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감독 최재훈)로 돌아온 장혁. /아이에이치큐, 영화사 륙
영화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감독 최재훈)로 돌아온 장혁. /아이에이치큐, 영화사 륙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영화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감독 최재훈)는 배우 장혁이 그동안 다수의 작품을 통해 경험하고 쌓아온 액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작품을 향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과 열정을 보여준 장혁에 대한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 

13일 개봉한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는 호화로운 은퇴 생활을 즐기던 업계 최강 킬러 의강(장혁 분)이 겁도 없이 자신을 건드린 놈들을 끝까지 쫓아 응징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영화다. 

영화 ‘검객’(2020)에서 호흡을 맞췄던 최재훈 감독과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 완성한 작품으로, 제24회 우디네 극동영화제에 공식 초청 소식에 이어 제21회 뉴욕 아시안 영화제에서 수상 쾌거를 이룬 것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국가를 포함한 총 48개국 선판매, 북미 동시 개봉을 확정해 주목받고 있다. 

영화 ‘강릉’ ‘검객’ ‘화산고’를 비롯해, 드라마 ‘추노’ ‘아이리스2’ ‘보이스’와 같은 다수의 필모그래피를 통해 믿고 보는 액션배우로 자리매김한 장혁은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에서 은퇴한 전설의 킬러 의강으로 분해 강렬한 액션 연기를 펼쳐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장혁은 연기뿐 아니라, 직접 기획과 액션 디자인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인 것은 물론, 완벽한 액션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거의 모든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하는 등 남다른 열정을 기울였다.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에서 의강을 연기한 장혁. /아이에이치큐, 영화사 륙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에서 의강을 연기한 장혁. /아이에이치큐, 영화사 륙

“기획 참여, 재밌는 경험”

개봉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사위크>와 만난 장혁은 “프리프로덕션부터 같이 참여한 것은 처음”이라며 “새로운 경험이다 보니 쉽지 않았지만, 재밌는 작업이었다”고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로 새로운 도전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연기적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보통은 배우의 포지션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데, 전체적인 구성 안에서 캐릭터가 움직일 수 있는 부분부터 함께 하니 어떤 것이 중요한지, 배치에 대한 이해도가 확장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시대극부터 현대극, 무협부터 누아르까지 시대와 장르를 불문한 필모그래피를 쌓아 올린 장혁의 액션 노하우는 영화의 전반적인 제작과정에서 빛을 발했다. “기존 액션 영화와 차별점을 두고 싶었다”는 그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먼저 구축하고 그에 맞는 스토리를 구성하고자 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이번 작품에서 장혁이 보여준 액션은 ‘리얼리티’보다는 ‘판타지’에 가깝다. 그는 “장르적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판타지를 가미한 부분이 있다”며 “안무적인 느낌을 많이 줬다. 무기술에 난타전이 합쳐졌을 때 리듬감과 템포가 더 살고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이다’ 액션과 스트레이트 액션이 주된 액션”이라고 설명했다. 

리얼리티 액션을 보여준 전작 ‘강릉’과의 차이점도 언급했다. 그는 “‘강릉’ 민석의 액션이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면, 의강은 일로서 항상 해온 액션”이라며 “그래서 최대한 담백하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거칠지 않은 호흡으로 가려고 했다”며 “헉헉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숨을 참고 연기하기도 했다. 또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여유를 보여준다든지, 액션 할 때 표정 변화가 없는 모습 등이 의강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줄 거라고 생각해 그렇게 캐릭터를 디자인했다”고 덧붙였다. 

강렬한 액션 연기를 보여준 장혁. /아이에이치큐, 영화사 륙
강렬한 액션 연기를 보여준 장혁. /아이에이치큐, 영화사 륙

“좋은 퍼포먼스는 좋은 연기에서 나와”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배우로서 ‘연기의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그다. 장혁은 “캐릭터의 느낌을 제대로 가져가지 않으면 목표성을 잃는다”며 “의강이 어떤 느낌을 갖고 있는지, 캐릭터의 색감을 완성하는 게 먼저다. 그렇지 않고 퍼포먼스를 보여줬을 때 연습에 대한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캐릭터의 기능은 떨어진다”고 연기 철학을 밝혔다.  

또 하나의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장혁은 “안전하게 해야 최대치를 끌어낼 수 있다”며 “액션을 하며 다친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아서 100%를 보여줄 수 있는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서울 때가 있다.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모든 액션은 힘들다”며 “긴장감의 연속이고, 촬영할 때마다 해낼 수 있을까, 포인트를 살리지 못하면 어떡하지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해내지 못했을 때 굉장히 힘들고, 사람과 사람이 몸으로 부딪혀서 해내야 하는 것이라 부상에 대한 걱정도 있고, 난항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것을 깨고 나가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며 “깨고 부딪히며 나아가야 발전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을 마친 장혁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주성치 사단처럼 배우와 스태프들과 연대감을 가져가며 작품을 하고 싶다”며 “자기 장르도 개척하면서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회도 이어진다면 재밌지 않을까. 하다보면 그동안 노출되지 않은 새로운 부분도 펼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작품을 향한 식지 않은 열정도 드러냈다. “매 작품 절실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휴대폰으로 대본을 보지 않고 종이로 본다. 적고 지우고 한 흔적이 남잖나. 그게 그 시기의 기록인 것 같다. 지금까지 해 온 필모그래피가 다 생각난다. 어느 한 작품만 꼽을 수 없다.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