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벡델리안. (위 왼쪽부터)신수원 감독‧정서경 작가‧박찬욱 감독 (아래 왼쪽부터)하윤경 배우‧신혜연 제작자‧김성환 제작자. /DGK(한국영화감독조합)
올해의 벡델리안. (위 왼쪽부터)신수원 감독‧정서경 작가‧박찬욱 감독 (아래 왼쪽부터)하윤경 배우‧신혜연 제작자‧김성환 제작자. /DGK(한국영화감독조합)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DGK(한국영화감독조합)이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벡델데이 2022’가 한국영화계 성평등에 공헌한 ‘벡델리안’ 수상자를 발표했다.

벡델데이는 2020년부터 ‘벡델 테스트 7’을 기반으로 해 성평등 관점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인 10편의 한국영화를 매년 벡델초이스10으로 선정해오고 있다. 벡델리안은 벡델초이스10 선정작에 참여한 영화인 중 성평등 관점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보인 영화인을 선정해 시상하는 것으로, △감독 △작가 △제작자 △배우 부문으로 나뉜다.

올해 벡델리안 감독 부문은 ‘오마주’ 신수원 감독이 선정됐다. ‘오마주’는 중년의 여성감독 지완(이정은 분)을 주인공으로, 여성 영화인에 대한 존중과 격려의 메시지를 유려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다양한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심사를 맡은 임선애 감독은 “데뷔작 ‘레인보우’부터 지금까지 여성을 중심으로 시대를 읽어내는 주제의식은 물론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장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신수원 감독에게 무한한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는 심사평을 남겼다.

작가 부문에서는 ‘헤어질 결심’ 각본가 정서경 작가와 박찬욱 감독이 공동 수상한다. ‘헤어질 결심’은 로맨스와 스릴러가 섞인 독특한 스토리텔링으로 관객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고 올해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해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주성철 영화평론가는 “박찬욱 감독 필모그래피의 전환을 이야기할 때 그 중심에는 정서경 작가의 존재가 있다”며 “‘헤어질 결심’은 ‘친절한 금자씨’부터 이어진 두 사람의 협업이 만개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적 진경”이라고 선정의 변을 밝혔다. 

배우 부문은 ‘경아의 딸’ 하윤경이 뽑혔다. 연극 무대부터 독립영화,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다채로운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하윤경은 ‘경아의 딸’에서 디지털 성범죄에 휘말리는 캐릭터 연수로 분해 섬세한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심사를 맡은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하윤경은 피해자로서 붕괴하던 인물이 존엄으로서 부활하는 벅찬 희망을, 깊은 눈빛과 단단한 몸짓으로 증명해낸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제작자 부문에서는 ‘앵커’ 신혜연‧김성환 제작자가 선정됐다. ‘앵커’는 여성 앵커 세라(천우희 분)를 중심으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로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가 돋보인다는 호평을 받았다. 

영화사 레드피터 이동하 대표는 “신혜연‧김성환 제작자는 명확한 가치관을 지닌 프로페셔널한 영화인”이라는 평과 함께 “오늘날 급변하는 영화제작 환경에서 이들과 같은 영화인들의 전문성과 집념이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벡델데이 2022’는 오는 31일부터 9월 3일까지 4일간 충무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벡델리안 시상식은 3일 충무아트센터 소극장블루에서 진행된다. 또 이날 벡델리안 선정자들은 ‘벡델리안과의 만남: Again, 양성평등에 한발 더 가까이’라는 제목으로 토크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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