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6세대 더 뉴 C-클래스를 국내에 출시하고 미디어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 파주=제갈민 기자

시사위크|파주=제갈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가 6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왔다. 이번에 출시된 신형 모델인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2종은 작심하고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디자인부터 사용된 소재나 인테리어, 그리고 편의장비까지 전반적으로 상품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다만, 상품성이 개선된 만큼 가격도 소폭 상승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감안해야 하는 부분으로 보인다.

◇ 2가지 외모 가진 C클래스, 같은 C인데 다른 느낌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최근 6세대 C클래스 모델 출시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5일 미디어 테스트 드라이브 행사를 개최했다.

벤츠가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C클래스는 C200 4매틱 아방가르드(이하 C200)와 C300 AMG 라인(이하 C300) 2종이다. 두 모델은 이름만 다른 것이 아니다. 생긴 모습과 실내 인테리어, 엔진 출력, 주행 성능 등에서 차이를 보여 같은 C클래스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 뉴 C-클래스는 트림별 디자인이 다르다. 이러한 점도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왼쪽은 C200 모델이며, 오른쪽이 C300 모델이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외관에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라디에이터그릴과 전면부 범퍼 하단, 휠 디자인이다. 전체적으로 C200은 부드럽고 우아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C300은 역동적이면서 스포티하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C200은 부드러운 여성미가 강조됐고, C300은 강인한 남성미가 느껴진다.

특히 C300의 라디에이터그릴은 ‘벤츠 스타 패턴’이 적용돼 가운데 큰 삼각별 외에도 작은 삼각별이 촘촘하게 새겨져 있다. 디테일에 신경을 쓴 모습이다. C200은 C300에 비해 단조로운 세로형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해 멀리서 보면 중앙의 삼각별과 좌우로 뻗은 크롬 장식만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측면이나 후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특히 후면부 디자인은 ‘벤츠 S-클래스 축소판’으로 느껴질 정도다. 5세대 모델과 크게 다른 점으로는 테일램프다. 기존에는 펜더와 범퍼 부분에 둥근 조약돌 모양으로 테일램프가 디자인됐지만, 신형 모델로 바뀌면서 S클래스처럼 역삼각형의 가로형 테일램프로 바뀌면서 후면 펜더에서 트렁크 도어까지 이어지는 분할형으로 디자인됐다. 이러한 디자인은 차체를 더 크게 보이는 효과를 주는데, C클래스에는 처음 적용됐다.

계기판과 앞유리 사이를 비교해보면 왼쪽의 C200 모델은 평평하게 설계돼 HUD가 설치되지 않았고, 오른쪽의 C300 모델에는 HUD가 탑재됐다. 스티어링휠 디자인도 다르다. / 파주=제갈민 기자

실내에서 C200과 C300의 차이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의 탑재 여부와 스티어링휠 디자인, 대시보드 마감재 차이 등을 꼽을 수 있다.

HUD 기능은 C300에만 탑재되고, C200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C300을 시승 한 후 C200을 시승을 하게 돼 C200이 상대적으로 약간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HUD를 탑재하고 운전자가 사용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것과 애초에 탑재를 하지 않아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특히나 두 모델의 디자인이 다르게 나온 만큼 C200의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소비자의 경우에는 HUD를 포기하거나, 디자인을 포기하고 추가 비용을 지불한 후 C300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 디자인은 C200이 일반적인 원형 3포크 형태로 디자인됐고 두께가 얇다. C300은 두꺼운 D컷 스티어링휠을 적용해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스티어링휠에 쓰인 가죽이나 3·6·9시 방향으로 뻗은 포크의 마감 소재도 다른데, C300에만 나파가죽이 쓰여 조금 더 고급스럽다. 패들시프트도 C300은 알루미늄 소재, C200은 검은색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 조작감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타난다.

