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야차’로 흥행 연타를 친 박해수. /넷플릭스
넷플릭스 영화 ‘야차’로 흥행 연타를 친 박해수. /넷플릭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배우 박해수가 넷플릭스 영화 ‘야차’로 흥행 연타를 쳤다. 특별감사 검찰로 분해 올곧고 강직한 면모부터 허당기 넘치는 매력까지, 전작과는 또 다른 얼굴로 존재감을 뽐낸다.  

넷플릭스 영화 ‘야차’(감독 나현)는 스파이들의 최대 접전지 중국 선양에서 일명 ‘야차’ 지강인(설경구 분)이 이끄는 국정원 비밀공작 전담 블랙 팀과 특별감찰 검사 한지훈(박해수 분), 그리고 각국 정보부 요원들의 숨 막히는 접전을 그린 첩보 액션이다. 

지난 8일 공개 이후 3일 만에 1,254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 3위를 차지했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대만 등 총 45개국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야차’에서 한지훈 검사를 연기한 박해수 스틸컷. /넷플릭스​
​‘야차’에서 한지훈 검사를 연기한 박해수 스틸컷. /넷플릭스​

극 중 박해수는 법대로 일하다가, 중국 선양으로 좌천된 검사 한지훈을 연기했다. 지훈은 본부에 보고되지 않은 블랙 팀의 작전에 의심을 품고 끈질기게 따라붙는 특별감찰 검사로, 강인과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이다. 

법과 원칙을 목숨처럼 여기고 법대로 원칙대로, 정의는 정의롭게 지켜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원리원칙주의자 지훈은 정반대의 신념을 가진 강인을 만나고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차츰 변화한다. 몸소 깨지고 부딪히며 성장한다. 

지훈은 박해수를 만나 다채로운 매력으로 완성됐다. 올곧고 강직한 성격의 지훈을 디테일하게 표현해낸 것은 물론, 의외의 허당기부터 성장하는 모습까지 폭넓게 담아냈다. 어설픈 듯 어설프지 않은 액션 연기는 장르적 재미를 더하고, 설경구와의 케미스트리 역시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시사위크>와 만난 박해수는 ‘오징어 게임’에 이어 ‘야차’까지 연이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함과 동시에 책임감, 한국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야차’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준 박해수. /넷플릭스
‘야차’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준 박해수. /넷플릭스

-공개 6일 만에 글로벌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오징어 게임’에 이어 또 한 번 흥행 기록을 세웠는데, 기분이 어떤가.
“전 세계 시청자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오징어 게임’에 대한 사랑도 있고,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앞서 영화 ‘기생충’이나 ‘미나리’, 또 다른 아티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야차’도 관심을 갖고 봐주신 것에 대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지훈 검사는 어떤 인물이었고,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나.  
“시나리오를 보고 감독님과 계속 이야기를 나눈 부분은 고지식하거나 너무 따분한 인물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거였다. 그 부분을 피해 가려고 시나리오 수정을 같이 하면서 숨 쉴 수 있는 구멍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캐릭터가 갖고 있는 올곧은 신념과 가치관 사이에서 인간적인 면을 돋보이게 하고 싶었다. 또 지훈의 행동에 대한 동기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지훈이 ‘정의는 정의롭게 지켜야 한다’고 말을 하는데, 올곧은 신념이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그 안에 욕심도 있는데, 그게 아마 원대 복귀에 대한 것일 거다. 어떤 목적이 있기 때문에, 신념인지 욕망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같이 고민하며 표현하고자 했다.”

-검사 직업과 액션을 위해 준비한 부분은. 
“검사 역할로서 내가 준비할 방법은 없었다. 기사나 자료를 많이 참고했다. 꼭 검사뿐 아니라, 변호사가 변호하는 모습이나 여러 영상을 찾아보며 강직하고 신념 있는 말투와 태도를 잡아나갔다. 액션은 지훈이 간단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선양에 간 것이기 때문에 큰 준비가 필요하진 않았지만, 장르적 특성상 캐릭터가 갖고 있어야 하는 피지컬이나 기본적인 준비가 필요했다. 지훈은 즉흥적이고 조금은 어설퍼도 되기 때문에 조금은 어설픈 액션, 그리고 인간적이고 감정을 담은 액션을 표현하기 위해 준비했다.”

-설경구와 함께 한 소감은. 
“이 질문에 대해 답하는 것만으로도 거의 1시간을 잡아먹을 수 있다. 경구 형님은 내게 배우 이상의 존재다. 만날 수 있게 돼서 굉장히 큰 영광이었다. 모든 배우들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이자 배우이지만, 사람으로서 아픔이나 힘든 점들도 많이 알아주는 분이다. 개인적인 아픔, 내 나이에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들어주고 정말 깊이 고민해주는 분이다. 그런 면에서 형님을 만난 건 내 삶에서도 정말 큰 복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박해수가 K-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박해수가 K-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 이어 ‘야차’의 성취까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콘텐츠에 참여하면서 더 좋은 연기와 작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이나 부담감도 느끼나.  
“이미 한국에서는 많은 감독과 작가, 배우들이 훌륭한 작품들을 진행해오고 있었다. 좋은 시기를 만나 더 많이 알려지게 된 거라고 생각한다.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 안에서 ‘오징어 게임’이 또 하나의 어떤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좋은 작품들이 우리나라에서 나올 텐데 저희가 작은 가교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책임감을 느낀다. 배우로서 꼭 글로벌한 작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가 갖고 있는 이야기와 소재, 상상할 수 있는 드라마가 이렇게 멀리서도 충분히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도 느낀다. 감사함과 함께 강한 자신감도 느끼고 있다.”  

-‘야차’는 어떤 의미로 남았나. 속편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것 같은데. 
“‘야차’를 통해 얻은 성과도 감사하지만, 무엇보다 배우 박해수로서 설경구 선배를 만나고 나현 감독, 좋은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얻음이다. 양동근 선배를 만난 것 또한 좋은 기회였다. 해보지 않은 캐릭터를 한 것도 의미가 있다. 조금은 선을 타야하는 캐릭터라 어려움도 있었고, 다 표현되지 못해 부족한 면도 있겠지만 그 안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속편이 제작된다면 감사히, 흔쾌히 함께 할 거다. 재밌는 방식과 스토리로 다가간다면 시청자들도 좋아할 것 같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작품이 있다면.  
“장르와 역할을 크게 고민하진 않지만, 새로운 세계관의 작품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작가가 가진 새롭고 재밌는 세계관, 내가 생각하지 못한 세계관 안에서 놀아보고 싶다. 또 반대로 아주 평범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기도 하다. 자극적이지 않고 무던한 이야기, 주변에 있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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