춘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가장 활발하게 이 후보의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SNS는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 내에서도 개인 계정과 페이스북 페이지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이 후보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나 정책 등의 내용은 개인 계정에 대체로 올라오고,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일정과 가짜뉴스 해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후보의 페이스북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은 ‘이재명의 합니다_소확행 공약’이다. 12월 31일을 기준으로 35개까지 올라온 소확행 공약은 주에 2~3회 정도 게재된다. 이 후보가 국민과 약속하는 내용으로 ‘공공산후조리원 대폭 확충으로 산모, 아기 모두 안심하고 돌보겠다’, ‘학업에 더 전념하도록 학자금 대출제도를 개선하겠다’ 등을 다루고 있다.

페이스북의 특성상 긴 글을 쓸 수 있고, 사용자들도 사진보다는 글을 읽고 댓글을 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지 정책을 설명하는 게시물과 국민에 띄우는 편지와 같은 게시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 상대방을 직접 비판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민주당 페이스북에 선대위 대변인의 이름으로 올라오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한 날 선 비판과는 다른 모습이다. 윤 후보를 토론에 끌어내기 위한 게시물도 있다. 토론을 피하고 부정적인 반응을 하는 윤 후보를 직접 비판하기 보다는 ‘토론의 힘’이라며 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해 토론을 권유하는 글을 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페이스북 외에 트위터와 블로그도 활용하고 있었지만, 페이스북에 비해서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 않았다. 특히 트위터는 대체로 일정 알림을 하는 역할에 그쳤으며, 링크를 통해 다른 SNS로 넘어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블로그는 가장 많은 글이 올라오고 있었지만, 아카이빙의 형태를 택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이 후보가 받아온 상, 이뤄낸 성과, 소년공 시절의 이야기, 웹자서전, 언론인터뷰, 개인적 메시지 등 다른 SNS에 올라오는 모든 게시물이 잘 정리돼 업로드 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페이스북은 주로 후보의 생각을 전달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각종 현안과 정책 등에 대한 내용을 고스라이 담고 있다. /윤석열 페이스북 갈무리

◇ 윤석열, ′정권 비판′ 메시지 전달에 집중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6월 29일 정치 참여 선언을 하는 동시에 공식 페이스북을 개설했다.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자주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SNS를 시작했다”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물론 순탄치만은 않았다. 개설한 지 한 시간 만에 페이스북 계정이 폐쇄되는 등 굴곡을 겪기도 했다.

정치 참여 후 그가 페이스북을 활용하는 기조는 정치 행보의 ‘소회’를 담는 용도였다. 지난 7월 27일 부산 방문 이후 “부산은 제가 학창 시절부터 자주 찾는 곳”이라며 “늘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길 거 같은 기대와 설렘을 주는 곳”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윤 후보의 페이스북은 일종의 ‘방어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경선 과정에선 ‘윤석열’이라는 페이스북 계정 이외에도 ‘윤석열 국민캠프 법률팀’이라는 별도의 페이지를 운영하기도 했다. 네거티브 전략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 후보로 결정된 이후에는 이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 활용법은 대선 후보로 결정이 된 이후엔 보다 확장됐다. 자신의 현안과 정책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방점이 찍히면서다.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정권 교체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데 메시지는 집중됐다. 그가 최근 올린 ‘문재인 정부는 참 나쁜 정부’, ‘정치 사찰 공수처, 이대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 본질은 선전’ 등의 글은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단편이다.

이러한 토대를 바탕으로 자신의 정책적 기조를 설명하기도 한다. 윤 후보는 ‘국민 누구나 따뜻하고 깨끗한 집에서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글을 통해 주거 약자에 대한 부동산 정책을 소개했다. ‘당선 즉시 흉악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겠다’는 메시지도 그가 강조해온 ‘약자와의 동행’, ‘안전’ 등 행보와 맞물려 있다.

윤 후보는 직접 공식홈페이지를 활용한 소통에도 나섰다. ′인간 윤석열′이라는 메뉴를 통해 본인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사진을 게시해 뒀다. ′어디서든 말해요′라는 메뉴에선 지지자들의 메시지를 모았다. 아울러 블로그를 통해선 카드뉴스 등을 활용해 후보의 공약과 정책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 정책 설명 공통점, 차이점은 비판 메시지

페이스북은 글을 중심으로 한 SNS이다보니 두 후보 모두 사진이나 영상보다는 텍스트에 집중한 모습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에 이 후보는 ‘이재명의 합니다_소확행 공약’이 가장 눈에 띄었고, 윤 후보는 ‘약자와의 동행’, ‘안전’ 등 행보와 맞물린 정책 설명에 집중한 모양새다. 

두 후보 모두 글을 올리면 한 게시물 당 ‘좋아요’ 수는 몇천 단위를 기록한다. 유튜브는 소위 ‘알고리즘의 축복’을 받아 시청하지 않더라도 추천 영상에 뜰 수 있으나, 페이스북은 친구 혹은 팔로우를 한 이들에게만 게시물이 노출되므로 양쪽의 좋아요 수는 비등비등하다. 

다만 두 후보의 페이스북은 차이점도 있다. 이 후보는 여당 후보임을 의식한 듯, 날선 논평을 주로 하는 민주당 페이스북 계정과는 달리 윤 후보를 직접 겨냥한 글은 의외로 거의 없었다. 본인을 향한 ‘뇌물 증거 편지가 있다’는 등의 의혹에도 “흑색선전 정치공작하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 선대위, ‘행위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걸 명심하시기 바란다”는 짧은 글을 남길 뿐이었다. 혹은 토론을 권유하는 글만 있을 뿐이다. 후보는 철저히 네거티브 전략을 쓰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반면 윤 후보의 페이스북 계정을 살펴보면 메시지가 ‘정권교체’에 방점을 찍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메시지도 자주 올라오며, 이같은 내용의 메시지는 상대 후보 비판 메시지보다 빈도수가 높다. 최근 윤 후보가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를 직접 비판하는 내용은 ‘정책 말 바꾸기’ 정도에 그친다. 아무래도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를 계승하겠다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데다, 정권심판 여론에 힘입어 선거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메시지가 자주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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