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니싱: 미제사건’으로 뭉친 (왼쪽부터) 유연석‧박소이‧예지원‧최무성.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으로 뭉친 (왼쪽부터) 유연석‧박소이‧예지원‧최무성.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사용하는 언어는 다르지만 ‘영화’라는 공통 언어가 있어 서로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드니 데르쿠르 감독)

8일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감독 드니 데르쿠르) 라이브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예방을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가운데, 배우 유연석‧박소이‧예지원‧최무성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연출자 드니 데르쿠르 감독 역시 화상 연결을 통해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 

‘배니싱: 미제사건’은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신원 미상의 변사체가 발견되고, 사건을 담당하게 된 형사 진호(유연석 분)와 국제 법의학자 알리스(올가 쿠릴렌코 분)의 공조 수사로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을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범죄 스릴러다.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두 번이나 초청된 바 있는 프랑스 드니 데르쿠르 감독을 필두로 국내외 제작진이 공동 제작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됐고, 배우 유연석과 할리우드 배우 올가 쿠릴렌코가 주인공으로 나서 기대를 더한다. 

이날 드니 데르쿠르 감독은 “프로젝트 제안을 받고 두 번 생각하지 않고 하겠다고 답했다”며 “믿을 수 없이 좋은 기회였다”고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 세계에서 한국을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모두가 원하는 모델이 돼가고 있다”며 “한국의 유명한 배우들과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당연히 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배니싱: 미제사건’은 그동안 스크린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법의학’이라는 소재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를 바탕으로 예측 불가 전개와 긴장감 넘치는 인물 간의 심리 묘사로 웰메이드 범죄 스릴러의 탄생을 예고, 기대를 모은다.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을 연출한 드니 데르쿠르 감독.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을 연출한 드니 데르쿠르 감독.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드니 데르쿠르 감독은 “범죄 스릴러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이를 한국 영화로 풀어내면서 한국인이 아닌 사람으로서 문화적인 측면을 섞어가며 범죄물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주안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또 한국영화 ‘추격자’와 ‘살인의 추억’을 참고했다면서 “참고하는 과정에서 자칫 잘못하면 클리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한국 배우, 제작진과 소통의 어려움은 없었을까. 이에 대해 드니 데르쿠르 감독은 “실제 말하는 언어는 다르지만 ‘영화’라는 공통의 언어를 갖고 있다”며 “모두의 공통 언어가 있어 서로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보디랭귀지나 표정을 통해 많은 감정을 표현했기 때문에 서로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충무로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도 빼놓을 수 없는 기대 포인트다. 유연석과 올가 쿠릴렌코를 필두로 예지원‧최무성‧박소이 등이 신선한 시너지를 예고한다. 특히 드니 데르쿠르 감독은 한국 배우들과의 협업에 “철저히 준비해오는 모습을 보며 정말 감동했다”면서 “그만큼 배우들에게 자유를 줬고, 많은 의견을 나누며 촬영했다. 유머가 있는 현장이었다. 즐겁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촬영해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배니싱: 미제사건’에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유연석.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배니싱: 미제사건’에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유연석.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유연석은 미제사건의 수사를 맡아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는 형사 진호로 분한다. 날카로운 촉으로 거대한 범죄 조직의 뒤를 쫓는 카리스마를 지는 인물로, 3개 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국제 공조 수사를 이어가는 수준급 언어 실력까지 겸비한 형사다. 유연석은 이번 작품을 통해 글로벌 배우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전망이다. 

유연석은 “드니 데르쿠르 감독이 기존 한국영화에서 많이 봐왔던 익숙한 형사의 모습이 아니길 바랐다”며 “호감 가는 이미지의 형사 모습이길 원해서 외적으로 거칠게 보이는데 치중하지 않았고, 외국 법의학자와 소통하는데 문제가 없는 엘리트적인 형사의 모습을 그려내려고 노력했다”고 전해 색다른 형사로서의 모습을 기대하게 했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 본드걸 카밀 역으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은 올가 쿠릴렌코는 미제사건 해결의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는 국제법의학자 알리스를 연기한다. 알리스는 국제 심포지엄의 연사로 나서는 유능한 국제법의학자로, 남몰래 숨겨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인물이다. 올가 쿠릴렌코는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할 예정이다. 

