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올해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수익성 방어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케이프투자증권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작년까지 투자은행(IB) 부문과 운용부문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을 내왔으나 올해엔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수익성 방어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 1분기 영업적자로 불안한 출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케이프투자증권은 별도기준으로 1분기 2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106억원) 대비 적자 전환한 실적이다. 순이익은 전년(82억원)보다 45.1% 줄어든 45억원에 그쳤다. 

케이프투자증권은 2008년 6월에 설립된 중소형 금융투자회사다. 2016년 6월 대주주 교체를 계기로 IB부문 특화 증권사를 표명하면서 IB 및 운용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해온 곳이다.

최근 몇 년간 관련 부문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내면서 작지만 건실한 증권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엔 IB 부문의 이익 확대 등으로 눈에 띄는 호실적을 내기도 했다. 작년 케이프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153.9% 확대된 51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1분기 적자 실적을 내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이는 모습이다. 이는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업황이 악화되면서 IB부무의 수수료 이익이 감소한 영향이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신용평가사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회사의 주력의 수익기반이 위축되거나, 이익창출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지난달 27일 케이프투자증권의 신용등급(원화 및 외화 기준)을 A-로 부여한 뒤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 같은 우려를 드러냈다.  

한신평 측은 “케이프투자증권은 케이프 계열의 중소형 증권사로 시장지위가 낮고 사업기반이 제한적”이라며 “IB부문 중심으로 연간실적은 양호하나, 이익 변동성이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케이프투자증권은 약 2,600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영업순수익 시장점유율 0.5% 내외를 차지하는 중소형 증권사다. 본점 외 별도의 지점 없이 본점 내 영업부서만 두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그간 IB부문과 자기매매 및 운용부문에 영업 자원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대고객 접점 및 영업네트워크, 자본규모 등의 한계로 투자중개와 자산관리 등 리테일 부문의 비중은 매우 낮은 편이다.

한신평 측은 “2016년 케이프 계열로 편입된 이후 IB부문 특화 증권사를 표방하면서 해당 부문 이익 확대와 자기매매 및 운용 성과에 기반해 이익규모를 확대하고 있다”며 “영업순수익 커버리지는 업계 평균 수준에 미치지 못하나, 대체로 연간 실적은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엔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증시 호황이 지속되면서 운용부문과 투자중개 부문의 이익이 개선되고, 4분기 중 IB 관련 수수료 수익까지 크게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한국신용평가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이익창출력 저하 우려” 

다만 IB부문과 운용부문에 편중된 포트폴리오 특성상 실적 변동성을 내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분기별 실적의 경우, 변동폭이 높다는 게 한신평의 분석이다.

한신평 측은 “IB 부문은 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수임 실적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며 “자기매매 및 운용부문도 금리, 증시 등 외부 금융환경 변화와 대외변수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엔 금리상승으로 인한 업황 악화로 IB부문의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면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한 부동산 PF 대출, 지분성 증권 등 위험투자 확대로 자본적정성이 저하되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3월 말 연결기준 케이프투자증권의 잉여자본 규모는 1,049억원,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은 249.8%다. 

한신평 측은 “대출채권 잔액 변동, 주식 및 금리포지션의 변동에 따라 자본적정성 지표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 추세적으로는 영업 확대로 총위험액이 증가하면서 자본적정성 지표는 과거 대비 하락했다”며 “규제지표인 순자본비율 수준이 낮아, 사업규모 확대를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필요한데, 배당 등 재무적 지출 부담이 있는데다 대주주의 재무적 지원 여력도 제한적이라 단기간 내 자본 확충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수장인 임태순 대표의 어깨도 한층 무거워질 전망이다. 케이프투자증권 인수를 이끌었던 그는 2016년 6월부터 대표이사로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오고 있다. 그는 지난 6년간 양호한 실적을 내면서 회사의 체질 개선과 사업 기반을 안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올해부터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그의 수익성 및 리스크 관리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과연 실적 변동성 확대를 통제하고 안정적인 영업기반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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