대시보드를 덮은 가죽도 C300은 무늬가 없는 매트한 느낌의 가죽을 사용해 거친 느낌을 강조했고, C200은 가죽의 잔주름 질감을 살린 모습인데 천연가죽보다는 인조가죽처럼 느껴진다. 또한 C200에는 블랙 오픈포어 알루미늄 라인 우드트림과 하이 글로스 블랙 센터 콘솔이 조합을 이뤄 우아한 느낌을 주는 반면, C300은 카본 질감을 살린 메탈 위브 트림과 메탈 스트럭쳐 센터 콘솔을 적용해 스포티한 분위기가 강하다.

더 뉴 C-클래스 C200 실내. 1열 시트 헤드레스트 왼쪽에 설치된 레버를 누르면 헤드레스트를 앞뒤로 조절할 수 있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두 모델에 모두 탑재됐으나 루프 가운데 부분에 바가 설치된 점이 아쉽다. / 파주=제갈민 기자

전반적인 실내는 디자인은 두 모델이 동일하며, S클래스와 흡사하다. 두 모델에 모두 11.9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센터페시아에 탑재했다. 이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내비게이션과 차량 주행 모드, 공조기, 스마트폰 연결 등 차량의 전반적인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S클래스에 탑재된 2세대 MBUX(메르세데스-벤츠 유저 익스피리언스)가 그대로 적용으며, 고해상도 LCD가 사용돼 고급스러운 그래픽과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또 운전석을 향해 약 6도 정도 기울어있고, 상당히 뉘어져 있어서 시인성이 뛰어나고 조작이 편리하다. 운전석 계기판도 12.3인치 와이드 스크린이 탑재돼 실내가 완전히 디지털화 됐다.

다만, 내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 연결을 제외하고는 인터페이스를 자유자재로 조작할 정도로 익숙해지려면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공조기 조작부는 디스플레이 하단 좌우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아래로 주행모드 조절 버튼과 비상등, 주차 카메라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물리버튼이 설치됐다. 시트 열선 및 통풍 조절 버튼은 도어트림에 위치한 시트 조작부 앞쪽에 설치됐다.

더 뉴 C-클래스 C300 모델 실내. 우상단 사진은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기능으로, C300 모델에만 탑재된다. / 파주=제갈민 기자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 센터콘솔 커버 내부에는 컵홀더 2구와 작은 수납공간, 그리고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가 설치됐다.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는 다소 깊게 위치하고 있어 이용이 편리하지는 않다. 센터터널이 높게 올라와 있는 만큼 콘솔박스의 수납공간도 협소한 편이지만 덮개가 좌우로 열려 이용하기는 편리하다.

달라진 시트는 가죽으로 마감되고 1열의 경우 시트 좌우의 사이드 볼스터 볼륨을 크게 디자인해 주행 간 탑승자의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느껴진다. 헤드레스트는 디자인이 독특한데, 옆 부분의 레버를 눌러 헤드레스트를 앞뒤로 조작할 수 있다.

2열 공간은 180㎝ 신장의 성인 기준으로도 크게 부족하지 않다. 이전 세대 모델 대비 휠베이스(축간 거리)가 25㎜ 늘어나고, 1열 시트 후면부를 안쪽으로 움푹 들어가게 설계한 덕분에 2열 탑승객의 레그룸을 최대한 확보했다.

독특한 점은 2열 암레스트(팔걸이) 부분의 팝업식 컵홀더를 빼는 방식이다. 암레스트 앞쪽에 CD롬처럼 설계된 컵홀더는 한번 누르면 앞부분만 조금 돌출되고, 여기서 한번을 더 눌러야 완전히 뺄 수 있다. 다른 차량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방식의 설계다.

단점으로는 2열 승객을 위한 USB 포트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소한 부분은 신경을 쓰지 못한 것 같다.

더 뉴 C-클래스 C200 모델. / 파주=제갈민 기자

◇ ‘4륜 안정감’ C200, ‘고출력·고효율’ C300… 서스펜션은 전부 소프트

시승 행사 장소인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파주역 인근까지는 C300을, 돌아오는 구간은 C200을 탑승했다.