올가 쿠릴렌코와 호흡을 맞춘 유연석은 “촬영 시기에 코로나19가 시작돼서 한국에서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했는데, 그 모든 것을 이기고 2주간의 격리까지 견뎌가며 촬영해준 모습 자체가 멋지고 고마웠다”고 칭찬했다. 또 “그녀가 감독, 스태프들과 소통하고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왜 글로벌적으로 사랑받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와 올가 쿠릴렌코가 함께 하는 모습 역시 신선한 그림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여 기대감을 더했다. 

예지원도 함께 한다. 알리스의 동시통역사 미숙 역을 맡아 수준급 불어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여기에 장르를 불문하고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최무성과 실력파 어린이배우 박소이가 합세해 풍성한 재미를 예고한다. 

예지원은 미숙에 대해 “있는 듯 없는 듯 그림자처럼 있는 여자”라며 “말할 수 없는 큰 비밀이 있다”고 전해 호기심을 자아냈다. 불어 연기를 펼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캐스팅 제안을 받고 축제였다”며 “드디어 꿈을 이뤘다며 주변에서도 많은 축하와 응원을 보내줬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전문적인 통역사 역할을 소화하기란 쉽지 않았다고. 예지원은 “내가 얼마나 자만하고 있었는지 깨닫고 반성하는 시간이었다”며 “시나리오를 공부하면서 바로 걱정에 휩싸였고 나의 한계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 대사는 물론 상대방의 대사와 지문까지 외울 정도로 반복해서 시나리오를 봤다”며 “열심히 노력한 만큼 이 작품을 통해 불어 수준이 높아지지 않았을까 싶다”고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음을 전했다. 

(왼쪽부터)예지원과 최무성, 박소이도 함께 한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왼쪽부터)예지원과 최무성, 박소이도 함께 한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최무성은 미제 사건의 핵심 인물인 ‘전달책’ 역을 맡아 서스펜스 범죄 스릴러의 한 축을 담당한다. 그는 “위험한 일을 하고 사건의 핵심이 되는 인물인데, 목적이 없다”며 “미스터리한 부분이 많고 끝까지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을 표현해 내야 해서 내면적으로 어떻게 담고 가야 할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영화상에서는 분명히 액티브한 사건 안에 있는 인물이라 흥미로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한 소감도 전했다. 최무성은 “드니 데르쿠르 감독은 내가 만난 감독 중 가장 젠틀했다”며 “굉장히 섬세하고 부드러운 심성을 지니고 있다. 감독을 떠나 그런 인품을 가진 분이라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극 연출을 하고 있는데, 드니 데르쿠르 감독을 보면서 저렇게 배우를 대하는 방식도 좋구나 하며 한 수 배운 것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 “언어가 달라도 영화라는 작업 안에서 작품을 만드는 일은 똑같다는 걸 느꼈다”며 “별 차이가 없더라. 역시 영화하는 사람들은 다 같구나 생각하면서 이번 작업이 놀랍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그랬다”고 덧붙여 탄탄한 팀워크를 기대하게 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담보’ 등을 통해 존재감을 뽐낸 박소이는 극 중 진호의 조카 윤아를 연기한다. 불어 연기까지 소화한 박소이는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하다 보니까 재미가 붙어서 별로 안 어려웠다”며 “재밌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끝으로 유연석은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 게임’에 이어 한국 콘텐츠가 많은 사랑 받고 있다“며 “한국에서 촬영한 작품이 글로벌하게 사랑받고 있는데, 해외 스태프들이 한국을 배경으로 촬영한 이 작품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무성도 “새로운 색감의 범죄 스릴러 영화가 탄생했다 생각한다”고 보탰고, 드니 데르쿠르 감독 역시 “재미와 감동을 주기 위해 열심히 작업한 영화”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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