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 재탄생한다. (왼쪽부터) 김동욱과 채정안, 김성규. /티빙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 재탄생한다. (왼쪽부터) 김동욱과 채정안, 김성규. /티빙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비극적 운명을 가진 인물들을 통해 학교 폭력을 비롯한 우리 사회 폭력의 기원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며 2012년 칸 영화제는 물론, 유수의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티빙 시리즈로 재탄생한다. 원작이 지닌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색다른 각색과 확장된 세계관으로 차별화된 재미를 예고, 기대를 모은다. 

티빙 새 오리지널 시리즈 ‘돼지의 왕’(연출 김대진‧김상우, 극본 탁재영)은 연쇄살인 사건 현장에 남겨진 20년 전 친구의 메시지로부터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 드라마다. 

살인마가 된 친구를 쫓아야만 하는 형사,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제3의 인물까지, 흥미로운 관계 설정과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학교에서 형성되는 계급과 갈등, 이로 인해 변모하는 인물들의 삶을 담아내며 강렬한 울림을 선사할 전망이다. 

‘돼지의 왕’이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티빙
‘돼지의 왕’이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티빙

시리즈의 제작을 맡은 이재문 제작자는 15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연상호 감독의 ‘사이비’를 드라마 ‘구해줘’로 리메이크했었다”며 “이후 ‘돼지의 왕’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해서 주저없이 제작하겠다고 했다. 또 탁재문 작가의 대본을 보고 더 의심 없이 올 수 있었다”고 ‘돼지의 왕’을 드라마화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드라마 ‘돼지의 왕’은 원작의 메시지와 거친 분위기, 그리고 고유한 결은 유지하되, 색다른 각색을 통한 확장된 세계관과 감각적인 연출, 새로운 캐릭터,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차별화된 재미를 안길 것으로 기대된다. 

탁재영 작가는 “대본을 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원작 팬들을 절대 배신하지 말자는 것과 ‘돼지의 왕’을 모르는 분들도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자는 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작이 중요하게 갖고 있는 메시지는 그대로 하면서, 원작의 20% 정도에 해당하는 성인 분량을 리부트 해 추적 스릴러 드라마로서의 재미를 강화시키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원작이 이미 피폐해진 성인들이 과거를 떠올리는 이야기라면 드라마는 끔찍한 과거를 겪은 인물들이 현재 성인의 모습으로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집중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드라마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짚었다. 

이재문 제작자도 “원작이 워낙 세고 불편하고 어두운 이야기일 수 있다”면서 “시리즈로 만드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객관화된 관찰자가 필요해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고, 원작 속 두 캐릭터가 느끼는 아이러니나 감정의 진폭을 최고치로 올려보고자 했다”며 원작과의 차별점을 꼽았다.  

‘돼지의 왕’으로 돌아온 김동욱. /티빙
‘돼지의 왕’으로 돌아온 김동욱. /티빙

김동욱부터 김성규, 채정안까지, 신선한 캐스팅 라인업도 기대 포인트다. 먼저 김동욱은 20년 전 학교 폭력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사는 황경민을 연기한다. 황경민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행복한 생활을 즐기고 있던 중 예기치 못한 일로 인해 20년 전 트라우마를 되살리게 된다.  

이날 김동욱은 경민에 대해 “가슴 아픈 사연이 분명히 존재하는 인물이고, 이 인물을 통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사회적 메시지가 전달되기 때문에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고 고민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경민이 어떤 행동을 하고 사건을 일으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 이 사람이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됐고 이 행동을 하고 나서 어떤 감정과 심리 상태일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하고자 했다”고 캐릭터 접근 과정을 전했다. 섬세한 감정 묘사와 깊이 있는 내면 연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규는 20년 전 친구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추적하는 형사 정종석으로 분한다. 정종석은 20년 전 겪었던 폭력의 기억을 떠올리고 더 이상의 살인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매 작품 자신만의 색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김성규가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얼굴을 완성할지 주목된다.  

특히 영화 ‘범죄도시’부터 ‘악인전’까지, 악랄한 ‘빌런’ 캐릭터를 소화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 김성규는 데뷔 후 첫 형사 캐릭터에 도전해 이목을 끈다. 이에 대해 그는 “형사라는 직업적인 것들도 중요했지만, 인간적인 면모에 더 집중했다”며 “20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지 고민했고, 또 친구를 쫓게 되면서 변화하는 감정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성규(왼쪽)와 채정안도 함께 한다. /티빙
김성규(왼쪽)와 채정안도 함께 한다. /티빙

채정안도 연기 인생 처음으로 경찰 연기를 선보인다. 종석의 경찰대 선배 강진아를 연기한다. 강진아는 강단 있는 원칙주의자이자 사건에 꽂히면 물불 가리지 않는 카리스마 형사다. 원작에는 없는 시리즈 오리지널 캐릭터로, 세계관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채정안은 강진아에 대해 “자신의 소신, 남들과 타협하지 않았던 전쟁 같은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외로울 수밖에 없는 인물이고, 어떤 사건이나 자극에 있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버틴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원작에 없는 인물이었는데, 해설자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청자와 함께 추리하고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재문 제작자는 “굉장히 한국적인 작품”이라며 “막연하게 해외 문법을 따라가기보다 그동안 보지 못한 느낌의 ‘새드 스릴러’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그 안에 막강한 배우들의 연기 열전이 있다”고 관람 포인트를 짚어 기대감을 높였다. 오는 18일 티빙에서 첫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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