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7 14:10
박지현의 사과와 586용퇴론으로 민주당 '술렁'
박지현의 사과와 586용퇴론으로 민주당 '술렁'
  • 이선민 기자
  • 승인 2022.05.2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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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공동비대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 참석해 이마에 손을 얹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공동비대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 참석해 이마에 손을 얹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당내 주류인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까지 들고나오자 당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박 위원장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선대위 합동회의 모두 발언에서 다시 한번 사과하며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더 깊어지기 전에 신속히 사과하고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전날의 기자회견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586의 사명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이 땅에 정착시키는 것이었다. 이제 그 역할을 거의 완수했다”며 “2022년 대한민국의 정치는 586 정치인들이 상상도 하지 못한 격차와 차별, 불평등을 극복하는 것이 목표다. 586의 남은 역할은 2030 청년들이 이런 이슈를 해결하고 젊은 민주당을 만들도록 길을 열어 두는 것이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전날의 사과가 당내에서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있었고, 섣불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물러서지 않고 수위를 올려 당의 쇄신을 주문한 것이다.

◇ 선거 일주일 앞두고 전략 없는 메시지 우려

박 위원장과 함께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호중 위원장은 대표적인 86세대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비공개 회의로 전환한 후 회의실에서는 박 위원장을 향해 상의가 없었던 이야기를 해서는 안된다고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고, 회의가 끝난 후 윤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사전 논의가 있었던 발언이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선대위 또한 586 용퇴론이 개인 의견임을 강조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지도부 차원과 개인의 메시지는 분리할 필요가 있다”며 “당내 공감대가 충분히 이뤄진 후에 (비대위원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내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박 위원장의 메시지가 당원들을 분열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총선거와 달리 투표율이 낮아 기존 지지자들의 마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무력감을 느끼는 당원들이 많은 상황에서 내부 비판, 주류 용퇴론 등의 메시지가 잦으면 기존 당원들도 집결시키기 힘들어진다. 이에 당에서는 거듭되는 사과 보다는 국민의힘 비판과 민주당의 장점을 부각하는 것에 집중해야 이른바 ‘집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내 대표적인 586 운동권 출신의 정청래 의원은 “외교의 최종목표는 국익, 국방의 최종목표는 안보인 것처럼 선거의 최종목표는 승리다. 전시에는 총구를 밖으로(향해야 한다)”며 “강물처럼 바다로 갑시다”라고 SNS에 올리고 선거승리를 위해 한 방향으로 움직이자고 호소했다.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역시 박 위원장의 거듭된 사과에 대해 “민주당의 반성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이해한다.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그 밖의 확대해석은 경계한다. 민주당은 절박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의 삶을 개선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 드리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현재의 열세를 만회하려면 읍소전략 밖에 없다”며 “서울, 경기, 인천 시도지사와 선대위원장이 공동으로 반성과 성찰, 당 개혁과 쇄신 방안을 담은 대국민 사과문을 채택하고 국민 앞에 발표하자”고 역으로 제안해 당 내에서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 박지현 위원장의 역할 고민

박 위원장은 선대위 합동회의 후 당내의 떨떠름한 반응에 대해 본인의 SNS를 통해 “기자회견 전 윤호중 선대위원장께 같이 기자회견하자고 했고, 선거 전략을 총괄하고 있는 김민석 총괄본부장에게 취지와 내용을 전하고 상의를 드렸다”며 “더 어떤 절차를 거쳐야 했던건지, 어느 당의 대표가 자신의 기자회견문을 당내 합의를 거쳐 작성하는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리고 호소문 발표에 절차적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엽적인 문제로 트집 잡을 것이 아니라 혁신의 비전을 보여드려야 한다. 어떤 난관에도 당 쇄신과 정치개혁을 위해 흔들림 없이 가겠다”며 “좀 시끄러울지라도 달라질 민주당을 위한 진통이라 생각하고 널리 양해해 달라. 그리고 민주당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홍서윤 대변인 역시 한 당원으로서의 소견이라고 밝히며 “왜 하필 지금이냐고 하시겠지만 그래도 사과와 반성 해야한다”며 “그것은 민주당이 100년 정당이 되기 위함이며, 1020세대들을 통해 더 유능한 미래 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다”고 박 위원장을 감쌌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당을 흔들어야 하느냐는 비판이 줄지 않고 있다. 민주당 홈페이지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박지현 아웃’이라는 글이 쏟아졌고, 지지자들의 SNS에는 “저희 물건이 좋다고 자랑해도 모자랄 시기에 ‘저희 물건은 좀 하자가 있지만 그래도 사주세요’하면 누가 그 물건을 사느냐” “가장 활발한 세력인 586이 용퇴하고 나면 이제 당에 누가 남느냐” “제일 중요한 시기에 당내 의견도 취합하지 못하고 분란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박 위원장의 역할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당원 게시판이 뒤집어졌다. 중도층을 잡으려다 당원들의 지지도 잃게 생겼다”며 “지방선거에서 이기든 지든 책임을 박 위원장이 지게 생겼다”고 말했다. 이대로 라면 지방선거 이후 박 위원장이 물러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그는 “박 위원장은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오래 민주당에 있어야 쇄신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그런데 당장은 눈 앞의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표심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당원들 눈 밖에 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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