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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봄날] 따뜻하고 먹먹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  
2022. 04. 21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봄날’(감독 이돈구)이 극장가에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콘텐츠판다
영화 ‘봄날’(감독 이돈구)이 극장가에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콘텐츠판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한때는 잘나가던 큰형님 호성(손현주 분). 8년 만에 출소해 보니 남보다 못한 동생 종성(박혁권 분)은 애물단지 취급이고, 결혼을 앞둔 맏딸 은옥(박소진 분)과 오랜만에 만난 아들 동혁(정지환 분)은 호성이 부끄럽기만 하다.

아는 인맥 다 끌어모은 아버지 장례식에서 조금을 밑천 삼아 기상천외한 비즈니스를 계획하며 제2의 전성기를 꿈꾸지만, 하필이면 세력 다툼을 하는 두 조직이 함께 모이게 된다. 때마침 눈치라고는 전혀 없는 호성의 친구 양희(정석용 분)가 술에 취해 오지랖을 부리는데… 호성에게 다시 봄날이 찾아올까. 

영화 ‘봄날’(감독 이돈구)은 한때 잘 나갔지만 현재는 집안의 애물단지인 철부지 형님 호성이 아는 인맥 모두 끌어모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부조금으로 한탕 크게 벌이려다 수습불가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팡파레’로 2019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해 주목받은 이돈구 감독이 연출을 맡고, 손현주를 필두로 박혁권‧정석용‧손숙 등 베테랑 배우들과 박소진‧정지환 등 실력파 신예들이 출연했다. 

‘봄날’에서 진정성 있는 열연을 보여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혁권‧손현주‧손숙‧정지환‧박소진‧정석용. /콘텐츠판다
‘봄날’에서 진정성 있는 열연을 보여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혁권‧손현주‧손숙‧정지환‧박소진‧정석용. /콘텐츠판다

‘봄날’은 제2의 전성기를 기다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유쾌하게, 그리고 먹먹하게 그려내 깊은 여운을 안긴다.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어이없는 상황들에 웃음이 터져 나오다가도, 호성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진심과 마주할 때는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공감’의 힘이다. 마냥 철없어 보이지만 그 속엔 가족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이 가득한 호성부터 형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지만 사고 뒤처리를 해주는 종성, 남다른 오지랖으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호성에 대해 누구보다 깊은 애정을 지닌 오랜 친구 양희, 다 늙은 아들이지만 물가에 내놓은 아이 마냥 걱정하는 호성의 엄마 정님까지, 누구 하나 공감되지 않은 인물이 없다. 

특히 부모이자 자식, 오랜 친구로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있지만, 말과 행동은 그렇지 못한 이들의 모습은 가깝고 소중한 사람일수록 유독 표현이 서툰 우리 모두를 대변하며 보편적인 감성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들이 있어, 힘들고 고된 삶이지만 견디고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손현주(위 오른쪽)는 호성 그 자체로 살아 숨 쉰다. /콘텐츠판다
손현주(위 오른쪽)는 호성 그 자체로 살아 숨쉰다. /콘텐츠판다

손현주는 그저 호성 그 자체로 살아 숨쉰다. 철부지 사고뭉치지만 자꾸 눈길이 가고, 미워할 수 없는 인물로 완성한다.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담담하고 묵직하게 완벽한 완급조절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영화의 엔딩을 장식하는 그의 깊은 눈빛과 옅은 미소는 가슴에 콕 하고 박혀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다. 

손현주 못지않게 눈에 띄는 건 호성의 고향 친구 양희로 분한 정석용이다. 현실감 넘치는 연기와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빵’ 터지는 웃음도 그의 몫이다. 호성의 딸 은옥을 연기한 박소진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스크린에서 더 자주 볼 수 있을 듯하다.  

이돈구 감독은 “우리가 사는 인생에서 제2의 전성기가 찾아왔으면,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같은 역사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아 작업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러닝타임 102분,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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