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국내 게임 업계 최초로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을 론칭했다. 넥슨은 소규모의 인원들을 중심으로 참신한 아이디어, 자유로운 개발 환경에서 게임을 개발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민트로켓을 지휘하는 김대훤 넥슨 총괄부사장. /송가영 기자
넥슨이 국내 게임 업계 최초로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을 론칭했다. 넥슨은 소규모의 인원들을 중심으로 참신한 아이디어, 자유로운 개발 환경에서 게임을 개발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민트로켓을 지휘하는 김대훤 넥슨 총괄부사장. /송가영 기자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넥슨이 국내 게임 업계 최초로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을 론칭했다. 그동안 넥슨이 국내외에사 게임 사업을 전개하며 추구해온 게임 다양성 확보를 위한 전략이다.

민트로켓은 넥슨의 창의적 개발 DNA를 품은 새로운 게임 서브 브랜드로, 기존 개발 관습을 버리고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집중해 게임을 만들어가는 게임 업계 최초 시도다. 민트로켓은 현재 PC‧콘솔 플랫픔으로 ‘데이브 더 다이버’와 ‘프로젝트 TB’ 등을 개발하고 있다.

넥슨은 민트로켓을 통해 이용자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재미를 극대화하는데 집중하며 ‘보텀업’ 개발 프로세스를 지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소규모 개발팀이 게임성을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로 개발하고 있으며 별도의 프로젝트 발표, 심사 등도 진행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민트로켓을 지휘하는 김대훤 넥슨 총괄부사장은 적은 규모의 개발진을 중심으로 재미를 기반으로 한 신규 지식재산권(IP)을 발굴하고 넥슨이 추구해온 다양성을 장기적으로 이어나가고 싶다는 목표도 밝혔다.

다음은 김대훤 넥슨 총괄부사장과의 일문일답.

넥슨이 민트로켓 정식 출범과 함께 개발 중인 신작을 공개하고 향후 운영 방침 등에 대해 밝혔다. 이 부사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송가영 기자
넥슨이 민트로켓 정식 출범과 함께 개발 중인 신작을 공개하고 향후 운영 방침 등에 대해 밝혔다. 이 부사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송가영 기자

- 게임 업계에서 서브 브랜드라는 개념이 생소합니다. 브랜드로 론칭하셨다고 밝힌 이유가 있나요.

“혁신적일수록 프로젝트의 볼륨은 작고 금방 파악이 가능해 호불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조직이 커지고 구성원이 다양해진 상태에서는 이런 것들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프로덕트보다 사람을 믿기로 했습니다. 과감하게 믿을 사람을 발탁하고 무한한 자유도를 줄 사람을 발탁해서 적절한 인원과 개발 시간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렇게 해야 넥슨의 날카로움을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직이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새로운 시도가 어렵고 그 원인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던 만큼 이런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출범하게 됐습니다.”

- 민트로켓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빠르고 재밌는 것을 추구한다는 의미입니다. 직원들한테 민트로켓이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민트는 산뜻한 느낌이 있고 로켓에는 도전적 의미를 담고 싶었어요. 둘을 붙여보니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도전적이면서 세련됐다는 느낌이 들어서 내부에서 이름 공모할 때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 지난해부터 ‘빅 앤 리틀’을 강조하셨습니다. 민트로켓을 통해 리틀 프로젝트를 주로 선보이실 계획이신가요.

“주로 리틀 프로젝트입니다. 작지만 개성있는 과감한 프로젝트를 만들려고 합니다. 코어가 중요하기 때문에 코어의 참신함으로 승부를 보자는 프로젝트가 대부분입니다. 항상 뭔가를 개발하다 보면 넥슨의 이름으로 낼 수 있겠느냐고 끊임없이 질문해왔습니다. 거기에서 이미 개발자들의 도전의식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개성있다고 만들었지만 질문을 하기 시작할 때 본질이 약화됐습니다. 그러다보면 시기를 놓치고 엣지가 무뎌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리틀 프로젝트가 나가려면 리틀 팀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이용자들의 시각도 조금 더 이렇게 했을 때 호의적, 중립적인 시각으로 봐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 코어를 강조하셨는데 현재 민트로켓에서 개발하고 있는 신작들 중 인상깊었던 부분이 궁금합니다.

