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단독환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단독환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용산=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한미정상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 취임 11일 만에 이뤄진 한미정상회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23분쯤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했다. 용산 주한미군 기지를 통해 들어온 바이든 대통령 비스트 차량을 의장대와 군악대가 맞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약 4분가량 차량에 머물렀다가 1시 27분쯤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 입구에서 윤 대통령의 영접을 받았다.

양 정상은 마스크를 쓴 채 짧은 인사말을 나눈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방명록을 작성하고 기념촬영을 한 뒤 이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명록에 “환대와 동맹에 감사한다”(Thank you for the hospitality and the Alliance. JR Biden)라고 적었다.

이후 양 정상은 오후 1시 32분쯤부터 5층 집무실에서 소인수 회담, 단독 환담, 확대 정상회담 등을 가졌다. 

소인수 정상회담에는 양 정상과 외교·안보 핵심 참모들이 참석해 3대 3 회담으로 진행됐다. 한국 측에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에드가드 케이건 NSC 동아시아·동남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참석했다.

소인수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안보 관련 주요 현안이다. 당초 30분만 진행하기로 했으나 실제론 오후 2시 44분까지 72분간 진행됐다. 

이후 양 정상은 통역만을 대동하고 단독 환담을 가졌다. ‘친교’가 목적이므로 ‘회담’이 아니라 ‘환담’으로 규정했으나, 이 자리 역시 당초 계획(5분)보다 길어진 25분간 이어졌다. 

이 때문에 확대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됐던 시간보다 1시간 늦게 시작됐다. 확대회담은 3시 9분쯤부터 오후 3시21분까지 12분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는 경제안보, 역내·글로벌 현안 등에 대한 합의 사항이 최종적으로 조율됐다.

확대회담엔 한국 측에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박진 외교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조태용 주미대사 내정자, 최상목 경제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이문희 외교비서관, 왕윤종 경제안보비서관, 강인선 대변인, 임상우 외교부 북미국장 등 모두 11명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미국 대사 대리, 지나 레이몬드 상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젠 딜런 백악관 부비서실장,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 요하네스 에이브러햄 NSC 비서실장 겸 수석사무국장,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에드가드 케이건 NSC 동아시아·동남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미라 랩-후퍼 NSC 인도태평양 담당 보좌관, 헨리 해거드 주한미국대사관 정무 공사참사관 등 11명이 참석했다.

당초 계획은 소인수 정상회담, 단독 환담, 확대 정상회담까지 90분이었으나, 실제로는 약 110분간 진행됐다. 회담이 예정보다 길어지면서 공동 기자회견이 순연되기도 했다. 

회담을 마친 뒤 양 정상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결과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지난 69년에 걸쳐 역내 평화·번영의 핵심축으로서 발전해 온 한미동맹은 이제 북한의 비핵화라는 오랜 과제와 함께, 팬데믹 위기, 교역질서 변화와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민주주의 위기 등 새로운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도전은 자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의 연대를 통해서 극복할 수 있다. 그리고 한미동맹은 그러한 연대의 모범”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 양국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서 이러한 도전 과제에 함께 대응해 나가면서, 규범에 기반한 질서를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한다”며 북한 비핵화, 경제안보, 공급망 강화 등을 언급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규범에 기반한 인도태평양 지역 질서를 함께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그 첫걸음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라고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신형 원자로 및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개발과 수출 증진을 위해 양국 원전 산업계가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방산 분야의 FTA라고 할 수 있는, ‘국방 상호 조달 협정’ 협의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당면한 글로벌 현안에 관해서도 더욱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비극이 조속히 해결되어 우크라이나 국민이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미 양국이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도 회견 모두발언에서 “한미 동맹은 공통의 희생과 자유에 대한 공통의 의지를 기반으로, 국경이 바뀌어선 안된다는 강한 의지를 기반으로 구축됐다”며 “오늘 방한을 통해서 한미동맹은 한단계 더욱 격상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한미동맹은 지역 평화 그리고 번영의 핵심축이었다”면서 “한미동맹은 이 지역 그리고 또 세계의 안전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과의 동맹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가까워지고 있고, 양국의 국민들도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며 “미국에 반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베팅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20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시찰을 언급하며 “투자를 통해서 우리 국가들은 더욱 더 가까워질 것이고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게 될 것”이라며 “이것(공급망 강화 전략)이 우리 경제의 경쟁우위를 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분야 뿐 아니라 대만도 언급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그는 “대만해협에서의 안전도 도모할 것이며 남중국해 등지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단순한 유럽의 사안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전쟁이며 영토주권에 대한 도전”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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