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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인터뷰] 홍예지,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이유   
2022. 06. 15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신예 홍예지가 영화 ‘이공삼칠’(감독 모홍진)으로 스크린 첫 주연 신고식을 치렀다. /빅웨일엔터테인먼트
신예 홍예지가 영화 ‘이공삼칠’(감독 모홍진)으로 스크린 첫 주연 신고식을 치렀다. /빅웨일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언젠가 ‘이 배우가 연기한 작품들은 다 괜찮아’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신예 홍예지가 영화 ‘이공삼칠’(감독 모홍진)으로 스크린 첫 주연 신고식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제 막 출발선을 끊은 그는 남다른 각오를 다지며 더욱 빛날 앞날을 예고했다. 

영화 ‘이공삼칠’은 열아홉 소녀 윤영(홍예지 분)에게 일어난 믿기 힘든 현실, 그리고 다시 일어설 희망을 주고 싶은 어른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영화 ‘안시성’ 원작과 ‘우리 동네’ 각본, ‘널 기다리며’ 각본과 연출을 맡은 모홍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삶에 대한 희망과 상처의 치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주인공 윤영 역은 신예 홍예지가 열연했다. Mnet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48’ 출신인 홍예지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을 통해 발탁돼, 데뷔와 동시에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극 중 뜻하지 않은 사고로 갑작스럽게 교도소에 수감돼 자신의 이름이 아닌 죄수번호 2037번으로 불리게 된 열아홉 소녀 윤영을 연기했다. 

홍예지는 첫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안정적인 연기로 극을 이끌었다. 절망과 좌절,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윤영을 깊이 있는 감정 연기와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을 이끌어냈다. 김지영부터 김미화, 황석정 등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은 존재감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공삼칠’로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한 홍예지. /영화사 륙, 씨네필운
‘이공삼칠’로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한 홍예지. /영화사 륙, 씨네필운

스크린 밖 홍예지는 차분함 속 단단한 매력을 품고 있었다. 기자의 질문 하나하나에 신중한 답을 내놓는 그의 모습에서 ‘이공삼칠’ 그리고 윤영 역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였는지 짐작하게 했다. 

-오디션 과정이 궁금하다.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쌓아나가야 할 게 많았다. 모홍진 감독님도 처음 내 연기를 보고 앞으로 끌어나갈 것들에 대해 걱정이 조금 있으셨다고 하더라. 그런데 2~3차 오디션 때 1차와 다르게 연기를 하고,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차분하게 손을 들고 다시 해보겠다고 말씀을 드린 게 임팩트가 컸다고 하셨다. 1차 때는 아직 이해도가 낮아서 성숙하게 하고 갔는데, 2~3차 때는 교복을 입기도 하고 연기의 톤을 다르게 했다.”

-영화에서 윤영이 교복을 입는 설정은 그럼 본인의 아이디어였나. 
“맞다. 윤영이 학교에 다니지 않기 때문에 1차 때는 교복을 입지 않았는데, 나이대도 그렇고 엄마는 윤영이 학교에 다니는 줄 알고 있기 때문에 교복을 입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소녀 같고 학생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왜 다시 하겠다고 했나. 
“내가 준비한 것은 이게 아니었는데 너무 아쉬워서 안 되더라도 해볼 수 있는 걸 다하자는 마음으로 다시 해보겠다고 한 것 같다.”

쉽지 않은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홍예지. /영화사 륙, 씨네필운
쉽지 않은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홍예지. /영화사 륙, 씨네필운

-성폭력피해자, 임산부 등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꼭 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다면. 
“시나리오 받았을 때부터 윤영이 너무 안쓰러웠다. 처음 그런 생각이 들었고 무조건 하고 싶었다. 윤영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니 공감이 됐다. ‘아이가 무슨 죄가 있냐’는 대사가 있는데, 맞는 말이긴 하지만 윤영도 잘못이 없잖나. 그래서 윤영의 선택들이 다 이해가 됐고 잘 표현해 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가장 고민되고 어려웠던 지점은 무엇이었나. 
“장면마다 슬픔의 강도도 다르고 느낌이 많이 달라 고민을 많이 했다. 그때마다 감독님이 의견을 주셔서 그것을 토대로 갈피를 잘 잡아갔던 것 같다. 가장 걱정되는 장면 세 가지를 뽑아서 감독님께 말씀드렸다. 안 좋은 사건을 당하는 장면과 임신 소식을 알고 교도소에서 뛰어가는 장면 그리고 출산하는 장면이다. 그때마다 감독님이 모니터 앞이 아니라 나를 찍고 있던 카메라 뒤에서 이야기를 해주셨고 계속 진정시켜 주셨다. 걱정하지 않도록 많이 도와주셨다.”  

