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용어는 단연 ‘메타버스(Metaverse)’지만 일반인들은 메타버스의 활용성에 대해 사실 직접 체감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시사위크>에서는 ‘2022 메타버스 엑스포’ 현장을 찾아 메타버스 기술이 우리 생활과 산업 분야에 적용되는 실제 사례들을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코엑스=박설민 기자  지난해부터 IT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용어는 단연 ‘메타버스(Metaverse)’일 것이다. 메타버스란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융합된 세상을 의미하는 혼합현실로, 엔터테인먼트 분야부터 금융 분야, 산업 현장에 이르기까지 응용 가능한 분야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 받는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메타버스는 먼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다양한 IT산업 분야에 응용이 가능하다고 IT업계에서 매일 같이 말하고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 메타버스가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해 보여준 사례는 별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시사위크>에서는 ‘2022 메타버스 엑스포’ 현장을 찾아 메타버스 기술이 우리 생활과 산업 분야에 적용되는 실제 사례들을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15일 2022 메타버스 엑스포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서울 코엑스 C홀./ 박설민 기자

◇ “게임부터 NFT까지”… 메타버스의 ‘무한한 가능성’

15일 2022 메타버스 엑스포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서울 코엑스 C홀은 이미 오전부터 행사 관람객들이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었다. 각 IT기업들에서 방문한 전문가들부터 중·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 부모님과 함께 방문한 어린이들까지 관람객들의 구성도 다양했다.

‘무한한 가능성의 디지털 신대륙’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2022 메타버스 엑스포’는 메타버스부터 블록체인, NFT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들을 국내외 기업들이 선보이는 자리다. 수많은 인파를 뚫고 들어선 전시장 내부는 화려하고 신기한 메타버스 기술들로 가득했다.

PNI 컴퍼니에서 개발한 가상공간용 이동디바이스 ‘발레그(Valeg)’를 통해 가상현실 게임을 즐기고 있는 관람객의 모습./ 박설민 기자

전시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메타버스 게이밍 서비스’ 서비스들을 위한 새로운 기기들이었다. 이 기기들은 기존에 VR HMD 기반의 시각적 효과만을 느낄 수 있었던 가상현실 서비스들과 달리 이용자들이 실제 걷을 수 있도록 만들어 진짜 ‘혼합현실’ 메타버스의 현실감을 극대화 시키고 있었다.

먼저 PNI 컴퍼니는 개발한 가상공간용 이동디바이스 ‘발레그(Valeg)’와 함께 VR HMD를 착용하고 모형 총기를 들고 좀비들을 잡는 가상현실 게임을 선보이고 있었다. 실제로 해당 게임을 실제 체험해보자 모형 총기는 총기 반동과 총성이 느껴지도록 구현돼 있었다. 또한 발레그에 장착된 페달을 밟아 앞으로 이동할 수 있어 마치 ‘새벽의 저주’나 ‘워킹데드’ 등 좀비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 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가상공간용 이동디바이스 발레그에는 이동용 페달이 적용돼 이용자는 실제 가상공간을 움직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박설민 기자

글로벌 인피나덱(Infinadeck)에서 개발한 전방향 트레드밀 장치 ‘인피나덱’ 역시 관람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었다. 마치 모든 방향에서 걷는 것이 가능한 런닝머신 같은 느낌을 주는 인피나덱은 이용자가 어떤 방향으로든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VR HMD과 함께 인피나덱을 사용하면 영화 ‘레드플레이어 원’처럼 메타버스 세계에서 실제 현실처럼 자유롭게 걷고 뛰는 것이 가능하다.