“탑뷰 배틀 장르의 프로젝트TB의 경우 템포가 빠른 게임입니다. 제가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극강의 피지컬 싸움입니다. 대전 게임을 개발할 때 코어라고 한다면 하나의 캐릭터, 캐릭터의 기본 공격, 스킬, 매커니즘, 룰 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션이나 업적은 당연히 없고 초보분들이 적응할 콘텐츠도 거의 없습니다. 재밌게 돌아가는 매커니즘에 집중하지 예쁘게 보이기 위해, 외적인 이유로 굳이 해야 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지 않고 있습니다.”

- 개발자들의 합류는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요.

“디렉터분들은 내부에서 발탁을 했습니다. 규모는 30명이 넘지 않습니다. 20명으로 코어를 만들자고 했고 게임 재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자유도는 클 것입니다. 체계가 부족하고 본인한테 떨어지는 업무가 과중해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분들이 모였습니다.”

- 내부뿐만 아니라 민트로켓으로 합류할 개발자 분들을 외부에서 모집할 계획도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민트로켓에 합류했다가 빅 프로젝트 이동을 원할 때 그런 부분도 자유롭게 해주실 계획이신가요.

“개성 있는 것을 하고 싶다는 아이디어가 있고 프로젝트를 끌어보고 싶다는 분들이 있으면 오시게끔 하고 싶습니다. 그런 분들이 모이면 시도가 많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자유도를 준다는 것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 때문에 현실에서 어려울 때가 있으실 수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다르다고 생각해 회사 내 블록버스터 프로젝트를 원하면 이동할 길도 열어드리고 있습니다.”

- 개발자들이 비즈니스모델(BM) 등 사업적 측면에서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BM 구조에 대해서는 현재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메타플레이가 구성돼야 돈을 쓸 공간을 만드는데 메타플레이 자체를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탄탄한 재미가 있으면 되지, 어떻게 끌고 갈지는 차차 생각하자고 했습니다. 일단 재밌게 만들어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신규 조직뿐만 아니라 도전적, 혁신적 시도가 어떻게 가능할지 합의를 보고 개발팀의 관리 방식 등을 정하고 있습니다.”

넥슨이 민트로켓 정식 출범과 함께 개발 중인 신작을 공개하고 향후 운영 방침 등에 대해 밝혔다. 이 부사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송가영 기자
넥슨이 민트로켓 정식 출범과 함께 개발 중인 신작을 공개하고 향후 운영 방침 등에 대해 밝혔다. 이 부사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송가영 기자

- 프로젝트 진행하다 보면 외부와 내부의 IP가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부분까지 허용할 계획이신가요.

“일단 민트로켓에서는 가급적 신규 IP를 만들어보자는 차원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빅 IP로 완전 새로운 시도가 가능할까라고 한다면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실 것 같습니다.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빅 IP를 사용하는 것이 창의성을 유지시킬지는 의문입니다. 특정 게임을 잘 개발하고 우리 IP랑 어울리는 것이 있으면 사후적으로는 가능할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현재는 새로운 게임 IP 발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과거에 넥슨이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들이 많습니다. 이들 중 민트로켓을 통해 새롭게 탄생될 게임도 있나요?

“그런 것은 없습니다. 넥슨은 자사의 이름으로 블록버스터 게임으로 출시되든가 완전히 독창적인 게임으로 개발하자는 심사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크게 잘 개발할 수 있어서 시장을 공략할 것이 아니라면 완전히 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사이에서 애매했던 게임을 서비스 종료했습니다. 의사결정을 했던 프로젝트는 지금도 만들고 있고 올해부터 순서대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리틀 프로젝트는 지속적으로 라인업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 스팀 등을 통해 테스트를 진행하겠다고 하셨습니다.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는 비교적 빠른 프로세스를 예상하는데 플랫폼을 통해 선보이는 등 기존의 루트를 바꿀 계획이 있으신가요.

