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재순 성비위 등 맹폭… 김대기 "시는 시" 옹호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국회 운영위원회가 지난 17일 열렸다. 공수가 전환된 여야는 대립 전선을 이어갔다.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윤재순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 성비위 논란 등을 맹폭했다.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인사를 예시로 들어 엄호에 나섰고, 때로는 퇴장도 불사했다. 이날 운영위원회는 오후 3시쯤 개의해 오후 10시 55분쯤 산회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윤 비서관은 성비위로 2차례 징계를 받은 사례가 있고 공직자로서 부적합한 사람”이라며 “본인이 해명하셨지만, 검찰 재직 시절 부적절한 신체접촉이 있었고 여성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것으로 감찰본부장의 경고를 받은 바도 있다. 성추행 행위를 구체적으로 하는 왜곡된 성 인식을 담은 시를 써서 출간했을 뿐만 아니라 음담패설과 폭언을 수시로 일삼았다고 올려진 문제적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윤재순 총무비서관이 과거 성희롱성 발언이 회의장에서 PPT로 제시되자 “저 말(윤 비서관의 말) 자체는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윤 비서관 성 비위 사례와 경찰관 성 비위 사례중 어떤게 더 심각하냐’라고 따져 묻자 "‘음란하게 생겼다’도 부적절한 것 같고 ‘옷을 입고 다니냐는 거냐’도...아이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김 실장은 윤 비서관이 과거 작성한 시로 비판받는 것에 대해 “시는 시다. 그렇게 이해해 달라”며 “이어령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있다. 시를 쓰는 사람을 일반적인 잣대로 보지 말라고 하고 있다. 시를 가지고 너무 그만 좀 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자 최기상 민주당 의원이 “윤 비서관을 두둔해 주는 건가”라고 지적했고, 김 실장은 “두둔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반면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해명을 요구하면서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시민사회계, 여성계, 민주당 의원들도 경질을 요구할 만큼 심각한 여성비하 논란이 됐던 탁 비서관의 사례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조은희 의원도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탁현민 비서관을 반면교사로 삼는 게 어떨까 조언한다”고 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윤 비서관이 (검찰 재직 시)두 번 정도 경고를 받은 적이 있는데 대통령 대변인실에서 기사에 나온 내용과 경위가 일부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고 발표했다. 기사 내용 중에 다른 부분이 있나”라며 윤 비서관에게 해명 기회를 줬다.

이에 윤 비서관은 “지나간 부분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그게 국민들에게 상처가 되고 불쾌감을 느꼈다면 당연히 제가 사과를 드려야 맞다. 사과드리겠다”면서도 “사실과 다른 부분은 제가 조사를 받은 적도 없고 사실관계가 앞뒤 선후가 바뀐 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민정 민주당 의원 질의 도중 일제히 퇴장했다. 4차 질의를 할 때 민주당 측 질의자를 4명으로 합의했는데, 한 명 더 추가되면서 합의를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이에 반발했다. 

강 의원 질의를 받던 김 실장이 퇴장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바라보자 민주당 소속 국회 운영위원장인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금 어디 보고 계시냐”며 “여당 간사(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가 나가니 불안아시냐. 집중하셔라”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고민정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퇴장에 “윤석열 대통령은 시정연설까지 와서 본인은 의회주의자라고 얘기까지 하면서 협치를 얘기하셨다”며 “본인들이 운영위원회에 대해서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아 추가 질의가 없는 부분에 대해 굉장히 불쾌한 행동을 하고 나가신 데 대해 아주 유감을 표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야당 의원들이 부당한 것을 요구한 것도 아니고 없는 것을 얘기한 것도 아니고 운영위원회에서 꼭 필요한 부분을 질문한 것인데 여기에 대해 저런 태도를 가지는 것에 대해 굉장한 유감”이라면서 “송언석 국민의힘 간사를 비롯해 여기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도 “오늘(17일) 모처럼 (윤석열 정부 때) 처음 열린 운영위원회기 때문에 위원들의 질문을 보장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에서는 질문하겠다는데 이것을 비토 놓고 나가는 것은 국회의 정신, 일하는 국회 정신을 위배한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4차 질의를 마친 뒤 복귀했다. 운영위 여당 간사인 송언석 의원은 “야당 간사(진성준 민주당 의원)와 4명 정도 추가 질의를 하기로 합의했는데 박 위원장이 갑자기 5명이라며 잘못된 의사 진행을 이어갔다”면서 “교섭단체 간사 간 합의 내용을 박 위원장이 깬 것으로, 존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의원 한 분 한 분이 헌법에 보장된 입법기관이다. 그 분들의 의사 존중이 우선”이라며 “저도 4명으로 알고 진행하려 했지만 의사확인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의도해서 한 명 더 시킨 것도 아니고 그로 인해서 시간이 얼마나 경과됐냐”고 맞받았다.

이어 “그리고 갑자기 다 퇴장하셨지 않냐. 김 비서실장이 불안해 하는 눈빛을 못 보셨냐”며 “아직도 야당인 줄 아느냐. 여당 위원들이 승자라면 설득하셔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