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프랜차이즈 기업인 맘스터치가 자진 상장폐지 추진을 선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햄버거 프랜차이즈 기업인 맘스터치가 ‘자진 상장폐지 추진’을 선언했다. 외식기업 상장사가 자진 상장폐지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맘스터치, 상장폐지 위한 공개매수 결정에 업계 술렁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맘스터치와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20일 공시했다. 

총 공개매수 대상 주식은 1,608만주(15.8%)다.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1,179만8,185주(11.59%)를, 맘스터치가 428만8,987주(4.21%)를 각각 공개매수할 예정이다. 공개매수 기간은 1월 20일부터 2월 15일까지이며, 취득 가격은 주당 6,200원이다.

현재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맘스터치의 주식 6,871만6,080주(67.49%)를, 맘스터치는 자사주 1,701만4,279주(16.71%)를 보유하고 있다. 예정대로 공개매수가 성공할 시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79.08%를, 맘스터치는 20.92%를 보유하게 된다. 즉 지배주주 및 회사가 100%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상장 규정상 대주주가 상장 주식의 95% 이상을 확보하게 되면 상장폐지가 가능하다. 맘스터치 측은 “공개매수의 목적은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절차와 방법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대상회사에 대한 자발적 상장폐지를 하고자 하는 데 있다”며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엔비홀딩스 소액주주들이 공개매수 응모를 통해 시가 대비 프리미엄이 반영된 공개매수 금액으로 투자회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공개매수 기간 중에 인지도 제고를 위한 제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개매수자가 계획한 대로 대상회사의 자진 상장폐지가 진행되더라도 소액주주들은 상장폐지 이후 6개월간 부여되는 장외매수기간 동안 공개매수와 동일한 가격에 회사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맘스터치는 증시에 입성한 지 6년 만에 자진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맘스터치는 2004년 설립된 햄버거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고속 성장세를 거듭한 뒤, 2016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종목이다. 상장 당시 상장명은 ‘해마로푸드서비스’였다. 맘스터치는 2019년 말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에 경영권이 매각되면서 새로운 대주주를 체제를 맞이한 바 있다. 현 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외식업계를 덮친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내왔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217억원으로 4.4% 증가했다. 최근 1년간 주가도 상승세를 보여 왔다. 공개매수 공시가 뜨기 직전일인 지난 19일 주가(종기기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9% 가량 올랐다.

이처럼 매출과 주가가 모두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 갑작스럽게 자진 상장폐지 추진을 선언하자 주식시장 및 관련 업계는 술렁이는 모습이다. 그 배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 “외부 개입 최소화, 본업 집중”… 점주와 갈등 영향 미쳤나 

맘스터치 측은 자진 상장폐지 추진 배경에 기업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상장사 특성상 많은 주주들의 관심을 받다보니 부정적인 이슈가 생길 때마다 가맹점주님들이 동요하고 매출과 수익성에서도 영향을 줬다”며 “이에 외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프랜차이즈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맘스터치는 최근 몇 년간 실적 부문에서 양호한 흐름을 보인 것과 달리, 각종 잡음으로 바람 잘날 없는 날을 보내왔다. 대주주가 바뀐 뒤, 노동조합 측과 임금단체협약 등을 놓고 갈등을 벌인 데 이어, 지난해엔 가맹점주와의 갈등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가맹점주와의 갈등 문제는 지난해 3월 맘스터치 상도역점 점주인 황모 씨가 “본사의 원재료 가격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맘스터치 가맹점주 협의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본사 측이 협의회 활동을 방해하고 부당한 물품공급 중단 및 계약해지를 가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본격화됐다. 

이에 대해 맘스터치 측은 “해당 조치는 가맹점주의 계약 위반에 따른 것”이라며 “해당 가맹점주는 가맹점주들에게 가맹본부가 가맹점의 이익을 도외시해 가맹점주님들의 경영이 악화됐다‘ 등의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 본사가 수차례 시정을 요구했지만 이를 묵살해 불가피하게 계약 해지 조치를 취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갈등은 현재 법적 다툼으로 비화된 상태다. 맘스터치는 최근 가맹점주들의 단체 결성 활동을 방해한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도 받은 바 있다. 

이 같은 잇단 부정적인 이슈가 맘스터치의 자진 상장폐지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맘스터치는 비상장사로 되돌아 갈 시, 회사의 주요 경영상 정보를 세밀하게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가맹점주와 노조 측이 공시한 경영정보를 근거로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이번 자진 상장폐지를 놓고 대주주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사모펀드는 통상 기업 인수 후, 5년 이내에 엑시트를 추진한다. 지분 매각 과정에서 가격을 유리하게 형성하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한편 상장폐지 추진 발표 후, 맘스터치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20일 맘스터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88%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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