글로벌 인피나덱(Infinadeck)에서 개발한 전방향 트레드밀 장치 ‘인피나덱’. 이용자가 어떤 방향으로든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어 영화 ‘레드플레이어 원’처럼 메타버스 세계에서 자유롭게 걷고 뛰는 것이 가능하다./ 박설민 기자

메타버스와 함께 현재 IT업계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NFT’를 현실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만드는 증강현실 기술도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국내 IT스타트업 이매지니어스(IMAGINEERS)에서 개발한 ‘파라버스(PARAVERSE)’는 NFT 디지털 오브젝트를 AR(증강현실)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는 AR플랫폼이다. 3D로 제작된 NFT 콘텐츠의 경우, 실제 현실 공간 속에서 진짜 같은 모습으로. 2D NFT 콘텐츠는 액자에 담긴 모습으로 구현 가능하다.    

파라버스로 구현된 AR NFT 콘텐츠들의 경우, 기존 NFT가 가지고 있던 ‘대체 불가능한 토큰’의 특성도 그대로 유지된다. 즉, 디지털 자산에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하고 있어 다른 사용자가 임의로 이를 변경하거나 복제할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포켓몬GO’와 같은 AR게임이나 미술 작품 등 저작권이 중요한 메타버스 콘텐츠 시장에서 상당히 유용할 것으로 기대됐다. 

파라버스로 구현된 AR NFT의 모습. 파라버스에서 구현된 NFT는 기존 NFT가 가지고 있던 ‘대체 불가능한 토큰’의 특성도 그대로 유지된다./ 박설민 기자

◇ 메타버스, 일상생활과 전문 훈련 분야까지 적용 가능성 넓혀 

이번 박람회에서는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들뿐만 아니라 쇼핑과 소통, 광고 등 일상생활에서 이용될 수 있는 메타버스 기술들 역시 다수 전시돼 있었다. 

그중 많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은 것은 미국의 IT스타트업 포틀 홀로그램(PORTL Hologram)에서 개발한 리얼타임 쌍방향 홀로포테이션 ‘프로토 홀로그램’이었다. 프로토 홀로그램은 자신의 영상 이미지를 아바타로 전환한 후 5G통신으로 실시간 전송해 쌍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실감형 콘텐츠 통신 플랫폼이다. 

미국의 IT스타트업 포틀 홀로그램(PORTL Hologram)에서 개발한 리얼타임 쌍방향 홀로포테이션 ‘프로토 홀로그램’./ 박설민 기자
프로토 홀로그램에서 춤을 추는 버츄얼 휴먼의 모습./ 박설민 기자

방송, 콘서트부터 원격진료, 교육, 쇼핑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 가능할 것으로 평가받는 프로토 홀로그램은 미국의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프로토 홀로그램은 국내서 나인커뮤니케이션이 총판을 맡고 있다.

아울러 소방관들이 위험한 현장에서 위하기 위한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훈련용 장비들에도 메타버스 기술이 적용돼 눈길을 끌었다. 이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한국의 IT스타트업 테그웨이에서 개발한 온도실감장치 ‘서모리얼(ThermoReal)’이 적용된 장비로, 유연 열전 발전소자를 통해 급속 가열 혹은 냉각이 가능하다. 해당 기술은 CES 2020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IT스타트업 테그웨이에서 개발한 온도실감장치 ‘서모리얼(ThermoReal)’이 적용된 장비들. 유연 열전 발전소자를 통해 급속 가열 혹은 냉각이 가능해 훈련에 참여하는 소방관들이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열기와 냉기 등을 느낄 수 있어 훈련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설민 기자

실제로 기자가 해당 장비를 손에 착용해보니, 화재가 난 그림에서는 순식간에 손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반대로 소방관들이 물을 뿌려 화재를 진압하는 그림을 스마트폰을 통해 전송하자 얼음물 속에 손이 들어간 듯 차가운 기운이 손을 휘감았다.

테그웨이 연구원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함께 VR HMD와 실제 소방관 분들이 사용하는 소방복에 서모리얼 기술을 적용해 훈련용 장비를 만들었다”며 “이를 통해 훈련하시는 소방관 분들은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열기와 냉기 등을 느낄 수 있어 훈련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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