두 모델 모두 출력이 부족하다거나 반응속도가 더딘 문제는 없었다. 엔진은 C클래스 최초 2세대 마일드 하이브리드 2ℓ 엔진 ‘M254’, 9G-트로닉 변속기를 동일하게 탑재했으나, 세팅을 다르게 해 C200은 204마력·32.6㎏·m 최대토크, C300은 258마력·40.8㎏·m 최대토크의 힘을 발휘한다.

주행모드는 C200이 에코·컴포트·스포츠 3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추가로 인디비주얼(개별설정) 설정이 가능하다. C300은 여기에 스포츠+가 추가된다. 출력이 높은 모델임을 강조하는 점으로 보인다.

자유로와 고속도로 구간에서 주행할 때 C200이나 C300 모델 모두 가속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으면 주행 속도는 제한 속도를 넘어설 정도로 출력이 남아돈다. X영역 후반의 속도까지 가속도 가뿐하며, 특히 C200은 고속에서 속도를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도 안정적이다. 벤츠의 4륜 구동 시스템 ‘4매틱’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방음 처리도 꼼꼼하게 해 고속 주행 간 풍절음이나 노면소음, 엔진음 등 외부 소음 유입은 크지 않았다.

더 뉴 C-클래스 C300 모델. / 파주=제갈민 기자

C300도 고속 주행이나 제동 성능에서 뒤지지 않는다. C200에는 없는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면 엔진음과 배기음이 조금 달라지는 것이 느껴지는데, 방음 처리가 잘 돼 주행 간 엔진음의 실내 유입은 크지 않다. 주행 성능보다 C300에서 부각되는 점은 편의장비 부분이다. C200에는 탑재되지 않은 HUD와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시승 간 상당히 편리하게 느껴졌다.

여기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이나 차로 중앙유지, 차로이탈방지 등 기본적인 주행보조 기능도 기본으로 탑재되며, 상당히 잘 작동해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여준다. ACC를 이용하는 중에 가·감속이 자동으로 반복되는데, C300은 불편함이 없으나 C200의 경우 에코모드로 설정을 하니 감속 후 설정 속도인 100㎞/h까지 재가속이 조금 더딘 현상이 나타났다. 주행모드 세팅에 따라 확실히 출력을 조절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연비는 C300 모델이 68㎞를 주행하는 동안 13.2㎞/ℓ, C200은 62㎞ 주행 간 10.7㎞/ℓ로 나타났다. 출력이 더 높은 C300의 연비가 더 좋게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C300의 시승 구간에 구간단속이 3곳 이상 설치돼 있어 ACC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고, 4매틱 기능이 탑재되지 않아 무게가 50㎏ 정도 가볍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 뉴 C-클래스 C200 모델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 파주=제갈민 기자

두 차량을 시승을 하면서 공통적으로 느껴진 점으로는 서스펜션이 다소 소프트하고 스티어링휠의 감도가 상당히 가볍다는 점이다. 과속방지턱이나 고속 주행 간 요철을 통과할 때, 주행하는 도로의 높낮이가 달라지는 경우 차량의 상하 움직임이 크다. 서스펜션의 감도가 물렁하다 싶을 정도로 차량이 출렁이는 느낌이다. 또한 C200과 C300을 각각 스포츠·스포츠+ 모드로 설정하고 주행을 하더라도 두 모델 모두 스티어링휠 감도가 더 무거워지는 느낌은 느끼기 힘들며, 서스펜션 감도 역시 컴포트 모드나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서스펜션이 조금만 하드하게 세팅된다면 보다 스포티하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할 것 같다.

한편, 벤츠 C클래스는 지난 1982년 190(W210) 모델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1,000만대 이상 판매됐다. 이 중 가장 최근까지 판매된 5세대 C클래스(W205)는 총 250만대 이상이 팔려 인기를 실감케 했다. 특히 국내에서 5세대 C클래스는 4만2,000대 이상 판매됐으며, 이 중 여성 고객 비중이 58.6%를 차지했다.

한층 진보한 6세대 C클래스가 5세대 모델에 이어 국내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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