-빠져나오는데 힘들진 않았나.
“윤영에게 깊이 빠져들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영화를 찍기 전과 후가 달라졌다고 하더라. 촬영이 끝난 후 친구들도 그렇고 회사에서도, 가족들도 혼자 생각하지 않게 끌어주셔서 잘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시절 윤영을 만나게 된다면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너무 아등바등 살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다. 윤영은 자신의 삶이 없었던 것 같다. 교도소에서 나오기 전까지는 엄마를 위해서만 살았으니까…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김지영‧김미화‧황석정‧신은정‧전소민‧윤미경‧정인기 등 많은 선배들과 함께 했다. 어땠나. 
“대선배님들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분위기도 풀어주시고 감정 이입도 도와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긴장했던 게 무색했다. 훈훈하고 행복한 촬영 현장이었다. 특히 임신했을 때 자세나 어떻게 불편한지 이야기해 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 경험할 수도 없고 보기도 힘들었는데,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다. 가장 많이 붙어있던 김지영 선배가 계속 잘 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 말이 계속 연기를 해나갈 수 있었던 힘이 됐다.”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우선 작품을 잘 끌고 갔다는 점에서 칭찬해 주고 싶다. 배우로서는 장면마다 아쉬운 부분이 보여서 아쉬운 마음이 있긴 한데, 앞으로 작품들을 통해 그런 부분들을 더 잘 채워나가면 될 것 같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홍예지. /빅웨일엔터테인먼트
내일이 더 기대되는 홍예지. /빅웨일엔터테인먼트

-프로듀스48 출신이다. 연습생 생활 경험이 연기하는데 어떤 영향을 줬나.  
“사실 노래를 할 때도 표정 연기 같은 걸 연습하긴 했지만, 배우가 하는 작품을 위해서 하는 연기와는 다른 느낌이고 조금 결이 달라서 힘들긴 했다. 고등학교도 연극영화과를 나왔는데,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었다. 그러다 우연히 아이돌 연습생을 하게 됐고, 노래와 연기 연습을 했던 게 많이 도움이 됐다. 그런 경험들 덕에 조금 더 단단해진 것도 같다. 쓴소리를 들을 때도 그 안에 알맹이만 생각하고 비난하는 말들은 까먹는 편이다. 성격이 단단해졌다. 알맹이만 먹고 다른 것들은 마음가짐을 위해 배제하려고 한다.”

-그렇게 경험한 연기는 어떤 매력이 있던가. 
“소극적이고 말도 크게 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런데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에 맞게 이야기할 수 있고 내 성격과 반대되는 게 재밌다. 나한테도 이런 모습이 있구나 하면서. 물론 사람 성격이 변하진 않지만, 재미가 있더라. 생각이 굉장히 많은 편인데, 그런 점이 연기할 때 도움이 되기도 한다.” 

-연기적인 고민이 있을 때 의지하는 존재가 있다면. 
“정말 힘든 부분은 같은 소속사 정만식 선배를 찾아가 조언을 구한다. 흔쾌히 말씀해 주신다. 항상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이야기해 주신다. 너무 다른 사람 따라가려고 하지 말고 내 속도와 연기대로 증폭시키면 된다고 말을 해주셔서 많은 힘을 얻고 있다.”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어떻게 채워나가고 싶나.   
“아직 할 게 굉장히 많다.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해 보고 싶다. 이보영 선배가 롤모델이다. ‘신의 선물-14일’을 보면서 처음으로 연기 같지 않은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그런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래서 언젠가 ‘이 배우가 연기한 작품들은 다 괜찮아’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처음 카메라 앞에서 연기한 작품이라 아쉬운 부분도 있고 부족한 부분도 있는데, 앞으로 그런 부분들을 잘 채워나갈 수 있도록 연기 공부도 잘 할 테니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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