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2’로 천만 관객을 불러모은 이상용 감독.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2’로 천만 관객을 불러모은 이상용 감독.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오랜 시간 영화계가 침체기를 겪었는데, 이번 기회로 함께 웃고 즐기며 같이 영화를 보는 경험을 다시 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큰 흥행 이유가 아닐까.”

영화 ‘범죄도시2’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 분)을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작품으로, 2017년 개봉해 68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청불 영화 흥행 TOP3에 등극, 한국 범죄 액션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범죄도시’ 후속작이다. 

1편을 연출했던 강윤석 감독이 기획으로 참여하고, 조감독 출신 이상용 감독이 새롭게 메가폰을 잡은 ‘범죄도시2’는 시리즈 고유의 오리지널리티를 지키면서도 베트남까지 무대를 옮겨 세계관과 스케일을 확장, 전편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재미를 선사하며 관객을 사로잡았고, 지난 11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엔데믹 이후 첫 ‘천만 영화’가 됐다.

극장가를 평정한 ‘범죄도시2’.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극장가를 평정한 ‘범죄도시2’.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연출자 이상용 감독은 13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시사위크>와 만나 ‘범죄도시2’ 흥행 소감부터 인기 비결, 후속편에 대한 정보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천만 관객 돌파 소감은. 
“관객들에게 감사의 말씀드리고 싶다. 비현실적이라 실감이 나지 않는다. 주변에서 축하 인사는 많이 받았는데, 아직 나에게는 다음 시리즈를 만들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천만 기록을 세우게 됐다. 
“솔직히 말하면 겁이 많이 난다. 좋고 안 좋고를 떠나 너무 큰 충격이기도 했다. 다음에 내가 얼마나 더 잘해야 할지 걱정도 된다. 감사한 마음도 크고 열심히 하고 싶은데, 앞으로가 더 걱정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팬데믹 이후 첫 천만 관객 돌파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관객들이 극장을 많이 찾아준 것 자체가 또 다른 기쁨인 것 같다. 코로나19 동안 너무 많이 침체되기도 했고, 예전만큼 영화 투자가 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이번 기회로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들도 빨리 개봉할 수 있길 바라고, 다른 영화들에 대한 투자도 조금 더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상징 마석도 마동석.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범죄도시’ 시리즈의 상징 마석도 마동석.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렇게 빠른 속도로, 천만 돌파까지 이뤄낸 흥행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시기적인 문제가 가장 크지 않았을까 싶다. 개봉 날짜를 받고 나서 코로나19가 풀릴까 걱정도 많았는데, 다행히 딱 맞게 또 풀려서 관객들도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영화를 보며 많이 해소한 것 같다. 또 저희 영화가 가볍기도 하고 액션도 있고 통쾌하다 보니 같이 웃고 팝콘도 먹으면서 함께 영화를 보는 경험을 다시 되새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마동석을 비롯한 손석구‧박지환‧최귀화 등 배우들의 힘도 컸다.” 

-1편과 2편의 차별점은 어떻게 두려고 했나. 
“제일 큰 것은 배경이었다. 가리봉동을 평정하던 마석도 형사가 해외로 나가면 어떻게 될 것인가, 수사 장소에 대한 확장성을 가장 큰 차이점으로 뒀다. 전편에서 가리봉동이 생소하면서도 무섭고 가까이 있으면서도 먼 느낌이었는데, 그 지점을 해외 관광지로 설정해 보면 조금 더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 해외로 나간 마석도가 수사를 적극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범죄자를 잡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또 다른 차이점은 빌런이다. 1편은 장첸(윤계상 분)과 위성락(진선규 분), 양태(김성규 등) 등 무리 지어 있었다고 한다면, 2편에서 강해상은 혼자, ‘독고다이’ 느낌으로 묘사하려고 했다.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에 나간 범죄자가 말도 잘 할 수 없고 불법적인 일 말고는 할 일이 없기 때문에 그들 나름대로 고립될 거라고 생각했다. 각자도생의 마음이 있지 않을까, 또 그런 범죄자라면 조금 더 직선적이고 빠르고 무시무시한 빌런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작업했다.”

