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에 대해 한정후견심판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뒤 항고했던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최근 항고이유서를 제출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에 대해 한정후견심판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뒤 항고했던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최근 항고이유서를 제출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3세 승계를 장악한 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며 부친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에 대해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던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법원의 기각 결정에 항고하면서 항고이유서를 제출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조희경 이사장은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심판 청구 기각에 따른 항고이유서를 지난 23일 제출했다. 조희경 이사장은 지난달 1일 법원의 기각 결정이 내려지자 지난달 5일 즉각 항고한 바 있다. 

당시 조희경 이사장은 “전문가 감정절차 없이 사건본인의 주장만 듣고 판단한 일방적이고 비상식적 판결”이라며 “성년후견 심판 역사상 가장 비상식적인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재판부를 거세게 비판했었다.

이번에 제출된 항고이유서 역시 조양래 명예회장의 건강한 노후를 위한 한정후견심판 청구의 목적과 병원 입원감정 없이 이루어진 심판 절차가 위법했다는 항고 이유 등이 담겼다. 또한 조양래 명예회장은 현재 판단능력이 부족한 상태이고 갈수록 증세가 악화되고 있어 후견개시가 필요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검사와 치료가 외면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한 설명도 포함됐다.

조양래 명예회장에 대한 한경후견심판이 청구된 것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현범 회장은 2019년 11월 비리혐의로 구속된 뒤 2020년 보석으로 풀려나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얼마 뒤 돌연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이 보유 중이던 그룹 지주사 지분을 모두 넘겨받아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그는 빠르게 그룹을 장악해나갔고, 현재는 회장 자리까지 오른 상태다. 반면, 조현범 회장과 함께 후계구도를 형성했던 형 조현식 전 부회장은 그룹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조희경 이사장은 조양래 명예회장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며 2020년 7월 한정후견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감정기관을 선정하지 못하는 등 소송 절차가 난항을 겪었고, 결국 의료감정이 이뤄지지 않은 채 지난 4월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한편, 법원에서 한정후견심판 기각 결정이 내려진 직후인 지난달 27일, 조현범 회장은 조양래 명예회장이 보유 중이던 핵심 계열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5.67%도 모두 증여받았다. 이를 통해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한국앤컴퍼니에 이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단일 2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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