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공방이 첨예하게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6.1 지방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공방이 첨예하게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공방이 점차 격화되는 모양새다. 오는 6.1 지방선거가 보름도 남지 않아 각 당의 ‘얼굴’인 두 사람의 한마디 한마디가 표심에 영향을 주는 시기인만큼 공방에서 누구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의 공방은 이준석 대표가 이재명 위원장에게 신발을 신고 벤치 위로 올라간 것을 두고 사과를 요구하면서 촉발됐다. 이준석 대표는 15일 본인의 SNS를 통해 이재명 위원장이 벤치에 올라가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벤치는 앉는 곳이고 저렇게 신발 신고 올라가라고 있는 곳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전에 (윤석열)대통령께서 후보 시절에 열차 좌석에 다리를 잠시 올려서 신속하게 사과하신 일이 있다”며 “이재명 후보 포함, 이 사진에 찍힌 더불어민주당 후보자 전원은 신속한 사과부터 하시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재명 위원장 측에서는 “이 후보의 연설 이후 물티슈, 장갑 등을 이용해 곧바로 현장을 청소했다”고 반박했다. 현장 연설 후 관계자들이 벤치를 정리하는 모습이 포착된 사진 등을 공개했다. 이 위원장 역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주로는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데, 거기는 워낙 좁아서 약간 실 수 한 것 같다”며 “신발 신고 올라간 부분은 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다 닦고 철저하게 하고 있는데, 좋은건 다 빼고 나쁜 것만 주로 짜깁기해서 음해한다”며 “그런건 부담스럽긴 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와 이 위원장의 공방은 다른 곳으로 불똥이 튀기도 했다. 이재명 위원장의 지지자들이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가 신발을 신고 벤치 위로 올라간 사진을 찾아 “국민의힘도 그랬다”며 “이 후보는 닦는 사진이 올라왔는데 김 후보는 뒤처리 하는 모습을 찾을 수도 없다”고 걸고 넘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김 후보가 직접 본인의 SNS에 “고양시 일산의 아파드 단지를 방문했을 당시, 벤치 위에 신발을 신고 올라간 저의 모습이 적절치 않았다는 국민의 말씀을 전적으로 수용한다”며 “미리 세심하게 신경쓰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준석 대표가 이 위원장에게 쏜 화살이 김 후보를 향한 셈이 됐다.

◇ 물러날 수 없는 두 사람

논란을 키우려는 이 대표의 태도에 이 위원장도 물러서지 않고 역공을 펼쳤다. 오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울어지는 형국을 만들지 않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이 성비위 사건으로 곤혹을 지른 상황에서 이 대표의 성비위 의혹을 저격해 역공을 하기도 했다. 그는 도보 유세 현장에서 “만약 우리 당 대표가 성 상납을 받았으면 당이 해체됐을 것”이라며 “국민들이 민주당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최소한 국민의힘이 할 소리는 아니다”고 반격했다.

이어 “우리는 성적인 말이나 신체 접촉으로 문제가 생기면 과감하게 제명하고 사과하고 있다”며 “지난 대선에서 네거티브 하지 않으려고 가만히 있었더니 누구를 가마니로 아는 것 같은데,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일갈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이 위원장의 공세에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박완주 민주당 의원의 경우 피해자가 정확하게 나왔는데, 이 대표는 피해자가 있거나 팩트가 정확하게 확인된 게 없지 않냐”며 “민주당 먼저 정화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의혹만 가지고 이 대표를 끌어드리는 것은 아주 전형적인 물타기이자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대표를 향한 의혹이 완벽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이 대표를 옹호하는 형국이라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가운데에서는 구설에 오른 이 대표가 오히려 당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보는 입장도 있다.

2017년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하다 이번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지지한 신평 변호사는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대해 “고발을 당한 지 상당시일이 지났음에도 수사가 진행된다는 기미조차 없다.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당윤리위원회가 이를 취급했음에도 한 번은 아예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차버렸고, 두 번째는 질질 끌고만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공을 앞세워 이 대표를 형사책임이나 징계 책임에서 제쳐두려고 한다면, 이는 법치국가의 원리를 허무는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그리고 여당은 야당을 향하여,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명분을 상실하게 된다”며 “윤석열 정부는 과감하게 이런 어둠의 구석에 빛을 밝혀야 한다. ‘계륵’의 고기에 연연하지 마라”고 새 정부가 이 대표와 선을 그어야 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이재명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의 소모적인 공방이 지방선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는 힘들다고 평가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는 원래 대통령 후보 시절에도 독하다는 평가가 보통이 아니여서 스스로 네거티브 자제령을 걸고 이미지 쇄신을 시도했었다. 그것이 성공한 것이 지금의 개딸들 아니냐. 그런데 지금 이런 공방을 시작하면 겨우 조금 덮어둔 이미지가 다시 드러난다”며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이준석 대표는 더하다. 지금 성상납 의혹은 단순 성매매를 넘어 대가성 뇌물 의혹도 있는데 증거가 없는 상태다”며 “하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해소되지도 않은 의혹이 있는 사람이 자꾸 국민의힘 전면에 나서 누군가와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것이 다른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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