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효주가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로 돌아왔다. /BH엔터테인먼트
배우 한효주가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로 돌아왔다. /BH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한효주가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로 돌아왔다. 스크린 컴백은 ‘인랑’(2018) 이후 4년 만. 해적 단주 해랑으로 분한 그는 다채로운 액션부터 강인한 리더로서의 면모까지,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로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왕실 보물의 주인이 되기 위해 바다로 모인 해적들의 스펙터클한 모험을 그린 작품으로, 2014년 여름 개봉해 866만 관객의 선택을 받았던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후속작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랜만에 관객을 찾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이자, 인기 시리즈의 새로운 이야기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해적: 도깨비 깃발’은 지난 26일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침체된 국내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효주는 극 중 바다를 평정한 해적선의 주인 해랑을 연기했다. 해랑은 강인한 리더십과 카리스마, 중단검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유려한 무술 실력으로 명성이 자자한 해적 단주다. 냉철한 판단력을 가졌지만 한 배에 올라탄 해적 단원들을 가족처럼 챙기고, 위험한 일에는 누구보다 먼저 나서는 용기와 따뜻한 인간미를 지닌 인물이다. 

해랑으로 분한 한효주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당차고 강인한 모습부터 인간적인 면모까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완성한 것은 물론, 검술과 수중 액션 등 다채로운 액션을 무리 없이 소화한다. 다만 그동안 시도하지 않은 발성과 억양 등으로 다소 낯설다는 반응과 함께 호불호가 갈리고 있지만, 또 한 번의 도전을 해냈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해적: 도깨비 깃발’에서 해적 단주 해랑으로 분한 한효주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해적: 도깨비 깃발’에서 해적 단주 해랑으로 분한 한효주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한효주는 해랑을 보다 더 매력적인 인물로 완성하고자 오랜 기간 액션 훈련부터 발성 연습까지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시사위크>와 만난 그는 “잘하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했다”며 “처음 보는 모습이라 어색하게 느낄 수 있지만 노력한 만큼 잘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큰 사랑을 받았던 ‘해적’의 새로운 시리즈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어떤 마음으로 작품을 택했나. 
“오랜만에 영화로 인사를 드리게 돼서 떨리고 설레고 부담도 되고 여러 복합적인 마음이다. 한편으론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작품이 ‘해적: 도깨지 깃발’이라 좋기도 하다. 굉장히 유쾌하고 즐거운 영화고, 온 가족이 어렵지 않고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찾아뵙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전작에 대한 부담은 있었지만, 그래도 마음은 덜 무거웠다. 시나리오도, 같이 하는 배우들도 좋아서 함께 하면 즐겁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예상대로 현장도 즐거웠다.” 

-전편에서 여성 해적 단주였던 여월(손예진 분)과의 비교도 불가피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사랑을 많이 받은 작품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다. 전편의 명성과 캐릭터에 누가 되지 않게 잘 만들어야겠다는 고민이 많긴 했다. 그렇지만 손예진 선배가 만든 여울이라는 캐릭터도 매력적이고, 내가 워낙 좋아하는 선배라 그 뒤를 이을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해적: 도깨비 깃발’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한효주. /BH엔터테인먼트
‘해적: 도깨비 깃발’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한효주. /BH엔터테인먼트

-전편과 다른 ‘해적: 도깨비 깃발’만의 차별화된 매력을 꼽자면. 
“전작에서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독립적인, 새로운 이야기다. 전편을 보지 못했어도 새롭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영화다. 또 주연배우가 도드라지게 보이는 영화가 아니라는 점도 좋다. 모든 캐릭터들이 다 살아 움직인다. 캐릭터들의 ‘케미스트리’가 어우러져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는데, 스스로에 대한 만족도가 궁금하다. 
“우선 노력한 만큼 액션이 시원시원하게 잘 나온 것 같아서 액션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해랑의 말투나 비주얼에 대해 고민을 하고 만들었는데,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긴장되기도 한다. 영화 초반에는 처음 듣는 목소리다 보니 어색하게 느끼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전체적으로 즐기면서 촬영했고, 의도하고 연습해서 만든 캐릭터이기 때문에 좋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캐릭터 구축 과정은. 
“잘하고 싶었다. 해랑 캐릭터도 잘하고 싶었고, 액션도 시원시원하게 참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그래서 욕심이 났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스턴트 훈련을 빨리 시작하자고 부탁해서 길게 훈련을 했다. 기본 훈련부터 시작해서 몸에 익힐 정도로 열심히 했다. 와이어 액션도 연습해놓으면 유용할 것 같아서 날을 잡아서 와이어 액션만 따로 훈련하기도 했다. 수중 훈련을 하기도 하고, 다양하게 훈련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발성 연습도 했다. 단주라는 설정 때문에 큰 목소리를 낼 때가 많을 것 같아서 따로 시간을 내서 발성 연습을 하기도 하고 촬영장에 가는 아침마다 연습을 하면서 목소리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했다. 현장에서 우왕좌왕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준비했다.”  

-해랑의 억양이나 말투는 어떻게 잡아갔나. 
“단주로서 이야기할 때와 단주를 내려놓은 일상 속 말투, 또 무치 앞에서의 말투를 구분해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변주를 통해 캐릭터의 복합적인 모습이나 매력을 표현하고 싶었다.” 

어느덧 데뷔 18년 차가 된 한효주. /BH엔터테인먼트​
어느덧 데뷔 18년 차가 된 한효주. /BH엔터테인먼트​

-‘해적: 도깨비 깃발’ 팀은 유독 끈끈한 팀워크가 느껴진다. 이유가 무엇일까. 
“나도 궁금하다. 왜 이렇게까지 끈끈하고 마음이 가는 건지, 왜 이렇게까지 애정이 담기는 건지… 정이 정말 많이 들었다. 촬영 끝나는 날 펑펑 울었다. 너무 아쉬워서. 다른 작품에서도 만날 수 있고 앞으로도 볼 건데, 촬영이 끝나는 게 그렇게 아쉽더라. 모두 각자의 캐릭터로서 즐겁게 촬영했다. 마지막 촬영 날 눈물을 흘린 작품은 오랜만이었다.” 

-코로나19 시국에 개봉을 하게 됐다. 달라진 환경 속 관객을 만나는 기분은. 
“이런 시국이 나도 조금 당황스럽긴 한데, 많은 분들이 그렇게 느끼실 것 같다. 다행히 나는 배우로서 어려운 시국 속에서도 쉬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었다. 쉼 없이 작품을 찍고 또 개봉할 수 있게 돼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지금 개봉하지 못한 한국영화들이 굉장히 많다고 들었다.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해적: 도깨비 깃발’이 한국영화 개봉에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지개를 켜주고 숨을 터줄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자주 찾고 즐길 수 있는 게 영화였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해 아쉽다. 하지만 곧 나아질 거라는 바람이 있고, 모두가 조금만 더 잘 버텼으면 좋겠다.”

-어느덧 데뷔 18년 차가 됐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며 느끼는 변화가 있다면.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오는 안정감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 배우로서도 그렇고, 개인으로서도 그렇고, 참 좋은 시기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배우로서는 현장에서 이제 조금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느낌이 든다. 늘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여유 없이 역할에 임해 왔다면, 지금은 만들어가는 재미를 같이 느끼고 있다. 하나씩 천천히 색을 칠해가는 재미와 여유가 생긴 것 같아서 이제 진짜 일하는 게 재밌다. 요즘 정말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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