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가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소감을 전했다. /CJ ENM
배우 송강호가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소감을 전했다. /CJ ENM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송강호가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제75회 칸영화제에서 한국배우로는 처음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소감을 전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역시 “최고 기쁜 상”이라며 그의 수상을 기뻐했다.

송강호는 31일 진행된 영화 ‘브로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칸영화제가 22편 중 단 7편, 굉장히 적은 상을 준다”며 “그래서 확률이 굉장히 낮은데, 수상작품 관계자들에게 시상식에 참석하라고 미리 전화가 온다. 그 전화를 받기까지가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라고 영화제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오히려 극장 안(폐막식)에서는 긴장이 안 됐는데,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이름이 호명되자 순간 패닉이 됐다”며 “지금도 복기가 안 되는데 묘한 기분이 들었다. 어떤 감정이 앞서기보다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다”고 수상 소회를 전했다.

특히 봉준호 감독과 김지운 감독에게 제일 먼저 축하 문자를 받았다면서 “유튜브를 통해 새벽에 다 보고 계셨던 것 같다”며 “그 뒤로도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줬다. 과찬을 많이 받고 있어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감동을 천천히 야금야금 느끼고 싶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도 함께 기뻐했다. 그는 “내가 감독한 영화에서 배우가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며 “나는 삐딱한 성격이라 내가 평가를 받을 때는 ‘어디가 좋았던 걸까’ ‘정말일까’ 생각하면서 순수하게 나에 대한 평가나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반면 배우가 칭찬받으면 마음껏 그 기쁨을 누리게 된다”면서 “이번에도 그래서 더욱 기뻤다. 일본 언론 관계자들도 평소보다 영화제에서 즐거워 보인다는 얘기를 하더라, 실제로 시상식과 이후 파티에서도 이렇게 진심으로 기쁠 수 있을까 할 만큼 기쁨을 누렸고, 그만큼 기뻤다, 이런 경험은 또 처음이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번에는 내가 뭔가 했다기 보다 송강호가 그동안 이뤄낸 성과가 아닐까 싶다”며 “그가 아직 상을 못 받았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 작품에서, 이창동 감독 작품에서, 박찬욱 감독 작품에서 받아도 이상하지 않았을 텐데 내가 연출한 작품에서 상을 받아서 송구한 마음도 있고, 한편으론 ‘브로커’를 위해 최고로 가장 기쁜 상이 됐다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브로커’는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사람이 익명으로 아기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마련된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사람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첫 한국영화다. 제75회 칸 영화제 공식 섹션 경쟁 부문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돼 호평을 얻었고, 국내 개봉은 6월 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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