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 케이지할리스에프앤비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새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케이지할리스에프앤비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종현 케이지할리스에프앤비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 대표는 회사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구원투수 격으로 지난해 11월 투입된 인사다. 커피업계의 시장 상황이 올해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경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할리스, 최근 2년간 실적 고전… 이종현 대표 돌파구책 주목 

케이지할리스에프앤비는 커피프랜차이즈 브랜드인 할리스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올해로 출범 24주년을 맞은 할리스는 1998년 국내 최초 에스프레소 커피전문점으로 시작해 커피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외형을 불려온 곳이다.

특히 할리스는 2020년 9월에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지난해 3월엔 브랜드 전략에 대대적인 변화를 맞았다. 기존의 로고와 브랜드명에서 ‘커피’를 떼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새롭게 거듭나겠다고 밝힌 것이다. 현재의 커피숍이 단순히 커피를 마시고 대화를 하는 공간을 넘어, 공부, 식사 등 다양한 일상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점을 주목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할리스는 이러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도 발표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새 수장체제를 맞이했다. 할리스의 신임 수장으로 이종현 대표이사가 새롭게 선임됐다. 2020년 11월부터 1년간 회사를 이끌어오던 신유정 전 대표는 취임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신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에이블씨엔씨 브랜드전략부문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이 대표의 선임 배경과 관련해 할리스 측은 “시장에 대한 전략적인 안목과 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할리스의 대내외적 성장을 이끌 최적임자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이종현 대표이사는 KG그룹 계열사인 KFC에서 CFO(재무 책임자)와 CMO(마케팅 책임자) 역임한 인사다. 

이 같은 수장 변화의 배경을 놓고 업계에선 다양한 관측이 오간 바 있다. 특히 최근 실적 부진과 경영환경 악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할리스는 2019년까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오다가 2020년부터 실적이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2020년 할리스의 매출액은 1,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76.3%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할리스는 2020년 12억원의 당기손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90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 같은 부진엔 코로나19 여파가 적잖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커피업계는 2020년부터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영업상에 제한을 받는 등 타격을 입었다. 또 코로나19 이후 국제 물류비 등이 상승하면서 제반비용 부담도 늘어났다. 할리스 역시, 이 같은 시장 여건 악화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할리스는 작년에도 힘겨운 한 해를 보냈을 것으로 보인다. 할리스의 대주주인 KG이니시스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할리스는 작년 3분기까지 매출 855억원, 순이익 3억7,237만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할리스는 작년 1분기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다가 2분기 들어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2019년도 실적과 비교하면 수익 규모는 저조한 수준이다.

◇ 결국 가격 인상 결정… 수익성 개선 분주한 할리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종현 대표이사의 어깨는 무겁다. 올해도 커피업계는 녹록지 않는 영업 환경을 마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데다 원부자재 및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원가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국제 원두가격은 작년 4월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커피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커피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 커피점 1위인 스타벅스코리아는 올해 1월 13일부터 일부 음료에 대한 가격 인상을 결정한 바 있다.

할리스 역시, 최근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할리스 관계자는 본지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최근 원재료 가격 등의 상승으로 8년 만에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좋은 서비스와 품질로 소비자에게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할리스 측은 가격 인상 시기와 제품별 가격 인상폭에 대해선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만큼 민감한 이슈다. 가격 인상이 단행되는 만큼 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부담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취임 당시 “단기간의 정성적 확장보다는 내실 있게 성장하는 브랜드 전략을 가져가고자 한다”며 “매장 수가 가장 많은 브랜드가 아닌, ‘폐점률 낮은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 “디저트와 델리 메뉴를 강화하고,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한 차별화된 굿즈 개발에 주력하며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할리스를 경험하는 기회를 높이고 있다”며, “할리스가 쌓아온 가치와 고객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비전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성공적인 도약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할리스는 최근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뷰티 굿즈인 ‘할리스 레드 벨벳 립’을 공개했다. 커피업계에서 뷰티 굿즈를 내놓은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선 이를 놓고 할리스가 뷰티사업을 진출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됐지만 할리스 측은 이를 부인했다.

할리스는 “뷰티사업이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며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사와 트렌드를 반영해 테이블웨어, 캠핑, 조명 굿즈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굿즈를 출시하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연 이 대표가 업황 위기를 딛고 할리스의 재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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