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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의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2022. 06. 02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헤어질 결심’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박해일. /이영실 기자
영화 ‘헤어질 결심’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박해일. /이영실 기자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박찬욱 감독에게 세 번째 칸 영화제 트로피를 안긴 영화 ‘헤어질 결심’이 이제 국내 관객 저격에 나선다. 박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영화이자, 첫 수사멜로극으로 기대를 모은다. 배우 탕웨이와 박해일의 만남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기대 포인트다. 

2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찬욱 감독과 배우 탕웨이‧박해일이 참석해 취재진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6년 영화 ‘아가씨’로 전 세계 영화팬들을 사로잡은 박찬욱 감독이 오랜 파트너 정서경 작가와 공동 집필한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오랜만에 관객을 찾는 것은 물론, 배우 탕웨이‧박해일의 신선한 조합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특히 지난달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감독상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한국영화가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것은 2002년 ‘취화선’ 임권택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이로써 박찬욱 감독은 영화 ‘올드보이’(제5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박쥐’(제6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에 이어 세 번째 칸영화제 본상 수상을 수상하게 됐다. 한국영화인 최다 수상 기록이다. 

박찬욱 감독의 새로운 세계가 담긴 ‘헤어질 결심’. /CJ ENM
박찬욱 감독의 새로운 세계가 담긴 ‘헤어질 결심’. /CJ ENM

이날 박찬욱 감독은 “세 번째 수상이라는 것보다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봐줄지가 제일 중요한 문제”라며 “그동안 내가 만든 영화보다 한국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특히 탕웨이의 한국어 대사가 특별하다”면서 “그래서 외국영화제의 수상보다 한국 개봉에서의 결과가 제일 기대되고 한국 관객이 어떻게 봐줄지 궁금하고 긴장된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파격과 금기를 넘나드는 강렬한 소재와 표현으로 관객을 매료시켰던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을 통해 수사멜로극에 처음 도전하는 것은 물론, 전작과 완전히 결이 다른 새로운 작품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미묘한 내면을 보여주려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박 감독은 “전작들에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표현들을 서슴지 않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 표현했다”며 “그런 작품들이 관객에게 들이대듯 바짝 눈앞에 가져가는 작품이라면, 이번에는 다르게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정을 숨긴 사람들의 이야기고, 관객들이 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싶었다”며 “그래서 미묘하고 섬세하고 변화를 잘 들여다봐야 했고, 때문에 자극적인 요소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박해일(왼쪽)과 탕웨이의 만남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기대 포인트다. /CJ ENM
박해일(왼쪽)과 탕웨이의 만남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기대 포인트다. /CJ ENM

영화의 시작은 스웨덴 추리소설 ‘마르틴 베크’ 시리즈와 가수 정훈희의 데뷔곡 ‘안개’에서였다. 박찬욱 감독은 “3~4년 전쯤 고등학생 때 읽었던 추리소설을 다시 읽게 됐는데, 그 소설 속에 나오는 속이 깊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신사적인 형사 캐릭터를 보고 그런 형사가 나오는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또 “가수 정훈희의 ‘안개’를 정말 좋아했는데, 정훈희와 송창식 목소리로 한 번씩 나오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별개로 했고, 노랫말을 생각해 보면 당연히 로맨스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형사 이야기와 ‘안개’를 합쳐서 자연스럽게 형사가 나오는 로맨스영화 형태가 나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수사물’와 ‘멜로’의 균형을 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을 터. 박찬욱 감독은 “100% 수사극과 100% 로맨스 영화”라며 “말장난이 아니라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이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수사영화고 어떤 관점에서 보면 사랑영화다. 형사가 용의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보통의 연인들이 할 법한 일들이 벌어진다. 그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사망자의 아내 서래로 분한 탕웨이. /CJ ENM​
사망자의 아내 서래로 분한 탕웨이. /CJ ENM​

독보적인 아우라의 탕웨이와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박해일의 만남도 ‘헤어질 결심’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탕웨이는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 앞에서도 쉽사리 동요하지 않는 사망자의 아내 서래로 분하고, 박해일은 서래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품는 담당 형사 해준을 맡아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세밀하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박찬욱 감독이 초기 이야기를 떠올렸을 때부터 해준 캐릭터에 박해일의 이미지를 두고 각본 작업을 해나간 것은 물론, 탕웨이를 캐스팅하기 위해 서래를 중국인 캐릭터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져 두 배우와 캐릭터의 높은 싱크로율을 기대하게 한다.  

탕웨이는 “처음 박찬욱 감독에게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흥분이 됐고, 감독의 이야기 속에 완전히 진입할 수 있었다”며 “또 박찬욱 감독과 정서경 작가의 눈빛이 굉장히 따뜻했다. 그 눈빛 덕에 외국어로 연기해야 하는 것에 대해 안심이 됐고 걱정이 없어졌다”고 ‘헤어질 결심’과 처음 마주했을 당시를 떠올렸다. 

또 “게다가 박찬욱 감독의 영화 스타일을 매우 좋아하는 팬으로서 함께 작업하는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박찬욱 감독은 배우가 걱정하지 않게 안심시켜주는 감독”이라며 “배우로서 내가 해야 하는 일만 하면 돼 편하게 할 수 있었다. 나를 인내해 주고 용인해 줘서 감사하다”고 박찬욱 감독과 함께 한 소감을 전했다.

형사 해준을 연기한 박해일. /CJ ENM
형사 해준을 연기한 박해일. /CJ ENM

박해일 역시 ‘헤어질 결심’으로 박찬욱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됐다. “마침내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는 박해일은 형사 해준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장르물에서 나오는 형사 캐릭터가 내가 소화하기에 어색할 것 같고 잘 못할 것 같아 미루고 미뤘는데, 이번 해준은 왠지 모르게 나한테 잘 맞을 것 같다는 예상을 했다”며 “그만큼 남다른 측면이 있는 캐릭터다. 그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해 그의 첫 형사 연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탕웨이는 해준을 두고 “박해일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영화의 시작에서는 수사에 공정하고 강직한 형사의 모습을 보이지만 점점 더 박해일의 눈빛을 통해 휘말려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박해의 눈빛은 정제돼 있고 디테일하다. ‘살인의 추억’을 비롯해 박해일이 출연한 작품을 여러 편 봤는데, 지금까지 본 캐릭터 중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해준”이라고 말했다.

박해일도 “탕웨이가 곧 서래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해일은 “굉장히 잘 어울렸고, 감독님이 탕웨이의 매력을 서래에게 잘 이식시켰다고 생각했다”며 “탕웨이의 매력은 내면의 단단함이다. 서래는 가슴속에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인물인데, 표정이나 눈빛 등을 탕웨이 만이 갖고 있는 매력으로 더 확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해 ‘헤어질 결심’ 속 탕웨이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끝으로 박찬욱 감독은 극장 관람을 당부했다. 그는 “‘헤어질 결심’은 사운드와 이미지 모든 면에서 공을 많이 들였다”며 “후반 작업 기간이 정말 길어서 끝없이 만지다 보니 내 영화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영화가 본의 아니게 됐다. 그래서 극장에서 볼만하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영화산업이 붕괴 직전에 있는 이 상황에서 ‘헤어질 결심’뿐 아니라 송강호가 상(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브로커’도 봐주고, ‘범죄도시2’도 봐주고, 한국영화가 아니어도 미국영화든 뭐든 보면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다는 게 이런 거였지 하며 잊고 있던 감각을 되살려보길 권하고 싶다”고 말을 마쳤다. 오는 29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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