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미트’(감독 이승준)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TCO(주)더콘텐츠온,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 ‘리미트’(감독 이승준)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TCO(주)더콘텐츠온,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아동 연쇄 유괴사건 발생으로 수사를 위해 피해자 엄마 대역을 맡게 된 경찰 소은(이정현 분). 사건의 실마리가 잡히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도중 누군가로부터 의문의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범인은 소은이 피해자의 대역을 연기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채고, 대역이 아닌 소은과의 협상을 요구한다. 유괴사건의 골든타임 48시간, 타깃이 된 소은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치열한 추격을 시작한다. 

영화 ‘리미트’(감독 이승준)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강렬한 캐릭터와 예측 불가한 전개, 아동 대상 범죄에 대한 시의적 메시지까지 담아내 의미와 재미를 모두 잡겠단 각오다. 극장가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절반의 성공, ‘리미트’. /TCO(주)더콘텐츠온,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절반의 성공, ‘리미트’. /TCO(주)더콘텐츠온,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리미트’는 아동 연쇄 유괴사건 피해자 엄마의 대역을 맡은 생활안전과 소속 경찰 소은이 사건을 해결하던 도중 의문의 전화를 받으면서 최악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스릴러다. 

영화 ‘스파이’(2013)를 통해 위트 있는 연출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이승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원작인 일본 추리 소설의 대가 고(故) 노자와 히사시의 동명 소설을 한국 정서에 맞게 재탄생시켰다. 

반은 성공, 반은 실패다. 우선 87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 복잡한 사건과 인물들의 서사, 반전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는데, 빠른 전개로 긴장감을 더하지만 캐릭터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그들의 선택과 상황을 이해하고 몰입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몰입도 높은 열연을 보여준 이정현(위)와 문정희. /TCO(주)더콘텐츠온,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몰입도 높은 열연을 보여준 이정현(위)와 문정희. /TCO(주)더콘텐츠온,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주로 사건의 타깃과 그 타깃을 쫓는 관계로 그려졌던 기존 범죄 스릴러와 달리, 사건을 쫓던 중 범인이 대상을 변경하는 ‘타깃 스위치’라는 설정은 흥미롭다. 이를 통해 상황이 역전되면서 새로운 긴장감을 유발하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이 역시 제대로 빚어지지 못한 캐릭터들에 부딪혀 힘을 잃는다. 특히 극 중 악역에 해당하는 준용(박명훈 분)과 명선(박경혜 분)이 그렇다. 비주얼만 강렬할 뿐, 속은 텅 비었다. 단순히 무자비한 성격을 지닌 ‘미치광이’로 그려져 관객을 설득하지 못한다. 

이정현과 문정희의 열연은 돋보인다. 최악의 사건에 휘말린 경찰 소은으로 분한 이정현은 아이를 잃은 엄마의 애끓는 모성부터 거침없는 액션까지 완벽 소화하며 극을 이끈다. 사건의 중심 혜진으로 분한 문정희는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서늘한 카리스마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반면 준용을 연기한 박명훈은 아쉽다. 다소 과한 설정이 몰입을 방해한다. 욕심이 과했다. 오는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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