“선보이는 게임의 개수가 많아지고 브랜드가 안착되면 더 많이 자주, 과감하게 하나의 플랫폼까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단은 정해지지 않은 높은 기준에 탈락하는 상황이 안타까워 출시를 하는 환경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리가 잡힌다면 그런 식으로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새로워 보여도 이용자들에게 맞춰야하는 수준이 있기 때문에 자주 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럴만한 상황이 되면 진지하게 플랫폼을 생각하겠지만 현재는 브랜드의 안착, 혁신 시도 등의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민트로켓에서 준비하는 프로젝트가 콘솔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인데 국내가 아닌 해외를 겨냥했다고 생각해도 되나요.

“그런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도 재밌는 것을 만들자, 잘할 수 있는 것을 만들자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많고 그 기대치를 뛰어넘으려면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장치를 빼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재미만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이를 충족시키면 어디든 다 통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데이브 더 다이버와 프로젝트TB가 PC와 콘솔로 개발 중입니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구상하고 있는 라인업도 있나요.

“데이브 더 다이버, 프로젝트TB에 한 가지 더 있습니다. 프로토타입이라고 하기 어려운 얼리 프로토타입, 제안서 차원으로 검토하는 것까지 2~3개의 게임이 더 있습니다. 대부분 PC, 콘솔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기기에 적합하고 모바일 서비스로 최대한 캐주얼하게 접근하겠다는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주로 PC, 콘솔 위주로 개발하려고 합니다. 제안서 단계나 슈퍼 얼리 프로토타입에서 조차도 PC, 콘솔 위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 외부의 시각으로 볼 때 콘솔 게임 개발 노하우에 대한 의문이 있을 것 같습니다.

“코어가 기존과 다른 것에 집중하자고 말씀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코어가 얼마나 개성있는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코어가 부족하면 퀄리티도 부족하면 외면 받을 것입니다. 그것은 그거대로 중요하지만 우선은 코어의 창의적, 신선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넥슨이 민트로켓 정식 출범과 함께 개발 중인 신작을 공개하고 향후 운영 방침 등에 대해 밝혔다. 이 부사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송가영 기자
넥슨이 민트로켓 정식 출범과 함께 개발 중인 신작을 공개하고 향후 운영 방침 등에 대해 밝혔다. 이 부사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송가영 기자

- 민트로켓의 방향성이 빅 게임으로 가기 위한 소위 거쳐가는 단계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빅으로 갈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빅으로 갈 것을 가정하고 만들 때 문제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필요한 것만 만들고 충분히 서비스 가능하도록 시도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이용자들의 지지를 많이 받아 보완되고 더 커질 때 흔히 빅 프로젝트의 볼륨이 필요하면 할 수는 있겠지만 이를 의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용자들이 충분히 재밌어하고 지속가능한 서비스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 이용자들에게 민트로켓을 어떻게 마케팅 할 계획이신가요.

“브랜딩은 이제 시작입니다. 기존과는 조금 다르게 개발 조직 내 사업팀을 세팅했습니다. 현재 개발팀과 사업팀이 한몸처럼 움직이고 있습니다. 조금 더 친화적이고 격의없는 소통 타이틀을 갖고 할 것이고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관리할지는 고민하고 있습니다. 타이틀 기반으로 어떻게 보면 인디개발사들이 많이 하는 격의없는 소통을 해보려고 합니다. 이것조차 넥슨의 이름으로 진행하면 제약도 많고 어려움도 많을 것 같지만 민트로켓에서는 어느정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현재의 민트로켓 같은 시도들이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잘 되지 않았던 기억이 있는데 현재는 분위기가 달려졌나요.

“당시와 달랐던 것은 개발인력도 현저히 적었습니다. 개성있는 시도를 할 수 없을 수준으로 적은 리소스가 할당됐습니다.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지원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리소스가 적어서 더 인디스러운 것들을 했었습니다. 전략적인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현실적인 압박 때문에 타협을 하게 되는데 넥슨이라면 그럴 필요가 없고 애초에 그럴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힘들었고 타협할 수밖에 없는 결과물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 이용자들의 호응이 있을 때 정식 출시로 연결된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내부에서 직원들끼리만 판단을 하다 보니 출시 기준이 높고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많이 보여드리면서 피드백을 받고 검증 받다보면 분명히 선이 명확하지 않을까, 맞는 기준에 의해 단계가 넘어갔다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아주 많은 리소스를 투입하지 않은 만큼 모험을 할 수 있고 과감하게 정식 출시까지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성있는 시도가 끝까지 살아남아서 이용자분들에게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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