-빌런 역할을 한 손석구의 인기가 흥행에 일조했다는 평가가 많다. 
“잘 돼서 정말 뿌듯하다. 손석구뿐 아니라 작은 배역, 단역이나 조연 배우들도 정말 잘 해줘서 관객들이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손석구의 ‘구씨’ 열풍도 그렇고, 박지환(장이수 역)의 ‘우리들의 블루스’ 활약도 그렇고 여러 측면에서 배우들에게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해외에 선판매할 수 있었던 것도 마동석 자체가 이미 글로벌 스타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강렬한 빌런 강해성을 완성한 손석구.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강렬한 빌런 강해성을 완성한 손석구.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장첸에 이어 강해상까지, 빌런의 활약도 시리즈의 인기 요인이다. 악역을 캐스팅할 때 고려하는 점이 있다면. 
“배우의 의지가 아닐까 싶다. 지금 이렇게 시리즈가 계속되고 있지만, 결국에는 빌런으로서 미움을 사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 것도 각오해야 하고, 관객에게 섬뜩함과 무서움을 줘야 한다. 윤계상과 진선규, 김성규가 빌런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DNA를 심어줬다고 생각한다. 이를 넘어서야 한다는 부담감도 분명히 있을 거다. 이에 대해 손석구와 공유한 부분도 1편은 1편이고, 2편은 2편이라는 거였다.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 2편 빌런이 강해상이라는 것을 확실히 인지하게 하자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3편 이후 계속 나오게 될 빌런을 연기할 배우들도 각자 그 영화 안에서 역할에 충실할 수 있으면 된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던 전편과 달리 15세 이상 관람가라는 점도 더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로 꼽힌다. 의도한 지점일까.  
“촬영할 때부터 편집할 때까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각오하고 만들었다. 15세 이상 관람가를 기준으로 작업하지 않았다. 단지 내가 자극적인 장면이 거북스럽더라. 인물의 눈빛이나 동작으로 구성하는 게 조금 더 편했다. 사운드 작업에서는 많이 드러냈다. 칼이 들어갈 때 소리라든가 사운드가 더 과했는데, 소리를 더 많이 걷어내는 작업을 했다.” 

-액션 신에서 쾌감이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후반 작업에서 더 신경 쓰거나 부각한 측면이 있나.  
“사운드 믹싱에 공을 많이 들였다. 마석도의 맨주먹 액션과 강해상의 칼 액션이 사운드를 통해 팽팽한 느낌을 조금 더 갖길 원했다. 또 강해상이 들고 나오는 무기에 대한 공포심이 영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더 많이 쌓인다면 버스 액션 장면에서도 위협감을 더 느끼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면서 마석도의 맨주먹이 더 많은 통쾌함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범죄자에 대한 응징을 모티브로 한 액션이기 때문에 더 화끈하고 타격감 있는 사운드가 확실하게 전달되길 의도하고 작업했다.”

시리즈 3편 연출도 맡은 이상용 감독.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시리즈 3편 연출도 맡은 이상용 감독.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3편 연출도 맡았다. 어떤 차별화된 이야기가 펼쳐지나. 
“마석도 형사가 광역수사대로 이전하면서 새로운 팀이 꾸려진다. 새로운 인물들과 함께 새롭게 수사하는 마석도 형사의 활약상을 볼 수 있을 거다. 빌런은 야쿠자다. 일본 야쿠자들이 한국에 넘어와서 범죄를 저지르는데, 마석도가 수사를 해나간다. 더 박진감 넘치고 통쾌한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3편에서 꼭 구현해 보고 싶은 게 있다면. 
“더 확장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2편에서는 좁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액션이 많았다. 베트남이라는 특성도 그렇고, 외부에서 액션을 할 수 없었던 상황이기 때문에 아예 좁은 공간으로 끌어 들여와 보여줬는데, 3편에서는 조금 더 크고 넓은 액션,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보여주고 싶다.” 

-3편의 흥행도 자신하나.  
“그 생각을 하면 잠을 못 잘 것 같다. 열심히 만들겠다. 2편 못지않은 영화가 되길 바라는 마음은 있다. 조금 더 큰 스케일의 액션이 많이 나오도록 디자인하고 있고, 캐릭터들도 더 다채롭고 재밌게, 빌런도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배우들과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열심히 노력하겠다.” 

-시리즈 작품에서 지속적으로 관객이 속편을 궁금해하고 보게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확실한 콘셉트다. ‘범죄도시’ 시리즈에서는 마석도 캐릭터가 확고하지 않나. 그 인물을 중심으로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빌런이 등장한다. 어떻게 범죄를 추적하고 어떻게 악당을 잡는지 등 캐릭터적인 부분이 확고하기 때문에 시리즈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어떻게 차별점을 두고 이야기를 확장해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어떻게 전편과 다르게 확장하고, 다른 웃음과 재미, 변별점을 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관람한 천만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모든 게 처음이라 낯설고 다음 편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사실 크다. 호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3년 동안 고생 많았다. 배우들뿐 아니라 스태프, 관계자 등 모든 이들이 고생을 한 보상을 받게 돼 기쁘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고생한 제작진, 배우들을 향해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앞으로 시리즈가 잘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켜봐 달라.”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